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사랑이었다가
점차 뜨거운 사랑이었다가
차츰 짜증과 원망이 섞여
일상의 지루함에 지쳐가다가
친구인지 가족인지
이웃인지 동료인지
관계의 경계가 모호해 지다가
서로의 일에 매여 무관심해지다가
머리카락 희끗해지는 어느 날
잡자기 예잔함과 함께
가슴 아픈 연민이 밀려오고
가엾은 마음에 괜스레 눈물이 나고
미안함과 죄책감에 가슴이 져려오더니
이제는 한시도 눈 밖에 둘 수 없고
그저 곁에만 있어도 안식을 얻는
함께 있어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사람
잠결에 듣는 목소리에도 행복해지는
그대, 아내라는 이름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