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울] 신경용 대기자 = 바티칸을 방문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공식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정상화화시켜, 임기말 남북대화의 돌파구가를 찾기 위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하는 자리에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어 "한국인들이 (교황의 방북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다음에 꼭 한반도에서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길 바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교황청 방문 때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안했었다.
그때는 교황이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밝혔으나 방북이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만남을 떠올리며 "지난 방문 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 줬다"고 했다.
그러자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교황에게 폐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십자가인 '평화의 십자가'와 그 제작과정을 담은 이동식디스크(USB)를 기념으로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 한국인들에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님이 코로나 격리로 오늘 만남을 갖지 못했다. 대통령님께 애정을 담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라며 "신임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도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기념패,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텅 빈 광장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고 인사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설적으로 그때만큼 많은 광장이 꽉 찬 적이 없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도 면담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