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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천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사업, 세계 최초의 성공 신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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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안 맨 끝자락인 서천군 서면에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동백정 해수욕장이 있었다.

이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물이 깨끗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유명했다. 

해운대, 대천, 낙산 해수욕장과 함께 국내 4대 해수욕장으로 불리며 피서객이 많이 오기도 했다.

해수욕장 인근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169호)에는 수령 500년 이상 된 동백나무가 86그루 있다. 

이곳 꼭대기에 있는 동백정(冬柏亭)에서 서해와 노을로 이뤄진 멋진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따르면 이 정자는 1530년 무렵 건립됐다. 

당시 정자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었고 숲을 이루자 정자 이름을 동백정이라 했으며 선비들이 모여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다.

이렇게 빼어난 절경을 가진 해수욕장은 1979년 폐쇄된다. 

이어 1983년 총 시설 용량 40만kW의 서천화력 1, 2호기를 건설하며 매립되어 지역 주민과 국민의 기억에만 남게 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동백정 해수욕장은 한국중부발전과 서천군의 2012년 4월에 이뤄진 100㎿급 신서천화력 건설이행 협약 체결로 복원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이는 폐석탄화력발전소 용지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에너지 전환, 탄소 중립, 생태 복원과 부합하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28일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공사 착공식’을 기해 서천화력발전소를 철거하는 등 동백정의 아름다운 절경을 옛 모습 그대로 돌려놓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중부발전은 이 사업에 64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2023년 6월까지 발전소를 해체와 해수욕장 복원이라는 세계 최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복원되는 해안선은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연계해 사람에게는 안락한 휴양처를, 동·식물 등 자연에는 새로운 생존 터전을 제공하게 된다.

이를 두고 중부발전 측은 해양 생태계 복원 시 해양생물과 동·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블루카본을 만들어져 나무에 의존하는 그린카본에 비해 수십 배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친환경 발전과 탄소중립을 향한 굳은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읽히는 동시에 생태 가치 사회 환원과 탄소 중립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향한 행보로 보인다.

복원공사는 발전소 건설 당시 7m 높이로 메웠던 토사 65만 톤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안선 길이는 500m로, 백사장 폭은 최소 100m, 높이는 8m로 만들어진다.

다만, 화력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하던 해안 인공 구조물(길이 600m)인 부두는 이곳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경관이 뛰어나다는 평가로 관광자원에 활용된다.

또 300실 규모의 리조트와 마리나 시설, 전망대, 짚라인, 생태공원 등이 조성해 40여 년 동안 발전소 운영으로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에게 소득 제고의 기회 등이 제공된다.

지난 7일 노박래 군수가 동백정 해수욕장 복원사업이 한창인 현장을 방문해 추진 상황을 살피고, 앞으로의 공사 계획을 관계자에게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노 군수는 “신서천화력 건설 이행협약은 발전소 가동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과 한국중부발전이 맺은 굳은 약속”이라며 복원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천군은 주민들의 대표로서 협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도록 추진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복원 과정에서 생기는 주민들의 뜻을 한국중부발전에 명확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현재 해수욕장 복원공사에 발전소 해체작업이 한창이다. 앞서 지난 1월 기존 건물 철거 공사를 진행했으며 부지 내 저탄장, 굴뚝(연돌), 발전동 등 대규모 건축물 발파를 통한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이 해체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이면 본격적으로 해수욕장 복원공사에 들어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된다. 이로써 황량했던 발전소 주변 지역이 환상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서천군의 야심 차게 추진하는 브라운필드 국가생태습지공원 조성사업과 더불어 대표적인 충남의 그린뉴딜 사업이다.

특히 지자체 위주의 사업이 아닌 공기업인 중부발전과 협업사업으로 진행된 대표성과 함께 ‘화력발전소 철거 후 원래 자연의 모습으로 복원’이라는 세계 최초의 성공 신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강한 이야깃거리다. 이 이야깃거리는 관광객을 모을 것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충남·서천의 그린뉴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발전소 석탄분진 등으로 40여 년간 고통을 겪어온 주민들에게 그나마 돌아가는 작은 보상이며 빼어난 절경이 있는 관광지 조성으로 더 큰 보상이 이뤄지는 기필코 해내야 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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