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 구병대 선생은 고향 시초면 신곡리(옛 龜亭里) 마을 공터에서 돌을 던지는 민속놀이의 축제가 있었던 같다. 마을의 노인과 젊은이가 편을 나누어 기구를 이용하여 하늘 높이 날려 멀리 날려버려 승부를 겨루고 즐거운 술잔을 나누고 있다. 팀별로 응원은 대단하여 기세가 천군을 거느린 기세이다. 축제가 끝나고서 티끌진 세상을 잠시 잊고 싶어서 천방산에 계시는 趙東赫(조동혁) 선생을 찾았다. <편집자 주> ◯ 구암 丘秉大(구병대)선생은 그날 마을에서 전통 민속놀이 돌 던지기 경기를 하는 마을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넓은 풀밭에 앉아 동.서로 노인과 젊은이로 편을 나누어서 경기를 하면서 약간의 잔치를 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때 마침 절친한 친구가 찾아오니 웃으면서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들녘을 가로질러 가득히 흐르는 강은 십리에 달한다. 편을 나눈 상대방의 투석한 돌이 높은 산봉우리 하늘높이 솟아오른다. 상대방의 팀은 千名(천명)을 거느린 군대와 같은 기세이다. 구암 선생은 축제를 끝내고 千房山(천방산) 白雲洞(백운동-현 문산면 북산리)에 기거하고 계신 감역 趙東赫(조동혁1837-1918)선생을 찾아갔다. 구암 선생은 龜巖遺稿(구암유고)에 선생을 자주 찾아가는 詩(시)가있다. 마침내 꾀꼬리가 찾아와 좋은 친구가 되었는데 또한 선생은 술에 취했는지 누워서 주무시고 계신다. 선비 구암 선생은 詩(시)짓고 노래하는 것 이외 술 취한 기분의 즐거움은 같은 것이니 오늘 같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민속놀이하며 이렇게 즐거워야 하는 세상인데, 당시는 티끌지고 어지러운 세상이라 근심만 쌓여가니 그러한 소식을 들으면 마음편안하지 않으니 차라리 듣지 않아서 천방산에 계시는 趙東赫(조동혁)선생 찾아갔을 것이다. <精選 龜巖遺稿 詩에서>
설날 아침, 갓 지은 밥 냄새 사이로 묵은 기침처럼 침묵이 흘렀지요 어머니는 조용히 나물을 무치고 나는 옆에서 국을 데우며 서로의 손등만 바라보아죠 하고픈 말은 어느새 젖가락 끝에 걸려버리고 웃음은 익은 나물처럼 간을 맞추다 사라졌습니다 아이의 한마디, "할머니랑 엄마는 왜 말 안 해 ?" 그 순간, 깊게 쌓인 눈 위에 햇살이 스며들듯 오래된 울타리 하나가 스르르 무너졌습니다 가족이란 마음에 둘러친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참 많은 계절을 견뎌야 한다는 걸 부모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서로 다르되 함께인 것, 그게 가족이라면 울타리란 언젠가 조용히 넘어설 수 있는 마음의 언덕이겠지요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최근 붉어진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내 산업폐기물처리장 설치와 관련, 정치적 논쟁보다는 군민의 안전 우선시하고 공익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을 표명했다. 군은 최근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내 산업폐기물처리장 설치와 관련해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이나 과도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치적 논쟁이 아닌 군민 안전과 공익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법적 의무시설, 시기는 합리적으로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1단계는 분양률 84%이나 실제 공장 가동률은 약 33%에 불과하며, 2단계는 2025년 12월 준공 예정으로 전체 산단 가동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폐기물처리장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단지 준공 후 3년 이내 설치·운영해야 하는 법정 의무시설로, 2009년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지정·고시 시 이미 포함되어 공개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법적 의무를 존중하되, 산단의 실제 가동률이 일정 수준(60% 이상)에 도달해 폐기물 처리 수요가 현실화하는 시점에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 운영 시기를 합리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은 충남도에 지역 상황과 군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 수준에서 추진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충남도·충남개발공사 직접 운영… 공공성 강화 폐기물처리장은 충남도가 국비를 확보해 충남개발공사를 통해 직접 설치·운영하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민간 위탁에 따른 외부 폐기물 반입, 운영 불투명성, 주민 불안 등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공공성 강화 방안이다. 군 관계자는 “공공이 운영 주체가 되면 외부 반입 통제, 운영 투명성 확보, 주민 신뢰 강화가 가능하다”라며 “무분별한 외부 폐기물 유입 우려는 사실과 다른 과장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접근 배제… 행정은 군민과 공익 중심 군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기웅 군수는 “폐기물처리장 문제는 행정적·정책적 판단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며,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민 안전과 공익을 최우선에 두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기준으로 모든 절차를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에 군은 산단 내 ‘산폐장’ 설치에 대한 3대 원칙을 밝혔다. 우선 ‘산페장’ 설치 의무는 인정하고 시기는 가동률·수요·경제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검토하고 두 번째로는 충남도·충남개발공사 직접 운영하되 민간 위탁 배제로 공공성을 강화하며 마지막으로 모든 결정은 군민과 공익 중심, 정치적 논쟁과 단호히 선 긋는다는 것이다. 이에 군은 폐기물처리장 설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사전에 방지할 방침이다. 주민설명회 개최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시기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충남도와 협의해 법적 범위 내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지난 10월 초,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교사 A씨의 죽음은 우리에게 또다시 학교 현장의 왜곡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고인은 60학급이나 되는 거대한 학교의 노후한 시청각·방송 업무를 홀로 전담하며, 각종 방송 시설, 방송 송출, 시청각 기기를 관리하였습니다. 정보부장 업무가 공석이 됨에 따라 각 교실의 전자칠판, 전자교탁, 수백 대에 달하는 테블릿 PC와 노트북의 유지·보수 업무를 한 것도 모자라 교권 침해 문제가 있던 학급의 담임까지 맡았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메니에르병(어지럼증, 청력 저하, 이명, 귀 먹먹함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성 질환)’ 진단받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누적된 피로와 극한의 정신적 압박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이 결코 개인의 잘못된 선택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오래된 학교 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빚어낸 참극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교사를 병들게 한다 많은 사람은 교사가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사람’,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히는 교사들이 수업 외에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지요.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각종 행정업무, 민원대응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특히 방송·정보화 업무 담당 교사들은 본질 업무인 수업 외에 ‘행정 공무원’에 가까운 일을 떠맡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반적으로 학교는 ‘업무분장표’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책임 회피로 인해 이번 사건처럼 한 교사에게 여러 역할이 집중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A교사의 사례는 이런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방송, 스마트 기기관리, 정보업무, 교권침해가 발생한 학급 담임까지. 고인이 감당한 일은 결코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헌신적인 교사, 책임감이 강한 교사’일수록 A교사처럼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맡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교사 개인의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교사가 지쳐 쓰러지면 학생의 수업권은 어떻게 될까요. 업무에 지친 교사는 제대로 된 수업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하고, 학생들을 위해 쓰여야 할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업무가 불균형하게 분배된 학교일수록 교육의 질은 낮아지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명확한 업무분장’과 ‘학교행정 전문화’가 해법이다 학교가 ‘교사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는 현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학교 내 명확한 업무분장과 인력 배치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방송·정보·시설·행정 등의 영역은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기보다, 전문 인력의 확충이나 각 지역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센터에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교사가 본질 업무인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사에게 수업 외 업무가 많아질수록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충남교육청은 ‘교사의 수업권 보장’을 명문화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학교에 급속도로 보급된 스마트기기들의 관리 체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합니다. 전자칠판이 고장 나면 당장 그 교실은 수업할 수 없습니다. 보통 A/S를 부르면 2주가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A교사는 교실에서 수업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홀로 야근해가며 전자칠판을 고쳤습니다. 이는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각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구입 및 관리하는 스마트기기들을 충남교육청이 입찰을 통해 공동구매하고 일괄 관리하도록 수년 전부터 요구해 왔습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예산 절감과 학교의 행정업무 경감이 모두 가능할 것입니다. 충남교육청은 교육청의 일이 많아진다는 이유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교사의 건강권과 정신건강을 위한 관리 체계도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기적인 스트레스 진단과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단순히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실행만 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사의 정신건강을 치유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사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곧 학생의 수업권을 지키는 일 고인이 그 힘든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학교와 학생들을 걱정했을 생각을 하면 제 마음이 미어집니다. 학생들의 수업이 멈추지 않도록 선생님께서는 끝까지 헌신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 누구보다 학교와 학생을 사랑하고 성실했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맡았다”는 동료 교사들의 증언이 나옵니다. 이 얼마나 원통한 일입니까. 충남교육청과 학교는 교사를 지켜주지 못했고, 교사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시했습니다. 자, 이제 이 죽음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습니까? 고인의 비극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교사 개인의 ‘열정’과 ‘희생’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가 뒷받침되는 교육현장으로 바꿔야 합니다. 교사가 학생 교육보다 다른 업무의 무게 때문에 무너지는 학교는 결코 건강한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명확하고 적정한 업무 분장, 행정인력의 확충과 전문화, 교사에 대한 배려가 교사를 지키고 궁극적으로는 학생의 수업권을 지키는 진정한 교육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께서 순직 인정이 될 수 있도록 충남교육청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산업화의 고도화를 지나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물질적 풍요와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정치권은 이념적 대립 속에 분열과 갈등을 반복하고, 공동체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묶여 상생보다는 대립과 불신을 키우는 듯 보일 때가 많아, 많이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가치가 바로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이란 단순히 옛 선비들의 학문적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곧 청렴·정직·겸손·책임이라는 덕목이 생활 속에 녹아든 정신이다. ‘의(義)를 앞세우고 이익을 뒤로 한다’는 가치관, 권력과 물질 앞에서도 당당히 지조를 지키는 태도,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낮추는 겸허한 자세가 바로 선비정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비록 가난하고 불편한 삶을 살았으나, 학문을 통해 스스로를 갈고 닦고,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실천적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붓을 꺾고 창을 들었으며, 벼슬길에 나아가서는 백성의 삶을 살피는 것을 가장 큰 사명으로 여겼다. 이처럼 선비정신은 단순히 개인의 덕목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올바른 방향을 이끄는 지혜였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선비정신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권력 앞에서는 원칙이 아닌 이해득실을 따지고,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보다는 상대를 공격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쓰고 있다.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돈이 곧 정의라는 그릇된 풍조가 만연해 있다.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왜 그토록 혼란과 불신에 빠져 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풍조가 단지 일부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작은 이익 앞에서 양심을 저버리고, 편리함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선비정신이 그리워진다. 우리 모두가 선비정신의 덕목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면, 지금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다. 정직은 신뢰를 낳고, 청렴은 공동체의 기반을 세우며, 겸손은 화합을 이끌어내고, 책임은 미래를 준비하게 한다. 정치권이 선비정신을 본받아 국민 앞에 진정성으로 다가선다면, 지금과 같은 소모적 갈등 대신 대화와 협력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선비정신을 경영의 근간으로 삼는다면,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이 선비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이기적 경쟁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이 가능해질 것이다. 선비정신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지혜이자 지향점이다. 선조들이 물려준 이 정신은 오늘날의 혼란을 헤쳐 나갈 등불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다시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정의로운 질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큰 어른의 지혜, 선비의 정신이다. 이를 되살리는 길만이 시대의 혼돈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회를 물려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소리 없이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에는 조그마한 생명이 숨을 쉬며 허리를 편다 기차타고 내린 서천역에서 버스타고 달려온 송석 바닷가 질펀한 갯벌에서는 갈매리떼 끼룩끼룩 즐겁게 노래부르고 숨구멍을 내밀며 올라오는 동죽사이 무지개 되어 내려오는 물총들 밀려가는 썰물과 함께 바구니에 갈고리를 손에 든 아낙네들 질펀한 갯벌에 한 자리씩 자리하고 연신 움직이는 눈동자와 손들 한 손엔 갈고리를 들고 또 한 손에는 뻘 속에 보이는 동죽을 줍고 조금씩 쌓여가는 바구니를 물길에 흔들흔들 흔들어서 망태기에 넣어 넓은 갯벌 한자리 내어준다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저마다 흥얼거리며 힘든 한숨을 내뱉고 외지에서 온 객을 쳐다보는 눈에서는 서천의 보물 동죽을 자랑한다 한번 캐보라고 권유하는 손에 이끌려 들어간 갯벌에는 생명이 숨쉬고 우주가 빛나고 내 삶이 평온하다 하나씩, 둘씩 손에 들어오는 쾌감에 나그네도 아낙네도 갯내음에 힘듬도 노랫소리 되어 서천갯벌에 살포시 자리 잡고 내려앉는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 제63회 군민의 날 기념식이 지난 1일 서천읍 일원과 문예의 전당에서 수많은 군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 마무리됐다. 군에 따르면 ‘함께 온 100년, 함께 갈 미래’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기념식에는 서천 발전의 주역인 군민들의 노고를 기리고, 공동체의 화합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기웅 군수를 비롯해 충남도의회와 군의회 의원, 기관·단체장, 향우회, 군민 등 7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특별히 기념식의 주요 행사는 군민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기념식은 봄의 마을 광장에서 문예의 전당까지 이어진 1km 거리 행진으로 시작됐다. 주민예술단과 13개 읍·면 주민들은 거리 행진을 통해 풍물과 무용 공연을 선보이며 참여했고, 각 마을은 특색 있는 의상과 소품으로 개성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행진을 마치 후 주차장에 마련된 공간에서 난장을 통해 이날 가진 행사의 흥을 돋웠으며 13개 읍면 대표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에 한 조각씩 붙이는 참여도를 끌어내 기념식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어 참여자들은 문예의 전당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식전공연, 군정 경과보고, 시상식, 기념사와 축사, 축하 영상 상영, 군민의 노래 제창 등이 차례로 진행되는 기념식을 참여했다. 특히 유재영 부군수가 군정 경과보고를 통해 민선 8기의 추진했던 재난에 따른 어려움 극복과 농어업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 미래먹거리로 부상된 해양바이오산업, 교육·복지·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진사업을 설명해 참석 군민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한 군민 대상 시상식에서는 ▲교육·문화 부문 황길남 ▲체육발전 부문 김척수 ▲지역개발 부문 이문복 ▲사회봉사 부문 김내현 씨가 선정됐으며, 군정 발전 유공 주민 13명도 표창받았다. 여기에 군산시장을 비롯한 6개 자매도시도 축하 영상을 보내 서천군민의 날을 함께 기념했다. 특히 ‘함께 온 100년, 함께 갈 미래’를 슬로건에 맞춰 각계각층의 군민대표 10여 명이 무대에서 ‘군민과의 약속’을 상징하는 열쇠를 꽂는 퍼포먼스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테너 안철준과 소프라노 안하영의 듀엣 공연, 초대 가수 장선호 씨의 무대가 펼쳐져 분위기를 돋우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기웅 군수는 “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미래에 희망이 넘치는 서천군을 만들기 위해 맹진하겠다”라고 말했다.
“Mais à l’instant même où la gorgée mêlée de miettes de madeleine toucha mon palais, je tressaillis, attentif à ce qui se passait d’extraordinaire en moi. Un plaisir délicieux m’avait envahi, isolé, sans la notion de sa cause.(그러나 마들렌 부스러기가 섞인 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을 스치는 바로 그 순간, 나는 전율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무언가에 온 정신을 집중한 채.)”(Marcel Proust(마르셀 프루스트)의『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기억은 무언가를 맛볼 때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일명 프루스트 효과, 감각의 기억 이론이라 일컬어집니다. 저에게도 그런 맛이 있습니다. 큰길 휴게소의 고구마튀김과 닐 다방의 깨죽이 그렇습니다. 맛은 기어코 다섯 살 남짓의 어린이를 빚어 둡니다. 영화 《Ratatouille(라따뚜이)》의 미식 평론가 Anton Ego(안톤 이고)처럼, 한입만으로도 쏟아지는 기억에, 파노라마에 말문을 닫고 그저 머물고 싶어집니다. 울퉁불퉁하다 못해 깨진 곳이 발에 걸리고야 말던 사거리에서의 걸음과 바람을 타고 부는 밀물의 냄새, 점멸할 듯 흐린 신호등 위로 작열하는 석양, 그리고 내 이름을 담아내던 목소리. 설명하자면, 선명하게 각인된 기억. 같은 일을 겪었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하고, 때로는 기억이 상황에 따라 왜곡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미 익히 체감해 왔습니다. 다행히 우리의 오감은 진실에 더 가까이 닿아 있어, 쉽게 조작되거나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오감은 기억의 불완전함을 보완해 줍니다. 그중에서도 ‘맛’은 가장 진실한 감각입니다. 누군가에게 기억을 직접 심어줄 수는 없지만, 기억이 될 ‘맛’을 건넬 수는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케이크를 굽습니다. 생일이나 기념일, 크리스마스, 혹은 아무런 이유 없이도 케이크를 굽습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 케이크를 굽는 일은 단순한 요리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기억에 가닿을 ‘맛’을 빚어내는 조용한 의식이며, 누군가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는 작고 단단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욕심인지, 포부인지, 낭만인지, 혹은 허상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다섯 해를 이어 온 이 작은 행위에는 저만의 철학이 깃들었고, 그 자체로 하나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가족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가족에게만 건넬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랑의 모양과 향, 그리고 언젠가 기억이 될 맛이, 바로 그 케이크 속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산딸기가 적셔 든 손가락만큼이나 붉도록, 귀 끝이 물들어가듯이 — 케이크의 층을 따라 새콤달콤하게 번져가는 빅토리아 케이크. 깡깡 다져진 마음 귀퉁이에서도 기어이 부풀어 오르듯이 — 작은 것이 끝내 솟구치고야 마는 미니 머핀 케이크. 몇 번의 용기와 주저가 포개진 연애편지의 봉투가 열리길 기대하듯이 — 시트를 굽고, 촉촉해지길 기다리는 제누와즈 크림 케이크. 며칠을 고민하며, 하고 싶은 말과 전할 말을 골라내 고백하듯이 — 몇 번이고 체에 걸러내어 뜨겁게 구워내는 바스크 치즈 케이크. 하염없이 빠지고, 쉼 없이 빠져들고, 어쩔 도리 없이 빠져 있듯이 — 달콤함 속에 고요히 머무는 래밍턴 케이크. 이토록, 사랑이 자리한 케이크. 이 모든 케이크에는 말하지 못할 장면의 겹, 감정의 결, 기억의 층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케이크를 구울지 그리는 것부터 기념일의 자세가 되었습니다. 라탄 바구니 위의 달걀에 물이 맺혀가기 시작하고, 말랑해진 버터로 인해 나이프에 얼룩이 지고, 밀가루와 설탕이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어우러지고, 뜨거운 김을 내며 오븐은 반짝이고, 온 집안에는 케이크 굽는 냄새가 요동을 칩니다. 부드러운 크림을, 상큼한 마말레이드나 잼 그리고 콩포트를, 고운 코코넛 가루를 덧입힙니다. 가끔은 투박한 모양새가 꼭 제 마음을 밉보기라도 하는 것 같아, 자잘한 컨페티처럼 스프링클을 흩뿌립니다. 아무리 투박하더라도, 제 마음이니 누가 가져가기라도 할까 싶어, 하얀 상자에 케이크를 담아서는 하늘거리는 리본으로 동여맵니다. 둘러앉은 기념일 저녁입니다. 케이크의 초는 몇 번이고 땀을 닦아냅니다. 수고로움을 달래주듯 냅킨에 가지런히 올려두고 포크를 쥡니다. 폭신한 케이크가 입안에서 사그라집니다. 사랑스러운 미소가 보입니다. 이것이 욕심인지, 포부인지, 낭만인지, 허상인지는 —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녹아내린 곳은 입, 스며드는 곳은 마음, 심어지는 곳은 기억이길 빌 뿐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얼마나 귀 기울여 듣고 있을까요?” 학교와 사회 곳곳에서 우리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대화가 이어지지 못한 채 독백으로 흘러가고, 관계는 피로감을 남깁니다. 본디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인간관계가, 오히려 갈등과 단절을 불러오는 모순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일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지 못해 갈등이 깊어지고, 직장이나 모임에서도 상대의 의견을 외면한 채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렇게 협력은 사라지고 대립만 남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근본적인 힘은 결국 교육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날 학교는 학생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교육은 공동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자유와 권리는 책임과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결국 이기심으로 흐르며, 교실은 목소리 큰 사람의 권리만 보장받는 불평등한 공간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은 권리와 함께 경청과 겸손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분명해집니다. 인성교육은 단순한 예절 지도가 아니라, 인간다운 성품과 공동체적 태도를 기르는 교육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를 함께 가꾸려는 책임감은 모두 인성교육의 핵심입니다.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식은 결국 사람을 해치고 공동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청은 상대의 말과 마음을 존중하는 자세이고, 겸손은 내 생각이 언제나 옳을 수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이를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친구의 장점을 칭찬하는 것,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모두 인성교육의 실천이지요. 이런 경험이 쌓일 때 아이들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인성교육은 교사가 학생과 온전히 마주할 때 가능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 현장은 그럴 여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교권은 추락하고, 행정 업무는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동학대 신고가 뒤따를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교사들은 학생을 돌보고 지도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조차 주저하게 됩니다. 결국 교육의 본질은 멀어지고, 교실은 신뢰보다 불신이 먼저 자리 잡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 교육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교사가 교육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면 학생은 안정된 환경에서 배우기 어렵고, 학부모도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교권은 교사의 권익만을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고 충남교육의 미래를 떠받치는 토대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권 회복과 교사의 본연 역할 보장은 곧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도민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충남교육은 지식의 축적을 넘어 인성과 공동체 정신을 길러내야 합니다. 경청은 단순히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고,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힘입니다. 이와 더불어 충남교육은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존중받는 교육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건강함은 결국 경청과 겸손, 그리고 인성교육에서 비롯됩니다. 충남의 교육이 그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저 역시 교육자로서 그리고 충남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서 도민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습니다.
허공을 밟고 선 바오밥 나무를 보았다 무게 중심이 아래쪽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잎 대신 줄기로, 줄기 대신 텅 빈 몸으로 중심을 잡고 선 나무 겹겹이 쌓인 모래바람으로도 제 속을 채우지 못해 죽은 자의 의식을 꽉 물고 무덤처럼 능선을 잡고 있었다 모래바람으로 휘어지는 허공은 능선과 나무사이 산 자의 족적을 찍듯 넓힌 숨을 한 줄씩 띄우면 말 없는 말들은 걷는 자리마다 푸르게 쟁여지는 생 그늘은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모래바람으로 걷는 법을 아는 나무들 햇빛을 등뼈에 새긴 잎들은 칼날처럼 번득였고 어느덧 모래바람은 바오밥 나뭇가지에 죽은 자의 노래처럼 걸려있었다 맨발로 바오밥 나무의 그늘을 옮기는 허공은 한 음도 놓칠 수 없는 가지런한 모래바람의 리듬을 조율하며 먼 길을 걷는 중이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바다는 생명의 탄생과 진화의 장소로 지구상 동식물의 80%가 서식하고, 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지만 1%의 생물만 발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명자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능과 정보에 해양바이오 기술을 적용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유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지식과 산업을 총칭한다. 해양바이오 분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신성장 동력산업의 하나로, 2017년에 OECD는 ‘해양바이오 산업이 미래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서천군은 지난달22일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를열고 서천의 미래 신산업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해양바이오산업 추진 배경? 1989년, 정부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중국과의 대규모 교역에 대비하기 위해 충남 서천의 장항지역과 전북 군산지역에 총 3,097만㎡ 규모의 ‘군장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고시했다. 군산지역은 당초 1,543만㎡ 규모에서 약 50만㎡ 증가한 1,590만㎡ 규모로 2006년 준공하였으며 지방산업단지 약 560만㎡, 군산산업단지 약 680만㎡가 추가 준공되었다. 여기에 새만금사업으로 약 4억㎡가 추가 조성됐다. 이에 반해 서천지역은 1996년 1차 계획변경, 2000년 2차 계획변경, 2001년 3차 계획변경을 거치며 면적이 최초 1,554만㎡에서 약 1,234㎡로 줄어들었고, 사업 기간도 1999년~2001년에서 1999년~2006년으로 변경되었다. 1989년 고시 이후 2007년까지 약 18년간 서천군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계획만 변경되며 사업이 표류하다가, 대규모 갯벌 매립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사업이 중단되었다. 이 기간 서천은 인구 유출, 각종 정비지원사업 배제, 금강하구둑 건설로 인한 국제 무역항인 장항항의 기능 마비와 수산업 축소 등 지역경제가 큰 침체를 겪게 되었다. 2006년 서천군민들은 서천지역의 조기 착공을 촉구하며 대규모 정부 규탄대회, 상경 집회, 금강하구둑 폐쇄, 등교 거부, 단식투쟁 등 대정부투쟁을 시작했다. 2007년 정부는 ‘새만금 이후 대규모 갯벌 매립은 없다’라고 천명하며 서천군의 갯벌을 매립하는 군장국가산업단지 대신 3가지 대안 사업을 제시했다. 생태와 생명 자원을 연구하는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건립, 내륙산업단지인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이들의 연구성과를 산업화로 연결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천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보전하는 정책을 제안하였고, 서천군민은 이를 수용하며 서천 해양바이오 산업의 기틀이 이 시기에 자리 잡게 되었다. 약 20년 전, 지역경제의 회복을 바라던 서천군민들의 땀과 눈물이 담긴 염원이 지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해양바이오 산업의 진행 상황 서천군은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총 8개 기관 설립 추진 중이다. 국립 해양바이오 산업진흥원(해수부 건의 중), 해양바이오 뱅크, 해양생물 보존연구동,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 해양바이오 인증지원센터,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 해양바이오 소재 대량생산 플랜트, 한국폴리텍대학 해양수산캠퍼스 등 8개 기관을 통해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개발부터 사업화, 생산, 인재 육성, 정책 총괄 등의 산업화 전(全) 주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란?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는 75종 115대의 최신 연구·생산장비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으며, 51~148㎡ 면적의 기업입주실 9개 실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 기업 사업화, 시제품 제작, 홍보 및 마케팅, 해양바이오 산업 네트워크 형성 등을 지원하여 영세한 해양바이오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기업 입주실의 월 임대료는 1㎡당 4,200원으로, 최소면적 51㎡ 기준 월 21만 원대, 최대면적 148㎡ 기준 월 62만 원대의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할 수 있다. 모집 기간은 연중 상시로, 최초 입주 기간은 3년이며 기간 종료 후 2년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에 입주한 기업에는 장비 사용료 30% 감면, 제품·소재 연구개발(R&D), 제품 생산, 마케팅, 판로개척 등 전 과정에 대한 지원사업 참여 기회가 제공된다. 서천군은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약 291억 원의 R&D 연구, 기업 사업화 지원, 국내·외 판로개척, 네트워크 형성 사업비를 확보하여 전방위적 기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국립해양바이오산업진흥원이란? 조성 초기 단계인 대한민국 서해권역, 서천 해양바이오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총괄 운영과 전국 권역별(동해권, 남해권 등) 해양바이오 클러스터의 연계 정책개발 정책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를 서천에 설립하도록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와 같이 권역별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간 경쟁체제로 지속될 경우 중복된 지원사업으로 인한 소모적인 예산 집행과, 입주기업 유치 갈등, 기술·인력·정보 공유의 부재가 발생할 수 있어 대한민국 해양바이오 산업 진흥정책의 추진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국립 해양바이오 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해 ▲대한민국 해양바이오 산업의 고도화 및 집적화 ▲권역별 특성화 정책 개발 및 소재활용 기업 유치·창업 지원 ▲융합형 전문인재 양성 지원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진흥 촉진 ▲권역별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및 네트워크 거점 운영을 통한 지역 산·학·연 동반성장 및 균형발전 이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기웅 군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바다! 이제는 바다에서 경제를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장국가산업단지의 아픈 기억을 딛고, 해양바이오산업을 장항국가산업단지에서 힘차게 키워가겠다“라고 밝혔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은 지난달 22일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에 조성한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의 개관식을 열고 힘찬 출항을 알렸다. 대한민국 중부권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행사에는 김기웅 군수, 김명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직무대리,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관계 기관 및 주민 약 150명이 참석했다. 지원센터는 영세한 해양바이오 기업의 사업화 전주기를 지원하여 대한민국 중부권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군은 1, 2차 산업 위주인 서천군의 산업구조 전환을 통한 새로운 경제성장 원동력으로, 지역균형발전의 대표 사례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총사업비 347억원이 투입돼 2개 동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199.7㎡의 규모로 건립됐다. 소재 연구·개발부터 해양바이오 기업 인큐베이팅, 인증 및 시제품 제작, 판로개척 지원, 국내·외 해양바이오 관계기관 네트워크 구축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주요 시설로는 기업 입주실 9개실, 연구실, 시제품 제작 및 생산시설, 회의실 등을 갖췄다. 특히, 소재 연구와 원료·시제품 생산 기능을 특화하기 위해 건립 사업비 중 약 90억원을 투입해 75종 115대의 최신 연구 장비와 생산장비를 구축했다. 미생물 배양, 미세조류 배양, 유전체 분석, 유용물질 분리정제, 소재·식품·화장품 시생산이 가능하며 전국 어느 기업, 기관이나 활용할 수 있다. 김기웅 군수는 “해양바이오 산업의 시작 단계인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든든하게 지원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해양 신산업으로의 산업구조 변화를 통해 많은 청년이 서천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올해로 제77주년을 맞이한 국군의 날은 국군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온 국민이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날입니다.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안전, 교실에서의 배움 또한 그들의 피와 땀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과 함께 국방경비대, 해방병단, 군사영어학교를 기반으로 육·해·공군이 창설되었고, 건국 직후의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국군은 체계를 정립하며 곧 닥친 한국전쟁에서 그 힘을 발휘했습니다. 전쟁 초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국군은 유엔군과 함께 낙동강 전선을 사수했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대반격의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국군의 날이 10월 1일로 지정된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서울을 수복한 국군이 한국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한 날이 바로 1950년 10월 1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후 중공군의 개입으로 통일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수많은 장병의 희생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굳건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국군은 세계가 인정하는 강군으로 성장했습니다. 주요 군사력 평가 기관들은 대한민국 국군을 군사력 5~6위권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방위산업 또한 첨단 기술력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우리 무기는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고, 방산 수출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힘없이 주권을 빼앗기고 원조에 의존해야 했던 지난 세기의 아픔을 떠올릴 때, 오늘의 성취는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국군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 상황 속에서 불안정한 정세에 놓여 있고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에 따른 다중 위협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지금의 국군은 단지 한반도만을 지키는 군대가 아니라 인류 공동의 안전을 위해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군대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이러한 사명을 이해하고 지지할 때 대한민국은 더욱 든든히 설 수 있습니다. 이 뜻깊은 날, 교육자로서 저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는 결코 당연히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선배 세대의 피와 땀으로 지켜낸 소중한 결실입니다. 오늘 학생들이 안전한 교실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것도 국군 장병들의 희생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군의 단결과 헌신의 정신은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도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협력과 책임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곧 국가의 미래를 든든히 세우는 길입니다. 제77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우리는 다시금 국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합니다. 낙동강 전선에서 나라를 지킨 선배 용사들부터, 국토 방위와 국제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오늘의 젊은 장병들까지, 그들의 땀과 희생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그 자체입니다 현재의 평화로운 일상은 국군의 헌신 위에 세워진 결실입니다. 국민 모두가 이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합니다. 저 또한 교육자로서 학생·학부모·교사와 함께 나라의 미래를 든든히 세워가는 또 하나의 안보, 곧 교육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국군의 희생정신을 본받아 학생들이 바른 가치관과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가도록 힘쓰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아이들은 책임 있는 시민이자 당당한 대한민국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구암 구병대 선생은 고향 시초면 신곡리(옛 龜亭里)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장마철인 듯 해질 무렵 그칠 줄 모르고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손님과 잠시 머무는 동안 조국의 국권을 빼앗긴 상황을 생각하며 당나라 고사 헛된 꿈이 되어버린 남가일몽(南柯一夢)에 빗대어 시를 남겼다. <편집자 주> ◯ 구암 丘秉大(구병대) 선생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는데 해 질 무렵에 산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서쪽 마을에서는 저녁밥을 짓는 연기와 내린 비로 물과 연기로 가득 채운 시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집에 있는 어린아이는 글을 익혀 능히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모든 손님이 참 잘한다고 칭찬하며 어여뻐 하고 있다. 구암 선생의 이루고 싶은 꿈의 자연 속의 그림과 같이 매화꽃 피고 정원에 대나무를 심고 겹쳐진 대문을 달아 놓은 집에서 살기를 꿈꾸어 왔다. 많은 비가 오는 동안 홀연 잠깐 생각해보니 뜰 앞 나무 남쪽가지 아래에서 살고 있던 개미의 보금자리가 많은 빗물에 잠겨 허물어졌을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같이 조국도 서구 열강의 외세에 국권이 상실되어 쓰러지고 있으니 그간 노력하여 이루어 놓은 노력이 헛된 일장춘몽이 되어버렸구나며 한탄하고 있다. 당(唐)나라 때 이공좌(李公佐)가 저술한 『남가기(南柯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순우분(淳于棼)이 꿈을 꾸는데, 괴안국(槐安國)으로 들어가 그 나라 공주에게 장가를 들고 남가태수(南柯太守)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린다. 후에 군사를 이끌고 전쟁에 나갔다가 패하고, 공주도 세상을 떠난다. 게다가 국왕의 시기와 의심을 받아 축출된다. 이에 이르러 꿈을 깨고 보니, 대괴안국(大槐安國)이란 뜰 앞 홰나무 아래에 있는 개미굴이고, 남가군(南柯郡)이란 홰나무 남쪽 가지 아래에 있는 다른 작은 개미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로부터 ‘남가일몽(南柯一夢)’은 한바탕 헛된 꿈 또는 헛된 즐거움에 비유되는 말로 쓰였다. <精選 龜巖遺稿 詩 중에서>
여명의 탯줄을 자르고 새벽잠에 빠진 귀뚜라미를 깨워 여행을 하고 싶다 목에 개줄 달아 앞세우고 어느 사막의 능선을 올라 장엄한 사막이 아침에 깨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막여우는 귀뚜라미를 보고 입맛을 다시며 내 뒤에 붙어 물이 없이 죽을 시간을 재겠지 방울뱀과 전갈이 우릴 기다린 댓가를 요구할 거야 그러면 지금껏 살아온 듯 돈이 없다 말 할거야 치렁치렁 일곱을 온몸에 달고 팔십 육년 막걸리 하나로 사막을 걸어가신 아버지 그리고 그 짐을 놓고 능선에서 가쁜 숨을 쉬며 말했지 없다 굽히지 말고 깡으로 살라고 방울뱀과 전갈 그리고 사막여우를 가까이하지 말라 하셨는데 정작 막걸리는 이렇다저렇다 말씀이 없으셨다 주막 없는 사막을 어이 건너 갔을까 눈물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막걸리를 마시지 않아야 하다가 막걸리를 마시다가 사막을 본다 아버지가 걸어가신 황량한 사막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