우리는 서천특화시장 화재 및 전소로 인한 참화를 겪었다. 아직 정부 당국의 공식적인 화재 원인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서천특화시장의 누전 위험은 여러 경로를 통하여 지적됐다. 하지만 누구도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을 제거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가운데 화마의 참사가 다가온 것이다. ‘안전불감증’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 망국병이 우리 사회를 불안 속으로 휘몰아 가고 있다. 안전불감증이란 위험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이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의식이 둔해지면서 사고의 위험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안전불감증에 빠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안전 지식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안전은 위험에 대한 예측과 경험적 사례를 통하여 위해 위험을 발굴하고 위험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거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러한 예측과 경험이 없다면 당연히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히게 된다. 둘째 안전의식 결여이다. 위험성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지만 이를 가볍게 생각하거나 알고 있음에도 이행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귀찮아서, 경험상 사고가 난 적이 없어서, 빨리해야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정치적 안정과 국민적 신뢰 회복, 국가 미래 비전 설정과 경제 활성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환경 문제 해결 등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어 우리 사회의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또한, 국가의 살림을 맡아줄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이므로 어떠한 인물을 선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국가의 앞날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이야말로 대외적으로는 자치단체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국가업무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의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해가는 주도적 기능은 대소의 모든 시책과 예산안, 집행할 책임을 지고 있는 집행기관에 있는 까닭에 이를 지휘, 감독하는 역량은 국가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선택하여 그 막중한 소임을 맡도록 하느냐 하는 문제는 참으로 중차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선거직 속성상 정치적 인기에 편성된 표의 향배에 따라 그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지방자치의 장구(長久)한 앞날을 위해 군민은 물론,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정치인도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어
2월은 스스로를 책망하는 순간이 잦았다. 그래서, 이 문장을 쓰는 내내 마음이 개운하지 못하다. 순간이 잦았고, 여전히 잦은 탓에 순간보다 분명 오래 지속되고 있음을 뜻하는 단어를 붙이고 싶은데 말이다. 글로 표현하는 데에 서툴러서 ‘순간’을 얄팍하게 묘사해 보이는 것은 아닌지 의뭉스러운 구석이 생긴다. 순간으로 끝났으면 하는데 이토록 질기게 이어지는 것은 왜일까. ‘책망’이란 잘못을 꾸짖거나 나무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완벽한 책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잘못을 찾아야 한다. 이후에 잘못을 꾸짖거나 나무라야 한다. 두 단계를 밟은 이후에 못마땅하게 여기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책망의 순간’이 끝나지 않은 이유는, 잘못이라 여기는 명확한 지점을 찾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러니까, 못마땅하게 여기기를 반복하고 있으나 못마땅한 대상이 되어야 하는 잘못은 불명확한 상태인 것이다. ‘잘하지 못하여 그릇되게 한 일. 또는 옳지 못하게 한 일.’을 잘못이라고 이른다. ‘잘함’과 ‘옳음’을 기준으로 뒀을 때, ‘옳음’을 잣대로 하여 잘못을 살피는 일은 수월한 편이다. 도덕관념이나 윤리 의식은 생각보다 투철히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
정치란 사람들을 보다 나은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으로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정치인의 자격은? 우선 정치인은 평소 했던 말이 진실하고 약속한 사안에 대해 꼭 지켜야 하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마음으로 어떤 철학과 소신 있게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인격 수양과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미래의 변화에 주도적이며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혜안(慧眼)이 있어야 하며 약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따뜻함도 보여야 한다. 아울러 그럴듯한 연출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 않고 자기중심을 버리고 욕심 없는 진심으로 나라와 더 나아가 지역을 걱정하는 선한 본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본 본성이 깔리지 않았으면 권력과 이권에 빠져 지역사회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처신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후세에 큰 도움이 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욕을 얻어먹을지라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실수와 잘못된 판단과 예측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근본정신은 나라와 지역사회에 이익이
지난달 22일 충남 서천군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지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한 축인 특화시장에 화재가 발생,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생계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의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상인들이 받은 충격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sbn서해신문은 너무 놀란 나머지 지난 호에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청룡의 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던 상인들에게 때아닌 참사였기에 뭐라 형언할 수 없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특화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다. 설 명절 특수를 앞두고 점포마다 상품을 많이 확보해둔 상태여서 피해가 더 컸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손실 규모가 최소 수백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화시장은 단순히 규모가 큰 전통시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2004년 9월 각종 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현대식 중형 전통시장으로 개장한 이래 수산물 시장으로 서해안의 손꼽히는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특히 다른 지역 방문객들이 가득 진열된 싱싱한 수산물을 보며 시식하는 등으로 서천지역의 외부 수입처이자 서천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말은 왜 중요한가?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죽는다 하면 죽고 산다고 하면 산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많은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말은 날개가 있다. 그러나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날아가지 않는다. 엉뚱하게 날아가 싸움이 일어나는 수가 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는 말이 있다. 혀는 강철이 아니지만, 함부로 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충격을 준다. 포르투갈은 냉수 한 모금보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마음을 진정시킨다고 하였다. 성경은 어리석은 말이나 누추한 말이나 희롱의 말을 하지 말고 돌이켜 감사의 말을 하라고 하였다(마5:3-4) 미국 사람은 ‘땡큐 베리 마취’, ‘아임 소리’, ‘익스큐즈미’란 말을 하루에도 수백 번 하고 잘못을 즉시 인정하여 미안한 마음과 감사의 표현을 하므로 상대방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감사의 언어는 오늘의 미국으로 세계를 지도하는 국가로 복을 받았다. 좋은 말, 허물을 덮어주는 말, 덕 있는 말이 얼마나 좋은가? ‘덕불고’란 말이 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고 하였다. 왜 이간질하고 거짓말하고 가짜뉴스를 전파하는가. 왜 소란을 피우고 혼란의 주인공이 되는가? 자기 자신의
우리 할머니, 정숙 씨는 시래기를 ‘시라구’라고 한다. 우리 할머니, 항희 씨는 달래 간장을 만들어 봄을 깨운다. 어느 한낮에라도 그들을 떠올릴 때면, 머리 위로 남창(南窓)이 큼직하게 생긴다. 고소한 냄새, 향긋한 냄새는 창을 넘어 사뿐히 코끝에 내려앉는다. 냄새는 기억을 불러온다. 할머니들의 주방 한구석에는 꼭 깊고 얕은, 길고 짧은 빗금이 들어찬 비뚜름한 나무 도마가 있다. 빨간 대야는 또 화수분이라, 흙 묻은 감자며 고구마며, 헤진 망 속 양파며 대파며 그득하다. 할머니들의 주방은 시장에서 왔다. 어렸을 때면, 오일장이 열리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달큰하고 바삭한 호떡을 사 먹는 재미, 귀를 막고 ‘뻥이요’ 소리를 기다리는 재미, 어른들로부터 받는 예쁨에 마음이 보드라워지는 재미, (분명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갖게 되면 좋을 것 같은) 이상한 마음을 불어넣는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 두터워지는 할머니의 장바구니를 지켜보는 재미, 코를 막고서는 비린내를 피하려 했음에도 온몸에 비릿한 바다 내음을 묻히고 돌아오는 재미. 나의 오감은 시장의 정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오감을 만들기만 해도 충분했을 시장은 내게 통각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갑진년 청룡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청룡의 해로 예로부터 푸른색을 띤 상상의 용인 청룡은 강력한 힘과 지혜의 상징으로 나라와 가정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풍요와 행복을 상징했다. 청룡의 기운으로 새해에는 그동안 쌓여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우리 경제가 침울한 한해였다.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지 않은 해가 있었을까마는 올해는 더욱 그렇다. 안팎으로 맞닥뜨린 도전과 위험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 무력 충돌과 전면전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경제 블록화 등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번영해 온 한국 경제가 시험대에 섰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한 묶음인 자유민주주의가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다.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와 국수주의의 파도가 거세다. 여기에다 경제압박이 반도체 등 관련 산업 침체로 이어져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우리의 전통 수출산업인 자동차, 철강, 전자, 조선과 함께 반도체 산업이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문제는 우리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활력을 잃어간다는 사실이다. 급격한 정책변화와 제도로 동남아 등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늘
세상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입니다. 2016년 6월 24일 시작한 연세대 김상근 교수님과의 고전 공부가 지난 금요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친구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가 기획한 ‘루첼라이 정원’은 1기 34명으로 출범하여 7년간 봄, 가을 총 13학기 동안 고전을 공부하였습니다. 그중 11학기를 김상근 교수님이 강의해 주셨습니다. 1기 첫 학기가 끝났을 때, 김상근 교수의 강의가 폭발적 호응을 얻어 후학들이 생겨 현재 총 7기가 같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기별 인원을 합산하면 연인원이 총 3,939명에 이르는 거대한 학습조직입니다. 저는 이 엄청난 학습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과연 이 학습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였습니다. 서양의 엘리트들은 어릴 때부터 고전 읽기를 생활화하고 살아갑니다. 학교에서, 집에서 늘 고전 내용을 접하고 삽니다. 반면 동양에 자란 우리는 책 제목만 알 뿐 한 구절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습니다. 인생의 힘든 시기를 만나면 서양의 엘리트들은 학창 시절 읽었던 고전의 구절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방향을 재설정합니다. 이제 우리도 ‘루첼라이 정원’을 통해 고전이라는 그들의 ‘인생 무기’를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루첼라이 정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오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여의도 사투리와 5천만 국민화법’이라는 발언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여의도 국회의원 300명이 쓰는 용어를 여의도 사투리에 빗대어 한 말이다. 한동훈 전 장관의 발언에 인용하여 서천군에서도 ‘군청로 사투리’가 군민 사이에 회자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군의회가 2024년 서천군 예산 중 어르신 일본 해외 탐방 예산 등 일부 예산은 군의회와 협의하여 진행한다는 조건부를 달아 승인했다. 조건부 예산이란 말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다. 더더욱 집행부가 군의회와 협의하여 예산을 집행하라니…. 이게 상식적인 용어인가? 이제 좀 있으면 공무원 인사도 군의회와 상의해서 결정하라고 할 판이고, 조례를 제정하여 ‘인사청문회’라도 할 참인가 보다. 국회나 지방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에 대한 승인 권한이 있다. 집행부가 수립한 예산에 대하여 꼼꼼히 살펴, 불필요한 예산은 삭감하라는 취지의 예산승인 권한이지, 사업을 의회와 협의하여 추진하라는 조건부 승인이란 지방의회의 예산승인 권한 남용이다. 의회에서 승인해 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군수의 고유권한이다. 군수가 예산집행권을 남용했을 경우 의회는 결산 승인
오늘날 많은 사람은 자기 인기를 내세운다. 인간을 우상화하고, 돈을 우상화하고. 권력을 우상화하고 있다. 인본주의 즉 사람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성탄절이 돌아오고 있다. 이때는 사람들이 바쁘다. 여관과 호텔에 예약 손님이 많고 상점과 백화점에는 선물을 주고받으려는 사람들, 한 몫 챙기려는 사람들로 바쁘다. 성경을 보면 성탄을 맞이하는 태도들이 각각 다르다. 1. 당시 헤롯왕은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성탄을 맞이했다. 유대인에게 호기심을 사기 위해 성전을 지었다. 헤롯은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이다. 동방박사들보고 나도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러 가겠노라고 거짓말로 위장했다. 권력 유지를 위해 탄생하신 예수그리스도를 죽이려고 2살 아래 어린 아기를 다 죽이라고 명령한 살인자였다. 오늘날도 헤롯과 같은 악한 왕이 있다. 표를 얻기 위해 교인인척하는 정치가들, 권력자들이다. 2. 아부 잘하는 서기관과 제사장들이다. (마2:4-6) 이들은 성경을 연구하는 학자요. 성전에서 거주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이다. 성경에 예언한 대로 예수님의 탄생을 알았다. 성경을 풀어 베들레헴에 탄생을 알고 있으면서 경배하러 가지 않았다. 성경 연구는 왜 했는가? 성
충남 서천지역 농민들이 ‘서천 쌀’의 수매가격과 관련하여 농협 통합RPC의 수매가 결정에 반발하며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쌀값은 농민들의 땀방울 가격이다. 서천에서 생산되고 있는 서천 쌀(삼광벼)은 전량 서천농협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농협통합RPC)에서 수매하고 있고, 수매가격은 농협통합RPC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통합RPC측에서 방만한 경영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하여 농민들의 고혈을 빼먹고 있다고 농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과 서천군은 그동안 수 차례 농협 통합RPC측에 벼 수매가 조정을 요구하고, 수매가 결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농협 통합RPC측이 이를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올해 생산된 벼(40kg)의 농협 수매가가 서래야 ‘삼광 벼(일반)’의 경우 6만1,000원, 서래야 ‘삼광 벼(무농약)’의 경우 6만2,000원, 서래야 ‘삼광 벼(유기농)’의 경우 6만3,000원 등으로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는 삼광 벼(일반) 기준 군산시 6만7,000원, 김제시 6만3,000원, 영광군 6만7,000원, 당진시 6만4,000원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농협 통합RPC 측이 경영합리화를
12월을 보낸다는 것은 내게 단순히 ‘시간이나 세월을 지나가게 하’는 일(표준국어대사전 ‘보내다’ Ⅲ-2)이 아니다. 한 해의 마지막 무렵에서 정말이지 한 해를 ‘놓아주어 떠나게 하’는 일(표준국어대사전 보내다 Ⅲ-1)이다. 연말의 사전적 정의는 ‘한 해의 마지막 무렵’이지만, 여덟 글자로는 부족하다. 연말의 각종 행사들은 분명 싱글생글에 가깝지만, 행사를 제외하고 남은 순간들은 싱숭생숭에 가깝다. 올 한 해도 고생했다면 북돋우는 말들 사이에, 올 한 해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덕지덕지 붙어버린다. 그렇기에 나는 연말을 ‘과거를 곱씹어 완전히 소화시키(어야 하)는 시기, 그러나 과거를 좀먹으며 체해서는 안 되는 시기’라고 뜻매김하고 싶다. 연말이라면, 지난날을 충분히 떠올려야 한다. 순간에 대한 더 이상의 부정은 물려두고 더할 것 없는 수긍을 기하여야 한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사무치지도 파묻히지도 말아야 한다. 이는 나의 속 다짐이다. 시간은 애석하게도 반대로 흐른다. 기쁨에 가까운 때에는 시간에 머물고만 싶지만, 시간은 재빨리 움직이다. 슬픔에 가까운 때에는 시간을 벗어나고 싶지만, 시간은 더없이 머뭇거린다. 나는 연말이면 과거를 들이쑤셔가며 살펴보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8일 서천군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아진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군민을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김 군수의 시정연설에 의원이 불참한 사례는 군의회 의정사에 처음 있는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 일부 의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한 사례는 있으나 군수의 시정연설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적은 없다. 이는 김아진 의원이 군민을 만만하게 본 처사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시정연설은 군민 혈세로 꾸린 새해 예산안을 군수한테서 직접 듣고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군민에게 다짐하는 의식과도 같은 자리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서든 일신상의 문제가 아닌 이상 김 군수가 시정연설을 준비하는 동안 본회장을 퇴장한 후 시정연설이 끝난 후 입장하는 김 의원의 행태가 그야말로 참담하다. 또한, 군민의 삶과 직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군 집행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연설을 거부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하기 어렵다. 결국, 군수의 시정연설사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 꼴이 됐다. 그럼 김 의원이 왜 이러한 처세를 보인 것일까? 공직사회에 따르면 김 의원이 지난해 1월 조례 제정으로 추진된 올해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이
사사건건 부딪치며, 생사를 걸고 싸우는 이들이 있다. 대화와 타협은 고사하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죽기살기식 민생을 분탕질 치는 작자들이다. 가족 간식비까지 1년에 수억 원씩 세비를 받아 챙기는 국회의원들이다. 목에 힘이 가득 들어가, 거드름을 피우는 꼴이라는 부끄럽고 불쌍하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붙들고 앉아서, 말로만 민생이란 이름을 거들먹대는 저 오만과 교만이 똘똘 뭉친 그들이 국민의 혈세로 공짜거나 특혜로 군림한다. 다행히 이들을 싹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넉 달 앞으로 다가와, 오만과 교만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문제는 4년 전 기울어진 운동장의 분위기 속에 이들에게 표를 던진 우리가 지금 이 꼴을 보고 있다. 정부 부처나 지자체, 시도 교육청 등이 한시가 급한 내년 예산안 처리도 법정시한을 넘긴 채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국회, 특히 여야는 ‘이동관 탄핵’을 놓고 날을 세우더니 이제는 민생예산은 뒷전인 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본회의에서 쌍 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처리를 공언한 상태다. ‘탄핵 정국’에 이은 ‘쌍 특검 정국’을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