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한산모시 중심의 글로벌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를 두고 본격적인 행정력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서천군이 전국 최초로 도전하는 박람회 개최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를 세계에 알리고 이로 인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030년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군은 지난 19일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웅 군수를 비롯해 군의회 의원, 관련 부서장, 한산모시조합장 등 13명이 참석해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용역은 섬유 시장의 세계적 흐름이 천연섬유로 전환 등 섬유 산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탄소중립, ESG경영, 지속가능한 친환경소재 등 섬유 선진국(EU)의 세계적 순환경제 규제로 정부의 친환경소재 전환의 본격화로 정책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를 중심으로 세계 천연섬유 산업의 교류와 함께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 박람회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보고회에서 박람회를 통한 한산모시 산업화 및 현대화 방향이 제시됐다. 이시우 건양대학교 교수는 용역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서 전통적 가치를 유지함 동시에 현대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며 “친환경 정련 기술개발 등 이를 위한 R&D 센터 설립에 다른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에 따른 군민의 설문조사도 발표됐다. 박람회를 개최 필요성에 대해 군민 총 95.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박람회 개최 시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군민 총 97.5%가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2030 서천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 개최를 두고 국민 96.5% 찬성했으며 찬성 이유로는 한산모시의 전통과 가치를 알릴 수 있어서가 1위로 그 뒤를 이어 한산모시의 친환경적 특성과 가치 확산, 한산모시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날 보고서에는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의 필요성과 타당성, 기본구상은 물론 사후 추진 방향까지 포함됐다. 이에 군은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결과를 토대로 박람회 유치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오는 2023년 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김기웅 군수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천연섬유 가치 재조명과 한산모시 글로벌 브랜드 강화의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2030 세계 천연섬유 박람회를 한산모시 부흥과 천연섬유 산업 도약의 장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사진)가 지난 25일 지역 내 임야의 수종전환 벌채에 따른 조림 사업비 증액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김 군수는 이날 송림동화 다목적실에서 열린 민선8기 4차년도 제3차 충청남도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최근 소나무재선충병이 전 국가적인 산림재난으로 발생하여 피해가 확산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군 역시 이러한 사유로 벌채의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훼손지 복구와 건강한 산림조성을 위한 벌채 후 보조조림 사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조림 사업비 증액은 꼭 필요한 실정이지만, 현행 보조조림 사업 예산은 증가하는 벌채 규모에 따른 조림 면적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조림사업의 지연 등으로 인한 식재 품질 저하 및 산림 황폐화 우려, 나아가 산사태의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방제를 위해서는 소나무 중심의 산림에서 벗어나 참나무류, 침활혼효림 등 기후와 병해충에 강한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그렇기에 수종전환 벌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에 따르는 보조조림 사업 예산 또한 탄력적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나무재선충병은 사람으로 치면 불치병과 다름이 없는 악질적인 병으로 한 번 감염되면 치료할 방법이 없으며 100% 고사하게 되는 질병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는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조림사업의 지연, 그로 인한 식재 품질 저하 및 산림 황폐화 우려, 나아가 산사태의 위험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라고 피력했다. 군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 2015년 장항읍 옥남리에서 최초로 발생해 2021년 219본 2022년 217본 2023년 254본 2024년 511본 2025년 797본 등 총 1,998본이 감염됐다. 지역 내 가장 극심한 지역은 비인면 외 3개 읍면으로 군은 수종전환 조림을 통한 전량 벌채 및 파쇄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광지 주변 및 소규모 지역은 모두베기와 함께 예방나무 주사를 접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군은 지역 내 2개 읍을 비롯해 7개 면과 69개 리 등 총 1만3,440ha를 대상으로 소나무류 반출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산림재난대응단을 통해 병충해 예찰 및 검경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매개충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다 보니 가장 확실한 방제 방법으로 ‘수종전환 벌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월남 이상재 생가지에서 2025.10.25. 청소년 백일장/ 4컷 만화 공모/ 월남 이상재 선생 닮은꼴 찾기대회/미션게임- 독립 자금을 확보하라/ 부대 행사–기념식 문화 공연 나눔장터 모시개떡 체험 및 시식/분야별 행사를 이상재 선생 생가지에서 치르는 내내 한산이 자랑스럽고 서천에 사는 것이 좋다. 그 위에 공금란 대표가 있다. 이상재 선생의 언론인, 종교인, 사회 교육자, 닮은 점이 많아 그러하다 잘 자라준 초, 중, 고 학생들의 시 낭송과 시상식을 치르며 ‘도로시’라는 미국의 교육 학자가 남긴 유명한 시가 생각났다. 만일 아이가 나무람 속에서 자라면 비난을 배웁니다/ 아이가 적개심 속에서 자라면 싸움을/ 비웃음 속에서 자라면 부끄러움을/ 관대함 속에서 자라면 신뢰를/격려 속에서 자라면 고마움을/ 공평함 속에서 자라면 정의를/인정 속에서 자라면 자신을 좋아하는/ 받아들임과 우정 속에서 자라면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끊임없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가 낳은 조상 중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룩하신 역사적 인물들을 배우고 그들의 애국심과 남다른 인격을 본받는 것이다. 새삼 필자는 이상재 선생의 생가와 종지 교회와 마을을 기록하며 이상재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얻게 되었다. 기록을 공부하던 중에 나는 한산 종지 교회를 기록하게 되었다. ‘종지 교회 그리고 나’ 아카이브 중 전형옥/격자 속에 웅크리고 있던 어둠/ 여명 속에 깨어난다./ 이상재 생가와 이웃/ 언덕 위 공간이 모세 터를 품는다/ 먼지와 부정함 씻어버리려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을 옮길 때/ 내 사랑하는 딸들아/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너는 신을 벗어라. (출애굽 3장 5절)/무거운 신을 벗고 달려라/ 동쪽 새터 한산에 이르러/ 모시풀에 불을 붙였으나/그 푸르름에 불은 붙지 않아/검게 그을림 일지라도 다시 일어나라/ 딸아, 내가 도와줄게/ 너의 앞선 상념/다 이루도록/ 모두를 사랑한다.
높은 빌딩, 그 가장 높은 끝에서 여름을 떠나보내는 매미의 울음이 바람 속에 가늘게 흩어진다 저 매미는 외로움을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토해내고 있다 이 여름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아니, 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깊어서일 것이다 제 짝을 찾지 못한 채 못내 아쉬움 품은 목청이 오늘따라 더 절절하다 구애의 소리 속에 스며 있는 노총각 매미의 처량한 생을 보라 그 울음의 마지막 고개를 넘을 즈음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도시의 유리창을 타고 스며들고 햇살은 빛을 덜어내어 하늘을 한층 멀게 한다 구름 그림자는 골목을 길게 끌며 발끝에까지 내려와 머물고 가을은 아직 문턱에 있으나 그 그림자는 이미 내 마음 깊숙이 내려와 여름의 뜨거운 숨결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지우고 있었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가 지난 17일 금강하구 해수 유통을 지지, ‘하구 복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 군수는 이날 군청 대회의실에서 공직자 대상으로 열린 특강을 통해 “해수 유통은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서천의 경제, 산업 등 미래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과제이고 이는 서천이 제자리를 되찾을 역사적 기회이자 미래 성장의 핵심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금강하구가 단순한 수질 관리 차원이 아니라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북방파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실질적 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서천의 미래를 전 공직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열어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강하구 부분 유통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하구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상시 유통의 타당성과 과학적 검증이 이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며 “금강하구가 단순한 수질 관리 차원이 아니라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북방파제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실질적 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군수는 환경부의 금강하구 복원 협의체 운영 관련 3가지 사항을 건의했다. 그는 환경부에 제출한 해수유통 연구용역 관련 건의문을 통해 ▲서천방향 해수 유통시설(갑문) 신설 검토 ▲상시유통의 타당성 및 과학적 검증 추진 ▲환경부 금강하구 복원 협의체 내 서천군 참여 보장 등을 적극적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군수는 “첫째, 서천 방향 해수 유통시설 설치는 서천갯벌 수리 불균형 해소와 홍수 예방의 핵심과제이고, 둘째, 금강하구 생태복원 방안 용역 과업은 상시 유통에 대한 타당성과 과학적 검증을 포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부분 방류와 부분 유통으로는 근본적인 자연성 회복이 불가하며 향후 10년, 100년을 내다 본 상시 유통 모델 검토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경부 거버넌스 협의체에 서천군 참여 보장은 현재 환경부에서 구성한 거버넌스 협의체는 광역 중심으로, 금강 유역 기초지자체의 참여가 제외된 상태이다”라며 “금강하구 정책의 현장성과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천군과 군산시 등 금강 유역 기초지자체의 공식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4년 금강하굿둑 가동 이후 서천의 갯벌과 어장이 축소되며 지역경제가 위축된 ‘잃어버린 30년’을 보냈다”라며, “어업, 항만, 산업과 같은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서천의 장기적 과제인 해수 유통을 단순한 개방이 아니라,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으로 실현해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어느 한 기관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는 것으로, 국회가 ‘하구 복원 특별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 환경부는 해수 유통시설과 상시 유통 방안을 연구하고, 서천군이 금강 유역 지자체와 함께 특별법 촉구와 인식 확산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면, 마침내 금강하구는 열리고, 서천의 미래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서천의 미래는 금강을 넘어 하구 갯벌의 자연성 회복이며, 이는 지역의 든든한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며 “과거의 판단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변화된 여건을 바탕으로 금강하구 복원의 방향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13일 금강하구생태복원 추진단이 서천군의 환경부 건의문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서천군은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금강하구 복원이라는 대원칙에서는 추진단과 목표를 같이한다”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생명의 탄생을 귀가 빠졌다는 것으로 상징화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다. 과문한 탓에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표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선조들은 출생의 타이밍을 귀가 빠져나온 시점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출산 과정에서 귀가 빠져나올 무렵은 태아의 신체 대부분이 아직은 모체 안에 있을 때이므로, 따지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를 두고 정확한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즈음의 법률적 해석에 따르면 모체와 태아가 분리되는 시점을 출생의 시기로 보는 것이 통설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왜 옛사람들은 귀빠짐을 출생으로 간주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급한 성격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옛 분들은 우리보다 훨씬 여유롭고 너그러운 사고체계를 가졌기에 귀가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생명의 탄생을 인정한 것이 아닐까? 바깥세상의 온갖 소리가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에, 그 생명을 인격체로 대해주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귀빠진 날’이라는 발상에 함축되어 있다. 옛사람의 인본적 사고(思考)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귀가 빠지기 훨씬 이전, 그러니까 모체가 수태할 때부터 우리 민족은 나이를 먹는다. 그리하여 태어나자마자 1살로 인정된다. 이처럼 기막히게 근사한 관점은 생명의 존엄함을 웅변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거기에는 임신중절 따위의 파괴적인 인명 경시 발상은 발붙일 곳조차 없다. 서양식 나이 계산법과 비교하여 합리적이지 않다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식과 문화의 차이일 뿐이라고 믿으며 나는 이를 자랑스레 생각한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태아의 귀가 빠져나오는 순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되고, 하나의 운명이 부여되며 하나의 영혼이 결합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출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분신과 첫 만남을 한다. 기대와 기쁨과 탄식이 교차한다. 생명의 위대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고통은 기쁨을 증폭시킨다. 9달의 수태 기간과 출산에 따르는 고통이 없다면 새 생명의 탄생은 일상적인 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오랜 준비와 마지막 피날레가 있기에 ‘귀빠진 날’의 새 생명은 축복의 대상이 된다. 최근 며늘아기가 둘째 아이를 낳았다. 가족의 탄생은 내 삶의 영역이 확대됨을 뜻한다. 아기는 세상의 일부를 갖게 되고 그것은 나와 연결된다.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가 하나 더 늘어나며 나는 가만있어도 부자가 되었다. 제 언니와 판박이인 아기의 태명은 출생 전부터 ‘티끌이’로 지어졌다. 태어나보니 이름과는 달리 덩치는 제법 있다. 아직 너무 어려서 울기만 하지만 제법 목을 가누려고 한다. 귀가 빠졌을 때의 아픔과 충격은 벌써 다 잊은 듯하다. 귀빠짐을 축하하기 위해 삼신할머니는 잊지 않고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찍어 주셨다. 최근에는 이러한 귀빠짐의 형태에도 변화의 물결이 나타나고 있다. 역술가가 점지해 주는 사주를 받아서 지정된 일시에 제왕절개를 시행하여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특정시간대에 수술예약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자녀에게 좋은 사주를 맞춤하여 인생에 축복을 주려는 부모 심정을 어찌 탓하련만, 인간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신의 영역에 속하던 출생의 신비를 인간의 손재주로 훼손시키는 것 같아서 찜찜하기만 하다. 아마도 출생일시로 운명을 판단하게 된 근거는, 인간의 출생이 자연의 섭리나 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이를 통해 그 섭리나 의지를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출생일시가 인간의 손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된다면 거기에 신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한정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그 출생일시에서 운명의 그림자를 읽어낼 수는 없게 된다. 의학의 발달로 많은 어머니와 태아가 제왕절개술의 혜택을 받아 건강한 출산을 하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불필요한 제왕절개를 남발하여 자연의 섭리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게 느껴진다. 머지않아 ‘귀빠진 날’이라는 상징은 사라지고 ‘통째로 빠진 날’ 또는 ‘엄마 배 짼 날’이라는 무식하고 살벌한 표현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왜 이렇게 메말라만 가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나의 ‘귀빠짐’이 자랑스럽다. 먼저 태어난 귀로 세상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나중 태어난 입으로 조금만 말하련다. ‘귀빠짐’으로 아픔을 드린 어머님께 감사드리며, 내 아이들에게도 ‘귀빠짐’의 순수한 가르침을 계승시키고 싶다. 귀빠진 날 만세!!!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이 60세 이상 군민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을 본격 추진한다. 군은 환절기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시기를 맞아, 총사업비 6억 4,750만 원을 투입, 12월 1일부터는 60세 이상 군민까지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보건소에 따르면 이번 확대 조치는 인구 고령화로 대상포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발병 후 합병증으로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저하하고 있어 고령층의 면역력 강화와 건강한 노후 지원,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접종 비용의 부담으로 접종률이 저조한 실정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기웅 군수는 올해 초 군민과의 대회에서 한 주민이 건의한 무료 접종 확대를 두고 고심 끝에 결정,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해 시행하게 된 것이란게 군의 설명이다. 현재 서천 지역의 60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총 2만5,324명으로 이 중 17,970명이 접종을 완료, 접종률 약 60%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접종자는 7,358명으로 약 40%로 나타났다. 예방접종은 서천군에 주소를 둔 60세 이상 군민 중 기존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군민을 대상으로 하며 대상포진 1회 접종을 지원한다. 접종비는 군에서 일부를 지원하며 본인 부담금은 19,610원이다. 접종은 오는 11월 17일부터 보건소 및 관내 지정 위탁기관 7곳에서 가능하며 지정 위탁기관은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병원 명단 확인할 수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되며, 한 번 접종을 완료하면 추가접종은 필요하지 않다. 또한,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과 수포, 신경통 및 감각 이상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은 발병률이 높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 김기웅 군수는 “그동안 우리 군은 60세 이상 취약계층(수급자·차상위계층)만 대상포진 접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반 고령층의 접종 수요 충족에는 한계가 있어 지원하는 것으로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효과적인 예방접종 기회를 적극 활용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준비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제 몸을 뒤집는 강물은 완강했다 찰랑거렸거나 차갑거나 단단했던 밀어를 계곡 밑으로 흘러보낸 지난여름 숲은 초록빛 뿌리의 연서를 바람에 실려 보냈으나 강물은 마침표도 없이 깊어졌다 행과 연의 문장들이 물결을 일으켜 연서는 젤리처럼 부드러워졌고 누군가 던진 돌에 파문의 집을 짓기도 하는 하류의 강물은 짐긴 지퍼의 견고함을 기억하고 싶어 세상에 연서를 뚸워 보내는 것이다 흘러야하고 쓰여 져야 하는 시대의 무성한 물줄기의 물음을 강은 펼쳐 놓았으므로 어둠에 구멍을 뚫은 별들이 쏟아질 때 밤의 시간은 휴식으로 유폐됐을 것 강물은 바다에 이르러 익어갈 것이라고 온 몸으로 다독이는 아침은 윤슬로 수천(水川)의 귀를 열어 강물의 문장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기억해야할 시대의 낮은 소리를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김기웅 서천군수 지난 10일 서천 연근해에서 조성된 김 양식 ‘황백화 현상’으로 비상 걸린 양식장을 방문, 해당 부서에 양식 어가들의 빠른 지원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 군수는 이날 선박을 이용해 서면 지역에 조성된 김 양식장 점검 자리에서 “물김 양식의 정상화를 위해 영양제 보급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고, 해역별 생육 상황을 세밀히 모니터링해 고품질 김 생산을 차질이 없도록 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황백화 현상을 우려하는 김 양식 어민들과 간담회를 통해 김 양식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당 부서에 어가들의 건의 사항을 검토해 해결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총 3,331ha 해역에 약 6만 책의 김 양식장을 설치해 본격 출하를 준비해왔으나, 1회조 채취 이전부터 마서면·비인면·서면 일대에서 황백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마서면 및 서면 지역 김 양식장은 지난 4일 김 포자 발아 상태가 불량하고 일부 포자는 탈락했으며 포자 발아 후 김 엽체 색택 변색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 소득원인 물김 양식장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황백화 현상’이 확인되며 어민들의 우려가 커졌다. 황백화는 김의 색택이 누렇게 변하며 생산성과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으로, 양식해역의 질소 등 영양염 농도가 생육에 필요한 수준보다 낮을 때 주로 나타난다. 이는 올가을 지속된 고수온과 가을장마로 인해 영양염 결핍이 가중된 것이 원인으로 군은 지목하고 있다. 군이 바닷물 수질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 해당 바닷물 용존무기질소 기준값(0.070mg/L 이상)이 비해 이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군은 김 황백화 대응 관계자 대책 회의(수협, 어촌계 등 어업권자)를 열고 김 양식 어가들의 요구사항 적극적으로 수용(영양물질 추가지원)하는 등 해당 어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 김 군수는 “영양물질 사용 수요조사를 마친 후 황백화 피해 대응 지원계획 수립하라”라고 주문하면서 “충남도에 김 양식장 황백화 대응 지원 건의하고 예비비 배정 및 성립 전 예산 사용 승인을 위해 신속한 행정력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천군은 지난 11일 황백화 현상이 있는 김 양식장을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한 결과, 지난 4일 점검 때와 달리 김 포자의 생육 상태가 10% 이상 호전된 상태를 보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때 이른 황백화 현상으로 울상이던 김 양식 어가들도 저마다 김 양식 발에서 발아 후 생육 상태가 호전되는 상황을 확인하면서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에 군은 해역별 황백화 심화 정도와 양식장 규모를 반영한 김 영양제 수요를 긴급 조사하고, 그 결과를 충남도에 건의해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적으로 가을은 참 버겁습니다. 따뜻함이 채 식기도 전에 차가워집니다. 차라리 쌀쌀함이라도 느낄 틈이 있으면 덜할 텐데, 그럴 새도 없이 추워져 버리는 모양새가 쌀쌀맞기까지 합니다. 찰나에 불과한 정오의 볕을 내어줄 뿐, 냉기와 맞부딪혀야 하는 가을이 버겁습니다. 그럼에도 가을이 싫지 않은 이유는, 그 버거움을 마땅히 견뎌낼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꽃을 버림으로써 열매를 맺는 나무들의 고결함이, 바로 그 이유를 대신 증명해 보입니다. 조막만 한 노란 꽃잎 대신 소담하게 맺히는 감이라든가, 매끄러운 하얀 꽃잎 대신 화사하게 맺히는 사과라든가. 포슬한 노란 꽃줄기 대신 은은하게 맺히는 은행이라든가, 갸름한 하얀 꽃줄기 대신 그윽하게 맺히는 밤이라든가. 꽃을 잊고서 열매를 잇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고 있자면, 이 계절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장날에 늘어선 좌판 위는 이미 가을로 물들었습니다. 주홍색 감 한 알은 홍시이며, 선홍색 사과 한 알은 홍옥입니다. 엷은 봉투 안에는 연둣빛을 내는 수십 개의 은행알이, 노란 바구니 안에는 고동빛을 내는 수십 개의 밤송이가 가득합니다. 서늘함에 두껍게 옷을 껴입기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서, 탐스럽게 일렁이는 가을빛에 샘이 납니다. 서늘한 가을이 사람들의 생기마저 앗아간 건 아닌지, 문득 심술을 부립니다. 좌판 뒤에 늘어진 나뭇자락들은 열매를 내어주고도, 겨우 가진 몇 개의 잎들마저 좌판 앞에 쏟아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잎들을 바라보며 가을에 물들어갑니다. 나무가 흩뿌린 빛깔들은 손차양에 한동안 가려지지 않다가, 이윽고 손차양 위로 내려앉습니다. 그 덕에 생기 잃은 얼굴은 붉게 물듭니다. 손 위의 빨간 잎 탓인지 숭고한 나무의 자세에 부끄러워진 탓인지는 알 턱이 없습니다. 결국 가을빛을 한데 모아 주방에 가지런히 놓아둡니다. 부엌 창으로 드는 석양조차, 그 빛 앞에서 산산이 무너지고 맙니다. 버들가지 채반 위에는 주홍빛 홍시가 나란히 자리합니다. 이 부드러운 홍시는 얼마간의 볕을 쪼일 것입니다. 몇 번이고 볕은 홍시를 두드리고, 매만지고 끝내 그 속으로 깊이 스며듭니다. 가을 정오의 태양은 모두 홍시 안에 든 채로, 조용히 물러갑니다. 한때 노랗고 여린 잎들을 지키던 네 장의 꽃받침은, 홍시가 익어가는 동안 서서히 말라갑니다. 마른 네 장의 꽃받침은 이제 말캉해진 홍시를 괴고 있습니다. 찬물에 베이킹소다를 풀어 사과를 닦습니다. 잗다랗고 하얀 꽃이 진 자리에, 이토록 커다랗고 붉은 폐과 하나가 열리기까지 몇 잎의 바람을 맞았을지, 울퉁불퉁하고 두터운 나무 기둥을 떠올립니다. 그 기둥이 이고 있던 것은 얇은 가지와 가벼운 이파리, 작은 꽃과 알찬 열매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짊어진 건 생의 무게였습니다. 사과를 얇게 썰어두고, 팬에 버터를 녹입니다. 고소한 향이 퍼질 무렵, 팬에 사과를 몽땅 올려둡니다. 은은하게 익혀가며 소금 한 꼬집과 메이플시럽, 시나몬 파우더를 넣습니다. 고루 섞어가다 보면, 창에 김이 서립니다. 둥그스름하고 뽀얀 은행알을 골라냅니다. 엷은 봉투를 열면 고릿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그 냄새를 2억 년의 시간이 빚은 향이라 생각해 봅니다. 인생(人生)이 그러하듯 목생(木生)도 전생을 놓고 보면 은은하거나 유순하기보다, 퀴퀴하고 텁텁했을 텝니다. 간혹 누르스름한 껍데기가 묻어 있는 은행알은 반질반질 닦아냅니다. 옥구슬을 굴리듯, 가제 수건으로 2억 년의 시간을 닦아내는 것입니다. 비슷한 모양의, 비슷한 크기의 은행을 골라 꼬치에 알알이 끼워줍니다. 그리고는 소금을 솔솔 뿌려가며 구워줍니다. 2억 년의 세월을 품은 은행알도 이렇게 쉬이 익어가는데, 고작 백 년 남짓한 인생쯤이야 그리 버거울 리 없습니다. 소금물에 담가둔 밤을 건져내 하염없이 밤껍질을 벗겨냅니다. 보늬만 남겨낸 밤, 몇 개는 영글어 단단하고, 또 몇 개는 야위어 주름졌습니다.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밤을 하루 꼬박 담가 떫은맛을 빼냅니다. 그리고 서너 차례 뜨거운 물에 삶았다가 차가운 물에 식히기를 반복하며, 남은 잔털과 굵은 심지를 제거합니다. 하나하나의 밤은 손끝에 꽤 오래 머뭅니다. 정성은 언제나 손끝보다 먼저, 시간의 곁을 맴돕니다. 물과 흑설탕, 럼주를 넣고 밤을 푹 졸입니다. 졸아드는 냄비 속에서 가을이 서서히 눌어붙습니다. 차갑고 서늘하며, 뾰족하고 메마른 것에 정성을 들이면, 따뜻하고 다정하며, 찬찬하고 노긋한 답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나는 가을에 묻습니다. 냄비는 끓어오르고, 집은 달큰히 물듭니다. 가을빛은 이제, 바람에도 바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 부르며 가벼운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음을 나누는 일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11월 11일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7년부터 지정된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입니다. 이날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식량 안보, 그리고 농업인의 노고를 기리고자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므로 11월 11일의 진정한 주인은 농업과 농업인입니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지정된 데에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흙(土)’자를 파자하면 ‘十一’이 되고, 또한 이 시기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대지와 땀, 기다림과 감사가 응축된 날이 바로 ‘농업인의 날’입니다. 우리 고장 충청남도는 예로부터 곡창 지대가 넓게 분포한 지역입니다. 논산·부여·서천 금강 유역과 당진·아산의 서해안 평야, 그리고 최근 서산·홍성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스마트팜 산업까지, 충남은 전통농업과 미래농업이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을 지키는 기반이자 미래의 성장산업입니다. 세계는 지금 식량 위기와 기후 위기로 새로운 불확실성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국가들은 식량 가격 급등으로 경제와 사회 전반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농업인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국가의 뿌리를 지키는 생명 관리자이자 보호자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농업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농업인들은 생태·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토양을 다루는 기술자이며,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경영가입니다. 또한 농촌은 우리가 잃어버린 쉼, 희망, 자연,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주는 공간입니다. 고향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처럼, 농촌은 도시의 삶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뿌리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농업이 생명을 지키는 근본 산업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농촌과 도시가 서로 연결된 공동체임을 알려야 합니다. 이때 농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 산업입니다. • 스마트팜과 데이터농업 • 드론 기반 농업 기술 • AI·IoT 융합형 생태 농업 • 기후 대응형 지속가능 농업 이는 앞으로 청년들이 꿈꿀 새로운 진로이기도 합니다. 농업을 배운 학생은 기술과 자연, 사람과 공동체를 함께 이해하는 미래형 인재입니다. 무엇보다 농업의 과정에는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 씨앗을 심고 생명을 돌보며 기다리고 수확하는 시간 속에서 학생들은 인내·책임·감사·연대를 배웁니다. 결국 풍요란 눈에 보이는 양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고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마음에서 오는 법입니다. 농업은 생명 교육이며, 자연 교육이자, 공동체 교육입니다. 충남의 학생들이 농업을 통해 생명 존중과 미래 준비의 가치를 배워가길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농업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우리 학생들에게 올곧이 전하며, 땅에서 배우는 교육이 충남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남의 모든 농업인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려오면 부지런한 아낙네들 바쁜 손을 움직이며 들썩인다 여리여리하니 작은 모종들 두 개, 세 개씩 나뉘어 고랑 밭에 심어지고, 하늘이 심술부릴세라 굽어진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밭고랑에 입맞춤을 한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바구니에 모종들은 얼굴을 내밀고 어서 나를 데려가라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른다 넓은 밭이 조금씩 조금씩 초록의 물결로 들어차면 시원한 빗줄기 한 바가지 힘차게 뿌려 주기 기다리며 하늘 한 번, 땅 한번 병아리 고개짓이 남사당패 상모 돌리듯 한다 여린 잎들이 가득한 밭에는 고라니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뛰어다니고 고라니를 쫓는 강아지 소리 비 내리는 고랑 밭은 어느새 새싹들의 아우성에 나뒹굴며 아낙네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집중호우 때마다 하천 수위 상승, 하수관로 통수능 부족, 해수위 상승 등이 겹치며 생활권 침수가 반복되었던 충남 서천군 장항읍의 상습 침수가 해결된다. 서천군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년도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에 장항읍이 최종 선정됐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로써 장항읍 솔리천 배수구역 일원 약 2.73㎢에 총사업비 647억 원이 투입돼 상습 침수 문제가 본격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하수도 정비 사업 관련 군의 역대 최고 국비 확보의 성과로 평가된다. 군에 따르면 장항읍은 그동안 집중호우 때 하천 수위 상승, 하수관로 통수능 부족, 해수위 상승 등이 겹치며 생활권 침수가 반복돼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은 지난 8월 공모를 신청해 장항읍 상습 침수 현장 조사와 발표 심사를 거쳐 중점관리지역 지정을 끌어내는 쾌거를 올린 것이다. 대상지는 현재 우수저류시설과 게이트 펌프장 3개소가 있으나, 이상기후로 강우강도가 커지면서 최근까지 침수가 상습적으로 발생해 추가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이에 따라 군은 하수관로 14.4km 교체·신설과 수문 일체형 빗물펌프장 1개소(처리용량 100㎥/min)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26년 하수도 정비대책 수립용역과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재원은 국비 60%, 도비 12%, 군비 28%로 조달된다. 사업 완료 시 ‘50년 빈도(시간당 84㎜)’의 집중호우에도 침수 피해를 해소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와 주거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등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군은 설명했다. 특히 관로 정비와 펌프장 신설을 통해 자연유하가 어려운 해안방류 구간을 유역 분리·강제 배수 체계로 전환, 구조적으로 침수 원인을 차단할 방침이다. 김기웅 군수는 “장항읍 일원의 오랜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군민 안전과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해 사업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천군은 이번 지정을 통해 2012년 이후 단계적으로 구축해 온 우수저류시설·게이트 펌프 등 기존 설비를 보완하고, 방재 성능 목표(시간당 84㎜)에 맞춘 관로 용량 확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강우에 대응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충남 서천군 ‘종천 부또막 축제’가 타켓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면서 대박을 냈다. 부또막 축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언규/사진)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종천면 산천리 공영주차장에서 ‘제2회 종천 ‘부또막 축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신언규 위원장은 sbn서해신문과 축제장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작년보다 4,000여 명이 더 많은 1만여 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방문해 가뜩이나 비좁은 행사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올해 축제가 대박을 낸 비결에 대해 신 위원장은 “서천군에서 개최한 파크골프 대회 참가자들과 충남도지사배 등산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주요 표적으로 삼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진위 회의를 통해 ‘부또막 축제’라는 상품을 관광객들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축제 운영방식, 방문객들의 선호도 조사, 축제 운영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 지역 농산품의 상품화 계획 등을 수립해 추진한 것이 올해 축제와 딱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축제의 꽃 ‘쪽파’와 ‘막걸리’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라며 “축제장을 떠날 때 한 손에는 쪽파김치와 쪽파를 또 한 손에는 막걸리 빚기에서 얻은 막걸리 통을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sbn서해신문 취재진이 바라본 축제장의 모습은 종천면 부녀회원들이 현장에서 버무린 쪽파김치와 종천 막걸리 체험 부스에 방문객들이 긴 줄을 이어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축제장은 온통 북새통을 이뤘다. 또한, 축제 운영되는 중간중간에 진행된 종천산(産) 쪽파 깜짝 경매, 쪽파김치 담그기·막걸리 빚기 체험은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특히 축제장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성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신 위원장은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현장 동선을 정비하고 먹거리·그늘막을 확충한 것이 아주 큰 효과를 거뒀다”라며 “종천 특산품 쪽파와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는 관광객들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고 쪽파 재배 농가의 생산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시키는 것으로, 다른 마을 축제와 달리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해 축제에도 아쉬움이 보였다. 그는 “축제장이 협소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한계치를 보였고 올해 쪽파 가격대가 높고 출하량이 적어 관광객의 수요를 맞추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내년에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더 많은 관광객이 지역특산품인 ‘쪽파’ 이외에 다양한 농산물 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천군 종천면의 대표 특산품인 ‘쪽파’는 항산화·피로 회복·감기 예방 등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최근 고기 위주의 식단에서 느끼함을 해소하는 식자재로 식도락으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해마다 농업인 300명 가까이 농작업 중 사망한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농기계 사고나 과수원 가지치기 및 과일 수확 중 추락, 농약 살포 중 중독, 농업창고 화재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농업인 재해 이자만, 이는 산업재해 통계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국회 농해수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24년 농작업 중 재해로 사망한 농업인은 297명이었다. 사망만인율(1만 명당 1명 비율)은 2.99명이다. 이는 전체 산업재해 사망만인율 0.98명의 3배에 달한다. 농업인의 사망을 연도별로 볼 때 2021년 232명을 비롯해 2022년 253명, 2023년 276명, 2024년 297명이 숨졌고, 2025년 상반기에만 벌써 127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년간 총 1,185명이 농작업 중 사망한 셈이다. 여기에 비사망 재해를 포함한 전체 재해자 규모도 훨씬 크다. 농작업 중 사고로 중경상을 입어 보험금을 받은 농업인이 매년 5만 명을 훌쩍 넘는다. 구체적으로 2021년에 5만 2,774명을 비롯해 2022년 5만 2,386명, 2023년 5만 7,776명, 2024년 만 852명이며, 올 상반기에는 2만 5,737명이었다. 하지만 정부(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통계는 산재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이어서, 농업인 사망자가 극히 일부만 집계된다. 산재보험은 농업법인이거나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일 경우에만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있다. 문제는 대부분 자영농인 농업인은 산재보험 적용에서 제외된다. 농작업 중 재해로 숨지거나 다친 농업인 통계는 농업인 안전 보험 지급 건수로 확인이 가능하다. 농업인 안전 보험 지급 건수를 2024년 산재 통계상 농업 사망자는 15명에 불과하나, 같은 기간 농업인 안전 보험에 의하면 농업인 사망자 297명이다. 무려 20배 차이다. 그런데도 농업인 안전 보험에서의 재해자 수치 역시 농업인 재해의 일부분만 반영되어 있다. 농업인 안전 보험의 가입률이 지난 4년간 평균 66%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농업인 재해는 더 건수도 많다. 농업인 안전 재해예방 관련 법·제도 강화를 비롯해 농업인 사망재해에 대한 국가 공식통계 생산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