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나는 법률을 어길 수 없다.’고 하면서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그의 제자 플라톤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재판관은 젊어서는 안 된다. 판사는 자기의 이성의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악의 본질을 오랫동안 관찰함으로써 그 악을 배워 알아야 한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음을 진심으로 행운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 없는 세상이나, 사람이 법을 대신해 나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음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회를 ‘법치주의’ 사회라고 말한다. 세상에 법은 너무도 많다. 종류도 많고 내용도 많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나라가 부패해질수록 법률은 많아진다’고 했지만, 악법도 무법보다는 나을 것이다. 법에도 계급이 있다. 계급이 높은 법을 상위법이라 하고, 낮은 법을 하위법이라고 한다. 헌법, 법률, 명령등이라는 계급이 이런 것이지만, 법의 계급은 매우 엄격해서 하위법은 상위법을 절대 거역해서 적용되지 못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법은 만들어지는 것도 계급에 따라 질서가 있다. 명령은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이 만든다. 법률은 국회가 만든다.
제 75주년을 맞은 광복절 아침입니다.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해방의 희망을 놓지 않고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애국선열들께 온 국민과 함께 머리 숙여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아직도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하고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과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방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폐허와 가난을 극복하고 60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조국을 위해 몸 바치신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은 바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일구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아직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연일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우리 국민의 혈세 180억 원이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고 군사 위협까지 불사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또한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계속해서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며 최근에는 수출규제를 통해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진정한 주권국가로서 동북아 안정, 나아가 국제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 보기를 촉구합니다. 세
국경일에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지만, 8월15일 광복절에 거는 태극기는 특히 깊은 감회가 서린다. 태극기를 지니고 있다는 자체가 죄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이다. 해방이 되던 날, 피에 절은 찢어진 태극기를 꺼내 들어 흔들며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가슴이 벅찼을까.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첫 소절부터 감동적이다. 우리 조국의 땅을 ‘만져보자’고 했다. 바닷물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고 했다. 목숨을 바쳐 조국의 광복을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들. 태극기를 흔들며 이 나라를 길이길이 지킬 것을 다짐했다. 태극기를 누가 처음 만들었나는 정확하게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두 가지 설이 있을 뿐이다. 1883년, 일본에 제3차 수신사 파견시 박영효가 처음 만들었다는 설과, 그보다 1년 전인 1882년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 당시 이응준이 김홍집내각 총리의 명을 받아 만들었다는 설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정말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미국, 러시아, 청, 일본이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면서 자
우리는 지금 수많은 재앙과 재난을 맞아 전례 없는 삶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화와 디지털화로 인한 문제, 불평등, 분쟁과 테러, 북한 핵 위협, 한국 사회의 민주적 위기, 집권세력의 국민분열정책, 무지한 경제정책의 파산과 그로 인한 국민적 불신, 코로나19 대유행,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자연재해 등이 하루가 멀다고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존의 모든 법과 제도, 관습과 규범이 깨지고 있고, 위선과 거짓과 조작이 진실을 덮어 버리는 위장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기막힌 재난의 현실과 현장은 가릴 수 없다.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이 사상 초유의 물 폭탄을 맞고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며 망연자실한 수해 주민들의 절망과 애통함에 온 나라가 침잠해 있다.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수마(水魔)에 나도 같이 휩쓸려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는 수해 주민의 절규가 끊임없이 귓가를 맴돈다. 이 재난의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수해재난대책을 국가의 최상위정책으로 선택하고 국가에너지를 이곳에 집중해야 한다. 국가, 정치지도자,
‘조짐(兆朕)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보이는 수상스런 신호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조짐’의 어원은 항해하는 ‘배의 옆구리에 생긴 가느다란 금’을 뜻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옆구리에 작은 금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에 보일 듯 말 듯 가는 금이라서, 어떤 선장은 ‘설마 저 금이 어떻게 되겠나’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니 저 금이 점점 벌어지면 큰일 날 것이다’라고 겁먹는 태도를 보이는 선장도 있을 것이고, 아예 그런 금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항해에 임하는 선장도 있을 것이다. 조짐이 있는 그런 배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조짐을 보인 배의 운명을 명확하게 알 길은 없을 것이다. 무심코 넘겼지만, 다행히 별일 없이 항해를 마치는 배고 있을 거고, 조짐이 점점 커져 바다 한가운데에서 침몰해 버린 배도 있을 것이다. 장차 큰 우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철저하게 틈을 메꾼 선장 덕분에 무사항해를 마친 배도 있을 것이다. 조짐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선장의 판단력과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곧 모든 선원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다. 그래서 조짐의
안녕하십니까? 세종세무서장 염경윤입니다. 납세자에게 제도에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 최소화를 위해 전 사회적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간이지급명세서 제출과 관련하여 안내 말씀을 드립니다.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제도는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적기에 파악하여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기 위한 제도로 2019년에 도입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근로소득(일용근로소득 제외) 또는 사업소득을 지급한 사업자분들께서는 7월 31일까지 간이지급명세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간이지급명세서는 기존의 연말정산 지급명세서 등과는 별도로 제출하는 것으로 연말정산 지급명세서는 종전과 동일하게 제출하여야 합니다. 기한내 제출하지 않으시거나 제출하신 금액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가산세가 부과됩니다. 세종세무서 법인팀로 문의하시면 친절하게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일(7월17일)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 7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948년 건국의 주역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기본요소로 하는 헌법을 제정했고, 이를 근간으로 대한민국은 60여년 만에 놀라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습니다. 우리 헌법은 제헌헌법 이후 총 9차례의 개정을 거쳤지만, 오직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라는 가치만큼은 오늘까지 지켜 왔습니다.하지만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기본요소로 하는 헌법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정권 초기부터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반(反)헌법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먼저,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민주주의의 사상적 기초로서 국민주권주의(國民主權主義)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권력은 전체 국민의 정당성에 기반하여 성립되고 기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현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지적하고, 또는 ‘사회주의 정권’이라고도 비난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독재정치 연구 권
구한말 우리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일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일이다. 살인마 일본 낭인(무뢰배)을 도운 이는 다름 아닌 조선인 우범선이다. 그는 황궁을 지키는 별기군 대대장이었다. 황궁수비대장이 적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이다. 이후 그는 보복이 두려워 일본으로 망명, 일본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들도 낳는다. 우범선은 아들이 여섯 살 되던 해 조선인 자객 (고영근) 에게 피살된다. 그의 아들은 고된 찌든 생활고 속에서도 어머니의 헌신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농림성에 취직을 한다. 아들은 그러나 창씨개명과 일본 국적 취득을 반대하다 결국 사표를 내고 도키이 종묘회사의 농장장으로 직장을 옮긴다. 해방 뒤 일본에서 채소나 과일의 종자를 수입해오던 이승만 정부는 우범선의 아들이 육종학(종자개발) 전문가임을 알고 그를 귀국시켰다. 반일감정이 지워지지 않은 그때, 곳곳에서 반대가 극심했다. 하지만 농업학회가 주선해, 그는 처자식 및 어머니와 생이별을 하고 홀로 귀국해 한국농업과학연구소 소장에 취임한다. 그 뒤 제주도 감귤, 강원도 감자, 병충해에 강한 무와 배추의 종자를 개발해 한국 농업의 선구자가 됐다. 아래 밑둥은 무, 이파리는 배추인 ‘무배추’를 육종한 이도 그다. 정부에서
대전에 어느 총선 예비후보는'양심이 이긴다'가 캐치프레이즈다. 신선하고 의미가 남다르다. 맞다. 세상에 하도 많은 반칙과 특혜, 왜곡, 꼼수, 몰상식과 무례, 거짓, 탐욕, 불신, 부도덕이 판치니 양심이 이기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치는 걸까. 그 흔한 공약과 달랐다. 경쟁 상대들이 다리를 놔준다, 경로당을 지어준다, 진입로 포장을 해준다는 구닥다리 공약과 다르다, 대신 그는 양심이 이기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의 SNS를 보니 구체적으로 양심이 이겨야하는 공약을 소개했다. 위선, 모순 내로남불, 이분법적 선동, 폭력, 착취, 선민의식과 싸우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경기의 용인에 출마한 어느 여성후보도 색다른 공약을 내걸었다. 주민섬김이로서, 국민재산지킴이로서, 국민건강지킴이로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 주요공약이다. 그는 성악을 전공한 정치인이다. 그냥 성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 성악가들의 로망인 미국 맨해튼 음대 석사 및 최고연주자학 졸업을 했다. 세계적인 페스티벌 참가하고, 국내외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협연등 성악 분야에서 능력과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공약으로 '개인적인 스펙을 가지고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치의 혀로 화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주말 NYT나 CNN등은 그가 정말 국가의 리더인지 의심스럽다는 혹평도 내놨다. 이유는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했으면서 검사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올가을 대선을 앞두고 그는 보수단체 집회에서 노출됐는데도 검사도 받지 않고 이사람 저사람을 만났다는 게 이유다. 그때 트럼프는 지난달 말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주최 측과 공화당 의원들과 행사를 함께 소화했다. 이 무렵 미국인중에도 코로나19로 30여명이 사망하자 그가 내놓은 것인 유럽 국가들의 미국입국제한이었다. 그는 미국인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키겠다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국가의 입국을 전격 금지시켰다. 트럼프는 또 자국민에게 코로나19에 대해 철저한 검역과 방역도 주문했다. 그의 말이 나오자마자 보건당국은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더라도 검사는 필수라고 알리고 있다. 그러면서 60대 이상을 특정해 감염에 대비해 음식과 약품을 비축해두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래놓고 정작 트럼프 자신은 코로나19감염자로 의심되는 시민들을 만나고도 검사를 꺼린다. 엊그제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때 배석한 브라질 인사가 양성 판정을
나는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으로서 황교안대표가 국무총리재임시 모신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적잖은 관심과 함께 애정도 있다. .그런데 작년 3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당대표출마를 할 때 나는 만류의 취지를 담은 칼럼을 썼었다. 보수세력의 체질상 현재권력이건 미래권력이건 1인중심으로 모든 것이 모아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에 그 당시는 보수의 스펙트럼도 넓히고 미래잠룡들도 많이 커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보았다. 물론 황교안 전총리는 누구나 인정하는 예비 대선주자이기에 조금은 더 움크리고 있다가, 총선전후에 움직이는 것이 본인이나 보수세력에게도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바로 출마하여 당대표가 되었다. 정치신인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삭발과 단식투쟁 등의 강한 인상을 심으며 어쨌든 제1야당 최고리더의 자리를 굳힌 채 황교안대표는 총선을 맞았다. 그리고 그 총선은 어김없이 그가 많은 부분 책임을 져야하는 총선으로 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결과에 직결되는 두가지 문제가 지금 그에게 놓여 있다. 하나는 보수통합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본인 출마의 문제다. 이는 전체총선결과에도 직결되고 본인의 정치적 운명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그런데
총선 때가 되니 '상류사회'란 영화가 떠오른다. 욕망에 관한 영화다 지난 2018년 여름에 개봉됐다.'인터뷰'(2000), '주홍글씨'(2004), '오감도'(2009) 등을 만든 변혁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위(上)'만 쳐다보고 뛰는 부부 얘기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태준(박해일), 수연(수애) 부부를 설정했다. 태준의 직업은 대학교수다. 인기가 많아 그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도 출연,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를 사로 잡는 인물이다. 아내 수연은 재벌그룹의 미술관 부관장이다. 어떤 일이든 똑소리 나게 일하는 여자다. 동료들에게는 선망과 시기의 대상이다. ‘윗사람’인 관장과 관장의 남편인 재벌 그룹 회장에게는 놓치기 싫은 일꾼이다. 태준은 유명해지자 국회의원을 꿈꾼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집회에서 분신을 시도하던 노인을 온몸으로 구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를 계기로 제1야당 ‘민국당’으로부터 총선 출마 영입 제의를 받는다. 결국 여러 술수 속에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미술관장 자리를 노린 수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친한 기자에게 미술관장의 비리를 기사화하게 한다. 그녀는
윤석열 사단의 해체는 유감스럽다. 또 검찰 지휘부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도 내내 아쉽다. 그래서 이번 검찰 지휘부의 교체에 분발보다는 우려의 소리가 더 많다. 후유증과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견돼서다. 지난 7월 임명된 윤 총장의 꿈이 최대 시련을 맞았다. 그리고 윤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수사팀 책임자들이 보복성 좌천 인사의 희생이 됐다. 대신 요직에 새로 앉힌 인물들은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과 사적관계나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자들이 발탁됐다. 추 장관과 윤 총장간의 정면충돌을 보자니 노무현 정부 때가 생각난다. 추장관이 지난 8일 저녁에 윤총장과의 논의 없는 고검장, 검사장 32명의 인사 때문이다. 나는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이라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대검 출입했던 24년차 기자가 보낸 글을 보니 날짜까지 기억난다. 그때 노무현 정부 출범 사흘째인 2003년 2월 27일 법무부 장관으로 40대 중반의 강금실 변호사가 임명됐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사법시험 기수가 11개나 낮은 비검찰·민변 출신이었다. 강 장관 취임 불과 10일 뒤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사장교체가 이뤄졌다. 파격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자(庚子年) 신년사에서 ‘희망’을 말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 나에게 날아온 페이스북의 글도 그 어떤 다짐처럼 보였다. 그는 "어려움 속에 틔워낸 변화의 싹을 새해에 확실한 성과로 열매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새해 첫날 의인들과 가진 아차산의 산행에서 언급도 비슷했다. 산행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서 노력하고 국민들이 함께 해준다면 작년보다 희망찬, 나아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역시 희망의 열매를 성과로 보여 주겠다는 취지다. 경자년 새해의 화두는 주로 세 가지였다. 하나는 오는 4월15일 치르는 제 21대 총선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그 하나다. 또 하나는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두 번째였다. 그리고 새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총선은 총체적으로 우리 국정과 직결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정착은 안보에 직결된다. 우리 경제 활력여부는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의 시작이니,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이 모든 것은 대통령 혼자서, 또는 국회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경제문제 역시 기업주나 몇몇 경영
지난 2004년 자민련이 왜 패망했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다. 1995년 창당할 때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현장취재를 하며 지켜 본 느낌은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서다. 그 하나는 YS(김영삼)로부터 내각제합의 배신을 당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충청도 핫바지를 억지로 꿰맞춰 자민련을 만들었다. 이어 또다시 DJ(김대중)에게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 자중지란도 일어났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나 정치학자들은 모호한 당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진다. DJ와 자민련의 수장 JP(김종필)의 DJP정권이라는 인위적 결합에서 민심이 떠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진보개혁의 YS나 DJ, 보수주의자인 JP는 섞일 수 없다. 예컨대 대북정책만보더라도 DJ는 햇볕정책을 내세워 부국강병, 자주국방을 외친 JP와는 달랐다. IMF구제금융의 졸업을 위해 내수 진작 차원에서 ‘소비가 미덕’이라는 DJ, 그러나 ‘아껴쓰고 저축하자’는 JP는 이렇게 달랐다. 그런데도 DJ는 대통령이고, JP는 국무총리였다. 뿐만 아니다. 김선길, 정우택, 오장섭, 강창희 등은 JP의 재청으로 DJ정권의 장관도 맡았다.말기에는 DJ정당에서 3명을 임대해와 17석의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희한한 일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