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22일 옛 장항제련소 일원을 복원하는 대한민국 첫 국가습지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이날 문예의 전당에서 가진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옛 장항제련소 일원의 중금속 오염으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서천군과 국가습지 복원 속도에 전력을 다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장항 국가습지 복원사업을 우리나라 폐산업 공간의 친환경적 활용 대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과 연계해 광역 생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장항 국가습지 복원은 서천군 장항읍 장암·송림·화천리 일원 옛 장항제련소 주변 60만㎡ 부지에 2029년까지 685억 원(국비)을 투입해 생태습지, 생태숲, 습지 전망시설과 탐방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3년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 후 지난해 환경부에서 설계에 착수했으며, 도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서천군과 함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김 지사는 민선8기 4년 차 시·군 방문 다섯 번째 일정으로 서천군을 찾아 도민과 직접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김 지사는 대회의실에서 열린 언론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금강하구 해수 유통은 충남도 역시 찬성하고 있지만 전북도가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문제로 반대하고 있다”라며 “금강하구 특별법 제정을 건의해 국정 과제에 포함시킨 데 이어 중앙정부 차원의 중재와 실타래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산업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서천은 국내 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른김 생산을 위한 특화단지 조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진 도민과의 대화에서는 서면 마량리 급경사지 위험지역 정비사업, 지방도 613호선 위험도로 선형개량공사, 장항항 주변 준설, 유부도 어항구 지정 등 주민들의 다양한 건의 사항이 제시됐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관련해 김 지사는 “도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시 일자리 감소와 지역 경제 위축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맞춰 도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 순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도는 서천 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도는 서천 발전을 위해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홍원항·장항항 어촌신활력 증진 사업 ▲블루카본 실증지원센터 건립 등을 차질없이 추진한다. 서천특화시장은 총사업비 432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 650㎡ 규모의 복합시설로 재건 중이다. 도와 서천군은 화재의 아픔을 딛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공사 추진에 박차를 가해 내년 완공할 계획이다. 홍원항은 지난해, 장항항은 올해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공모에 각각 선정됐다. 두 항에는 총 6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수산 콤플렉스, 청년 주거시설, 테마 가로수길, 수산물 가공·유통 및 공동건조센터, 해양수산문화 커뮤니티센터 등을 조성한다. 도는 홍원항·장항항 어촌신활력 증진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천은 충남 서해안권 대표 ‘특화 어촌벨트’를 형성하며 해양·수산·관광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해양경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루카본은 염생식물, 해조류 등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원으로, 블루카본 실증지원센터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블루카본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도는 서천군과 함께 2028년까지 실증지원센터 건립을 완료, 탄소중립 선도 지역으로서의 이미지를 한층 제고할 계획이다. 도민과의 대화 후 정책 현장 방문은 장항읍에 위치한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와 화양면에 위치한 어울림 파크골프장 등에서 진행했다.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는 해양생물 소재 기반 제품 개발과 생산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이 센터는 해양바이오 관련 기업에 연구 및 실험 공간, 첨단 장비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를 제공하고, 교육과 기술 이전, 컨설팅, 시제품 제작·생산을 뒷받침한다. 김 지사는 이날 개관식에 참석해 “장항 국가산업단지에 해양바이오 인프라를 연이어 구축해 서천을 해양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어울림 파크골프장은 서천군 화양면 망월리 일원에 23억5,000만 원을 투입해 36홀 규모로 연내 완공한다. 도는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 확대’를 목표로 도내 전역에 파크골프장을 30개소 이상 신·증설하고 있다.
서림문학에서는 지난 2025년 8월 30일 제1회 맥문동 전국 어린이 시 낭송 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접수된 26명의 예선 심사를 거처 18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는 시의 축제장이자 경연장이었다. 이날 기벌포 복합문화 센터에서는 맥문동을 주제로 한 시詩들이 어느 때는 오솔길을 걷게도 하고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맥문동 솔밭을 만나게도 하고 엄마 아빠와 손을 잡고 산책 나온 사람들을 만나게도 했다. 경연 열기가 얼마나 진지하고 뜨겁던지 순서를 더 할수록 기벌포 복합문화센터를 시의 떨림으로 출렁이게 했다. 이번 시 낭송 대회는 서천 시인들이 직접 쓴 자작시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서천 문학의 중심 '한국문인협회 서천지부 서림문학'은 36년이란 전통을 갖고 있다. 서림문학은 이번 시 낭송 대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시의 꽃씨를 뿌리는 역할을 했다. 그 씨앗이 큰 산을 이루고 산을 뒤덮어 울창한 숲으로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차경자 회장의 인사말과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교육감의 축사와 그리고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고순복 교수의 심사규정 발표로 진행되었다. 고순복 심사 위원은 정말 멋진 시 낭송 무대를 경청했다고 하시며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등수에 실망하지 말고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18명에게 상을 줬다. 초등부 대상에는 마산초등학교 3학년 1반 (김주은) 학생이 유치부 대상에는 시흥 가온 유치원 5세 (김로이) 어린이가 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축시를 낭송한 양화춘,강정옥 낭송가의 여운을 남긴 남송으로 대회는 성황리에 끝을 맺었다. 앞으로 서천군에서는 서천을 알리는 뜻깊은 행사에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기대해본다. ◇초등부 대상 작은 용기 / 박강현 바람에 쓰러지지 않으려 / 조금 더 깊이 뿌리를 내렸어요/ 말없이도 빛을 / 향해 자라는 건 같으니까요 보랏빛 작은 꽃이 / 내 마음을 닮았대요 / 말은 하지 않아도 /힘이 된다고. 작고 낮아도 누군가의 / 눈에 머문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 나는 오늘도 / 길가에서 조용히 용기를 피워요 ◇유치부 대상 벌 소방차 / 김도영 엄마와 맥문동 꽃밭에 갔어요 / 나는 꽃이 깰까 봐 뒤꿈치를 들고 사뿐사뿐 걷는데엄마 옆으로 앵~~~ / 벌 소방차가 출동했어요 어디쯤 불이 났나 돌아보니 / 맥문동 향기가 활활 타고 있네요 보랏빛 신을 신은 / 엄마와 나는 잉~잉 거리는 벌 소방차를 타고 신나게 내려왔어요
밭고랑에는 아랫집 할머니 쪼그려앉아 무성한 잡초 쁩기에 구슬땀 아랑곳없다 느티나무 아래 그늘 옆집 할어니 손짓이 애탄다 돗자리끼고 물주전자 손에 든 채 녹음이 더 짙어가라 재촉하는 풀벌레소리는 농부의 일손에도 힘내라 응원한다 파랗게 솟아나는 들녁 보리베고 늦은 모내기 하는 윗집 아저씨의 농심에 희망이 넘친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16일 ‘블루카본’을 통해 글로벌 기후 대응의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이날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블루카본 국제포럼’을 통해 “오늘 ‘블루카본 국제포럼’은 기후위기 시대에 바다가 가진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로 이를 통해 글로벌 기후 대응의 선도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잘피 숲과 염습지, 갯벌은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자연기반 해법의 핵심 자원”이라며 “서천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과 풍부한 연안습지를 보유한 곳으로 블루카본의 가치를 일찍이 주목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23년에는 ‘블루카본 실증연구센터’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현재 해양수산부가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 갯벌 복원사업, 해양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서천이 블루카본 연구와 산업, 생태 보전이 어우러지는 해양환경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 군수는 “오늘 주제발표와 토론을 맡아주신 열두 분의 국내외 전문가 여러분의 지혜가 이러한 과정에 큰 힘이 되리라 확신한다”라며 “서천군도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오늘 포럼이 국제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실행이 가능한 전략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은 오행록 해양환경정책관, 김현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 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은 ▲세션I:기후위기 시대의 국제협력과 우리나라의 노력 ▲종합토론I:기후위기 시대 협력방안 ▲세션II:블루카본 연구동향 ▲세션III :블루카본 크레딧 ▲종합토론II:블루카본 연구와 탄소크레딧 등으로 진행됐다. 한편 서천군은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블루카본 연구와 성과의 통합관리, 신규 블루카본 후보군(갯벌 등)의 신규 인증 추진 등 블루카본 관련 국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블루카본 실증연구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그 결과, 서천군 장항읍 송림·장암리(국립해양생물자원과 유휴부지 내) 일원에 국가 블루카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거점기관 건립에 따른 사업비 387억 원(국비)을 확보했다. ‘블루카본 실증연구센터’는 부지면적 41,819㎡에 연면적 8,150㎡(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내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마무리되면 오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아빠 찬스’라는 신종단어가 생겨나면서 각종 인사 등에 특혜와 비리의 온상으로 ‘아빠 찬스’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아빠 찬스가 공정사회와 균등사회의 발전에 저해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서천군청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서천군청 내 공직자 중 부자(父子), 부녀(父女)공직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 공직자의 소위 ‘아빠 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직 또는 퇴임한 전직 고위직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자녀(子女)들인 군청 공직자에 대하여 소위 ‘편한 자리’로의 인사청탁이 만연되어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군청 공직사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서천의 한 시민단체가 서천군청의 ‘아빠 찬스’ 인사에 대한 불만 제보를 접수하고 확인한바, 군청 주요 부서마다 이들 ‘아빠 찬스’를 통하여 보직을 받은 공직자들이 상당수인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서천군청의 인사 부서에서도 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아빠 찬스’에 따라 인사의 편의 혜택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공직자들은 대부분 7급 이하의 하위직이다. 이들은 지원부서인 군청의 주요 요직에 보직되어 근무하고 있고, 읍면이나 사업부서 등으로의 순환 보직인사에서 제외되어 본청 주요 요직만 순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천군청의 경우, 승진 시 사업소나 읍면으로 보직되어 근무하면서 본청과 순환보직이라는 인사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아빠 찬스’를 사용하는 일부 공직자들에게는 본청은 물론 본청에서도 비교적 편안한 보직에서만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육아 등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사업소나 읍면 등에서 본청으로의 전입을 희망하는 공직자들의 입장에서는 ‘아빠 찬스’ 등 불공정한 혜택을 받아, 본청의 주요 보직만을 순환 근무하는 군청 전·현직 주요 인사 자녀들과 관련된 인사에 불만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인사 불만은 공직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인사는 공정해야 한다.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은 ‘아빠 찬스’를 이용하여 군청의 지원부서 등 비교적 편안한 보직을 부여받고, 힘없고 빽 없는 공직자들은 늘 어렵고 힘든 사업부서나 읍면으로만 보직되는 인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서천군청 인사 부서에서는 소위 ‘아빠 찬스’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공직자들에 대하여, 그간의 보직 경로 등을 추적, 보편타당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인사권자인 군수가 직접 나서서 ‘아빠 찬스’의 특혜와 비리를 근절해야 한다. 물론, 대(代)를 이어 공직에 봉사하는 일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인사 과정에서 과거의 인연이나 현직의 힘을 이용하여, 자녀들의 인사에 특혜성 청탁이나 압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조직사회 운영의 기본이다. 더더욱 누구보다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사회에서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자녀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근무하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야 이해하겠지만, 남들의 이목이 있지 않은가? 남들의 이목 따위야 아랑곳없다는 식으로 매 인사 때마다 자기 자녀들의 보직만 챙기는 볼썽사나운 작태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간의 특혜에 따른 후속 인사를 통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정의롭고 건강한 사회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은 지난 12일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535억 원을 편성해 군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일반회계 482억 원, 특별회계 53억 원으로 구성됐으며, 제1회 추경 대비 7.38% 증가한 규모다. 군은 행정안전부와 충남도로부터 교부받은 특별교부세, 특별조정교부금과 전년도 결산에 따른 순세계잉여금을 적극 활용하고, 일부 자체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민선8기 역점사업 이행을 비롯해 ▲미래먹거리(신성장) 사업투자 ▲2025년 7월 집중호우 피해 복구 ▲지역경제 회복 ▲군민 생활 안정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2025년 7월 집중호우 피해 복구 및 재난 대비 43억 원 ▲민생회복 소비쿠폰 및 지역화폐 지원 172억 원 등이다. 또한, ▲60세 이상 군민 대상포진 예방접종 6.5억 원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구축(충남 RISE) 26.4억 원 ▲장항항 어촌신활력 19.5억 원 ▲서천 문화예술회관 건립 2억 원 등이 포함됐다. 김기웅 군수는 “이번 추경은 군민의 목소리와 지역 현안을 반영해, 재난 대응과 미래를 준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라며,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활력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대나무처럼 곧은 절개를 자랑하며 하늘로 올라가더니 머리에 커다란 수술 달고 팔다리에 수염 나기 시작 한다 연노랑 수염이 검붉은 수염으로 자라나고 알알이 굵어져 몸집을 키우더니 살랑이는 바람에 춤을 추는 잎사귀 바스락 바스락 합창소리 아름답다 길게 늘어진 수염이 이제는 나를 데려가라 손짓하고 두툼한 가녀린 손끝에서 툭 끊어지는 소리 한겹 한겹 푸르름을 벗어내면 알록달록 아름다운 점들이 자태를 드러낸다 커다란 아궁이에 시뻘건 불을 친구삼아 바글바글 삶아주는 솥단지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사우나에 몸을 맡기며 맛있게도 익어간다 옥수수 수염차 사이에 찐득 쫀득 옥수수 수염차 한잔에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신선이다 투박한 손들 사이에 영농한 아름다운 옥수수가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 알알이 탐스러운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의회 의원들 간의 정치적 설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사와 주민 등에 따르면 홍성희 의원이 ‘기림의 날’을 앞두고 지역의 한 목사의 사회관계망(SNS) 대통령 국민임명식 관련 비판 글에 ‘기림의 날 행사를 소녀상 앞에서 하는 것, 모두 쇼이고 가짜’라고 댓글을 게시했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SBN서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림의 날 행사를 소녀상 앞에서 하는 것, 모두 쇼이고 가짜라는 댓글을 올린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윤미향 씨를 사면 복권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지적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은 분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이강선 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는 공개 발언에 대해 “그 사람이 퇴출해야 한다고 해서 퇴출당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일일이 그 사람 얘기에 대꾸할 필요가 있겠냐?”라며 “제가 올린 댓글의 내용은 소신 있게 표현한 내용이라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홍 의원은 댓글을 통해 ‘어디 윤미향을 석방하며 이런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을 만드니 정말 이게 나라인지 목사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정치적 댓글을 올렸다. 이어 ‘그것도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사면을 하니 저들이 끄덕하면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주절주절 입에 달고 다니며 행동하지 않는 저런 흉악한...목사님 기도 해야겠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강선 의원은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사와 주민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14일 봄의 마을 광장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기림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지역에서 이 기림의 날에 대해서 폄훼하고 기림의 날 의미를 모르는 정말로 무식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 지적했다. 이어 “이 댓글 작성자는 서천군의회 의원 홍성희다”라면서 “기림의 날이 어떤 날인가? 17세에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하면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겠나? 이들은 정말로 이 사회에 퇴출해야 될 인간이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를 교훈 삼아 앞으로는 더 인권을 신장하고, 지켜가고, 확장하는 계기로 삼고 하고자 국가가 기념일로 지정해서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게 쇼인가? 이게 가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림의 날, 그리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격권 존중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SBN서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볼썽사나운 정치활동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의회는 품위와 품격을 존중해야 하는 기관으로 군민의 대표기관이자 군민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 몇 명의 돌발적인 정치활동으로 군의회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8일 “우리는 이제 수용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발전하는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군수 이날 군청 대회의실에서 간부들을 대상으로 가진 특별강연을 통해 “기존 선배들의 행정 처리 및 전문가 의견의 맞춘 행정 처리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행정이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의 최일선에서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것은 다름 아닌, 저와 여러분”이라며 “그렇기에 더 깊이 고민하고, 스스로 연구하며, 필요하다면 의견을 제시하고, 때로는 치열한 토론을 거쳐 행정 처리를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군수는 공직자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다섯 가지 태도를 제시했다. 그는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따르지 말고, 반드시 근거를 확인하는 태도 ▲외부 지침을 최소 기준으로 삼되, 우리 현실에 맞게 발전시키는 태도 ▲책상 위 보고서보다 현장과 군민의 목소리를 우선하는 태도 ▲부서와 직렬의 경계를 넘어 함께 토론하고 협치하는 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소신 있게 도전하는 태도 등이며 이는 단순한 당부가 아니라, 군정의 방향이자, 미래를 결정짓는 기준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는 간부들에게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책임 있는 실행 행정, 새로운 미래 가치의 발굴 행정 등을 주문했다. 우선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를 개선해서 행정이 군민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이라고 전했다. 또 “건축, 기반시설 공사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신중한 기획과 책임 있는 실행이 중요하다”라며 “군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해와 금강을 품고 있는 우리 군은 잠재력이 풍부한 수산 분야에서 경제적 가치를 찾아야 할 때로 정해진 것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 가치를 발굴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군수는 기존의 것을 존중하되,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강조했다. 그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배우며, 때로는 부딪히면서 직접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간부 공무원 여러분은 우리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군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쌓아 올린 경험과 지식이 곧 군정 발전의 토대가 돼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물론, 도중에 어려움이 생기거나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더 큰 성과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며 “뚝심 있는 자세로 용기 있게 나아간다면, 여러분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언제나 곁에서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모든 공무원이 힘을 모아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여 발전적 행정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주고,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 공무원들을 이끌고, 능력을 키워주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지난 8월 14일 서천 봄의 마을 광장 소녀상 앞에서 열린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이강선 서천군의원이 동료 군의원인 홍성희 군의원을 겨냥해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면서 직격했다. 기림의 날 행사를 두고 지역의 한 목회자가 사회관계망에 올린 윤미향 사면복권 관련 비판의 글에 홍성희 군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를 소녀상 앞에서 하는 것 모두 쇼이고 가짜”라는 댓글을 게시했다고 하여 이를 빗대어 “이 기림의 날을 폄훼하고 기림의 날의 의미를 모르는 정말로 무식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정말로 이 사회에서 퇴출해야 할 인간이 아니겠냐며 막말을 이어 갔다고 한다. 하필 광복절 특사로 윤미향이 사면 복권된 점은 윤미향의 범죄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윤미향 사건은 윤미향 개인의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기부금 등을 횡령한 범죄 행위일 뿐, 윤미향으로 하여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가 희석될 수도, 기림의 날 행사가 폄훼되어서도 안 된다. 소녀의 상 앞에서 기림의 날 행사를 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이를 두고 “쇼이고 가짜”라고 한 홍성희 군의원의 표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기림의 날 행사는 일본군의 위안부 만행과 그 피해를 잊지 말자는 국민적 공감대에서 열리는 행사이고, 일제의 위안부 만행을 기억하고 위안부들의 피해를 어루만지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에서 세워진 소녀상을 모독해서는 안 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금을 횡령한 윤미향의 범죄와 소녀의 상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미향이 소녀의 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소녀의 상과 기림의 날 행사가 폄훼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림의 날 행사가 소녀의 상 앞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쇼이니 가짜이니”운운하는 것은 군의원의 자질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하여 이강선 군의원이 기림의 날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동료 군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무식한 사람들’이니, 사회에서 퇴출해야 하느니 하는 발언 또한 공인이며 선출직 공직자인 지방의원이 공식석상에서 해야 할 발언인지도 의아하다. 그동안 이강선 군의원은 여러 차례 특정인을 지칭하며 ‘사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해왔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회에서 퇴출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정치인들의 입이 거칠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원색적인 욕설로 보여지는 표현들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이 정치인의 특권이라고 판단한다면 크나큰 착오이다. 입이 거칠고 걸핏하면 욕설을 내뱉는 것은 개인의 품성이며, 인격과 관련된 문제이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동료의원들을 빗대어 대놓고 퇴출 대상이라고 운운하는 것은 군의회 차원에서 군의회의 명예를 훼손하고 군의회의 품격을 스스로 폄훼시키는 볼썽사나운 행동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집행부를 향한 막말로 군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던 군의원들이 이제는 동료 의원 간 막말로 이어지면서 과연 ‘누가 퇴출 대상인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의회는 품위와 품격을 존중해야 하는 기관이다. 의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고, 국민의 대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회의 구성원 몇 명의 돌발적인 언행으로 전체 의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동료의원으로서 같은 자리에 앉자 서로 술잔을 나누며 화기애애했던 때는 언제이고 이제는 사회에서 퇴출 대상이라고 비난의 칼날을 세우는 행위 자체가 어불성설인지 ‘제 버릇 개 못 준다’라는 옛말이 떠오르는 것이 마음 상할 뿐이다.
여름의 끝 무렵을 짐작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새벽녘의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여름을 고요히 배웅하는 것. 숲속 마른 흙냄새나 들판 너머 장작불 타는 냄새를 맡으며 여름의 빈자리를 직감하는 것. 노을이 점점 더 서두르며 검푸른 하늘을 발갛게 적셔갈 때, 문득 여름과의 일별을 예감하는 것. 사그라지는 매미 소리와 퍼져 드는 풀벌레 소리를 따라 한참을 헤매다가, 불현듯 여름의 종결을 깨닫는 것. 저는, 무성하게 맺힌 영롱한 무화과 송이들을 바라보며 남은 여름날을 가늠합니다. 여름의 끝 무렵을 어림하면서, 앞서 시름하기도 하지요. 여름은 심술을 부리듯, 늘 드센 비와 함께 뒷모습을 보입니다. 거센 여름의 끝자락에 선 무화과는 번번이 열과가 됩니다. 지금 저 햇살 아래 보드레한 무화과 한 알이, 폭우 속에서 끝내 열과가 되진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여름의 마지막을 예견합니다. 암녹색으로 짙게 우거진 나무, 틈틈이 붉은 보라로 물들어가는 무화과가 자리합니다. 두꺼운 이파리는 손가락이 유난히 긴 손을 닮았습니다. 짧은 손바닥과 긴 손가락, 그 암녹색 손은 여름 볕 아래서는 제법 든든한 그늘막이 되어줍니다. 늠름한 그늘막 아래에서 무화과는 금세 검붉어집니다. 다만, 암녹색의 손은 여름비 아래에서는 왜인지 더 깊숙이 아래로 고꾸라지기만 합니다. 대차게 쏟아지는 여름의 심술입니다. 어떤 심술은 꼭 이파리에 매달려서는 고개를 떨구게만 하고, 어떤 심술은 기어이 검붉은 무화과에 실금을 내고는, 여린 속을 샅샅이 헤집으려 듭니다. 실금이 번진 검붉은 껍질 밖으로, 해끔하고도 발그레한 선홍빛이 흘러내립니다. 마냥 꽃이 아니라던 무화과는, 바로 그 열과의 순간에서야 더할 나위 없는 꽃이고야 맙니다. 볕 아래에서 무화과를 따는 일과, 빗속에서 열과를 지켜보는 일.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몇 알의 무화과는 적갈색 바구니에 보시시 담아내고, 몇 알의 무화과는 암녹색 손바닥에 그대로 맡겨 둡니다. 열매로 남는 무화과와, 꽃으로 남는 무화과 중 무엇이 더 무화과다운지를 끝내 가름하지 못한 채, 남은 여름날을 느릿하게 곱씹습니다. 바구니 속의 무화과를 꺼내어 찬물에 씻어냅니다. 빳빳하던 털들은 몇 방울 물에 금세 보드라워집니다. 손이 가는 대로 무화과를 결결이 갈라내면, 해끔하고 발그레한 향이 물씬 퍼집니다. 그릇에 담은 무화과에 메이플시럽과 머스코바도 설탕, 코코넛오일을 살며시 묻혀줍니다. 그리고, 남은 여름을 곱씹는 것만큼이나 오래도록 씹어야 할 사워도우 빵 위에 무화과 속살을 닮은 리코타 치즈를 발라냅니다. 치즈 위에 달큰한 무화과잼을 겹겹이 덧바르니, 하얗고 포슬한 치즈 위로 붉고 진득한 잼이 흘러내립니다. 그 위에, 준비한 무화과를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오븐이 돌아가는 소리, 빵이 익어가는 향기 속에서도 여름의 끝 무렵은 어딘가로 향해갑니다. 곧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처럼, 창밖으로는 구름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무화과의 끝이 흙갈색으로 빛납니다. 흰 접시 위, 농밀한 향과 윤택한 태가 도드라집니다. 무화과 사워도우를 한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습니다. 질긴 적갈색의 테두리가 유난히 말썽이지만, 그만큼의 노고로 더욱이 고소해지는 것이라 수긍해 봅니다. 달콤한 무화과, 담백한 리코타치즈, 고소한 사워도우. 마지막 한 입을 떼면 머지않아, 암녹색 손이 지키고 있는 무화과는 곧 열과가 되고야 말 것입니다. 여름을 매듭지을 요량으로, 천천히 무화과 사워도우를 음미합니다. “I saw my life branching out before me like the green fig tree in the story. From the tip of every branch, like a fat purple fig, a wonderful future beckoned and winked.”(『The Bell Jar』(Sylvia Plath)) 삶은, 어떤 무화과를 바구니에 담았는지, 또 어떤 무화과를 암녹색 손에 남겨두었는지를 잊을 만큼이나 드세고 거세며, 그만큼이나 안온하고 아늑합니다. 삶에서의 선택은 망설임 속에서는 유예되고, 확신 속에서조차 유랑합니다. 무화과를 맛보거나 무화과꽃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고민하고 시름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구니에 담긴 열매와 암녹색 손에 맡긴 열매 중 “무엇이 더 ‘무화과다운가’”를 묻는 일은 이제 더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한, 가지가 하늘에 솟구치는 한, 무수한 여름이 기다리는 한, 이 모든 무화과는 그저 매 여름의 끝 무렵을 차지하는 무화과일 따름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얼마나 귀 기울여 듣고 있을까요?” 학교와 사회 곳곳에서 우리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대화가 이어지지 못한 채 독백으로 흘러가고, 관계는 피로감을 남깁니다. 본디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인간관계가, 오히려 갈등과 단절을 불러오는 모순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일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지 못해 갈등이 깊어지고, 직장이나 모임에서도 상대의 의견을 외면한 채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렇게 협력은 사라지고 대립만 남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근본적인 힘은 결국 교육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날 학교는 학생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교육은 공동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자유와 권리는 책임과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결국 이기심으로 흐르며, 교실은 목소리 큰 사람의 권리만 보장받는 불평등한 공간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은 권리와 함께 경청과 겸손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분명해집니다. 인성교육은 단순한 예절 지도가 아니라, 인간다운 성품과 공동체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를 함께 가꾸려는 책임감은 모두 인성교육의 핵심입니다.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식은 결국 사람을 해치고 공동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청은 상대의 말과 마음을 존중하는 자세이고, 겸손은 내 생각이 언제나 옳을 수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이를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친구의 장점을 칭찬하는 것,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모두 인성교육의 실천이지요. 이런 경험이 쌓일 때 아이들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인성교육은 교사가 학생과 온전히 마주할 때 가능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 현장은 그럴 여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교권은 추락하고, 행정 업무는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동학대 신고가 뒤따를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교사들은 학생을 돌보고 지도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조차 주저하게 됩니다. 결국 교육의 본질은 멀어지고, 교실은 신뢰보다 불신이 먼저 자리 잡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 교육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교사가 교육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면 학생은 안정된 환경에서 배우기 어렵고, 학부모도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교권은 교사의 권익만을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고 충남교육의 미래를 떠받치는 토대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권 회복과 교사의 본연 역할 보장은 곧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도민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충남교육은 지식의 축적을 넘어 인성과 공동체 정신을 길러내야 합니다. 경청은 단순히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고,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힘입니다. 이와 더불어 충남교육은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존중받는 교육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건강함은 결국 경청과 겸손, 그리고 인성교육에서 비롯됩니다. 충남의 교육이 그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저 역시 교육자로서 그리고 충남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서 도민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습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전국 최대 규모의 맥문동 군락지로 알려진 장항 송림 자연휴양림에서 개최된 ‘제3회 장항 맥문동꽃 축제’가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더운 날씨에도 화려하게 핀 맥문동꽃 가운데 치러진 이번 축제에는 약 21만 6천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지역 대표 명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수 유리상자와 윤형주의 개막 축하공연으로 시작으로 매일 저녁에는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맥문동 재즈 페스타와 맥문동 트롯 페스타, 그리고 지역예술인들의 합동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또 올해에는 송림동화에서 서천의 향과 맛을 담은 향&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을 위한 얼음 족욕 및 물놀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축제의 다양성을 더했다. 특히 장항읍민이 참여한 취타대의 거리 퍼레이드는 장항읍 시가지에서 축제장까지 대장정의 행진을 벌였으며 이광경을 비라본 관광객과 주민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외에도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맥문동 화분과 맥문동 가루 등 맥문동과 연계한 특산품도 판매하며 맥문동을 약재로 찾는 중장년층 관광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야간에는 송림 숲 사이에 경관조명을 설치하여 송림 맥문동 밭의 산책하는 관광객들에게 낮과는 또 다른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폐막식에서는 맥문동이라는 지역자원을 지속가능한 관광 자산으로 환원시키는 맥문동 나눔 챌린지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맥문동꽃 축제에 품격을 더했다. 김기웅 군수는 “무더위 속에서도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축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충남 청양, 논산, 천안에서 연이어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청양에서는 한 학생이 2년 가까이 동급생들에게 폭행과 금품 갈취, 가혹행위를 당했습니다. 논산에서는 학교 기숙사에서 특정 학생을 장기간 괴롭히며 성추행을 일삼는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천안에서도 피해 학생에게 또래 집단이 지속적으로 폭행과 강요를 일삼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해자 중 일부는 수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 집단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였으며, 촉법소년 학생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피해 학생과 가족은 삶이 무너졌지만, 충남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원론적인 대책만 반복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촉법소년 제도입니다. 보통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에 해당되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부로 송치되어 보호관찰이나 상담 명령 같은 가벼운 처분에 그칩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나는 촉법소년이라 괜찮다”, “전과가 남지 않는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오갑니다.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는 동안 가해자는 금세 학교로 돌아와 또 다른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학생을 위한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가해자 분리도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방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 실제 현장에서 폭력을 막고 피해자를 지키는 효과도 노력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촉법소년 제도의 허점과 교육청의 소극적인 대응이 맞물려 피해자는 방치되고, 학교는 안전하지 않은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충남교육청은 누구보다 이 문제를 잘 알면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와 법무부 책임으로만 돌리며 피해자 보호와 제도 개선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입니다. 교육청이 스스로 피해자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학교폭력은 결코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제 교육청은 달라져야 합니다. 피해 학생을 위한 긴급 상담과 학적 조정 지원, 가해자의 신속한 격리와 별도 교육, 정규 교육과정 속 예방·회복 프로그램 강화, 강력한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중대한 폭력·성범죄의 경우 촉법소년이라 하더라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피해자 중심의 원칙을 행정 전반에 뿌리내릴 때만 학교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단순한 학생의 일탈이 아니라 한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충남에서 연이어 터진 사건들이 헛된 아픔으로 남지 않으려면 교육청부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이제는 “미성숙하니 괜찮다”는 말로 폭력을 덮지 말아야 합니다. 촉법소년 제도의 개선과 피해자 중심의 행정이 결합될 때,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습니다. 그것이 교육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정의입니다.
구암 丘秉大(구병대)선생이 고종28년(1891년)에 진사에 합격하고 성균관에 들어가 전에 잠시 사찰에서 한, 두명과 함께 숙박을 하는데 그 중 한명이 과거에 낙방한자도 함께 하였고 다음날 고향으로 떠나는 객을 처연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시로 남기고 있다. 함께 숙박을 하였으나 통성명을 묻지도 못한 심정이 꿈속에서 만났으나 깨어나 보니 그리움만 남게 되었다고 시로 남겼다. <편집자 주> ◯ 구암 丘秉大(구병대)선생이 고종 28년(1891년)에 진사에 합격하고 성균관에 들어가는 과정을 시로 남긴 것으로 잠시 거처하는 사찰에서 함께 과거보러왔던 1〜2사람이 함께 숙박을 하였고. 그들 중에는 과거에 낙방한자도 함께 하였다. 과거시험 합격하고 성균관에 입학하기 위해 구암 선생은 그곳 사찰에서 머물었고, 다음날 과거에 낙방한 선비는 고향으로 떠나는 길에 올랐다. 의관과 관대를 갖추고 비가 내린 흔적의 길을 따라 낙향 길에 오르는데, 구암 선생은 사찰 문밖에까지 가는 길을 전송하고 있다. 구암 구병대 선생은 낙향하는 선비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때 비가 내렸고 비가 내려 파인 흔적은 낙향 선비의 가슴의 상처를 대변하고 있다. 구암 구병대 선생은 그때까지도 과거낙방한 선배의 고향과 이름을 묻지도 않고 과거 실패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을 것이다. 그날 밤 꿈속에서 낙향자의 혼을 만났지만 서로의 그리움만을 떨쳐버리고 싶지 않았다. 꿈에서 깨어난 아침 가을의 날씨는 난의향기로 그윽한 골짜기와 창가에 펴지고 있다. 그러나 구암 구병대 선생 자신은 과거합격의 보람을 느끼며 당시에 서넛 마을에서 과거에 합격하여 관청에 容接(용접=등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은근히 자부심을 갖고 있다. <精選 龜巖遺稿 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