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각 당은 6.1지방선거 경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당을 대표할 최종후보를 가릴 날이 가까운 만큼, 후보 세력들이 수 싸움과 신경전으로 신경이 곤두선 것도 이해가 된다.
공정해야 할 선거에서, 후보의 사람됨과 능력, 비전만을 봐야 하는 선거에서 돈으로 지지자와 유력 정치인을 매수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서천군수 예비후보로 경선을 치르고 있는 김기웅 씨가 지난 선거 때 ‘돈 선거’를 치렀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자신을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김기웅 후보의 선거캠프 책임자라고 밝힌 A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항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기웅 후보의 ‘돈 선거’ 의혹은 사실”이라며 “김기웅 후보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A씨는 김기웅 후보가 지난 선거 때 지역 유력 정치인에게 수천만 원의 선거비용을 대고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후보자를 매수했다고 주장하며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실제로 녹취록에는 김기웅 후보가 특정 정치인에게 수천만 원을 댄 것이 본인의 음성으로 녹음돼 있다.
조중연 후보 사퇴 이후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단합’과 ‘원팀’을 운운한 후보가 행한 일이다.
이번 사태로 국민의힘 원팀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조중연 후보가 김기웅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며 자신의 지지 세력을 김 후보 쪽으로 규합시켰지만, ‘돈 선거’ 사태를 알고서도 김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까. 알고도 지지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문제다.
노박래 후보 쪽은 말할 것도 없다.
앞서 조중연 후보가 사퇴하고 김기웅 후보 지지를 선언했을 때 노 후보 측은 “탈당과 무소속으로 전전하는 행위를 일삼던 김기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배경이 매우 의심스럽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었다.
‘구린내’를 맡은 것일까.
유승광, 조동준의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어떤가. 공천 티켓은 한 장뿐이라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도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서천군수 후보 정책토론회를 열고 원팀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 날이 가까워질수록 상대 후보를 향한 견제 발언을 아프게 날리고 있다.
유승광 후보는 “자신은 현재, 조동준 후보는 미래”라며 조 후보를 향해 대놓고 견제구를 날렸다. 마지막 도전이라는 절실함에서 일까. 이 발언에 대해 조동준 후보가 본인에게 공천을 양보할 수 없냐고 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동준 후보는 “낡은 리더십과 구시대적 안목에 서천을 맡길 수 없다”라며 세대교체론을 피력했다. 신(新) 구(舊) 프레임을 내세우며 노박래 후보는 물론 같은 당 유승광 후보와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경선에서는 본인을 어필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정치 공방이 오간다. 약하게 던진 돌이라도 돌은 돌이다. 맞으면 아프고 기분이 나쁜 것이다.
‘원팀’을 운운하는 후보들이 경선이 가까울수록 상대방의 단점을 들춰내고 긁는다. 경선 후 원팀 구성에 성공했다 쳐도 겉으로는 웃는 낯이어도 속으로는 칼을 갈지 모르는 일이다.
이번 사태로 파국을 맞을 국민의힘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원팀 구성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또 뚜껑을 열어보면 모를 일이다.
‘김기웅 돈 선거 사태’가 선거에 어떤 바람을 불어올지는 몰라도, 파장이 작지 않으리라는 것만큼은 자명하다.
다만 바라는 것은 각 당은 똑바른 후보 선출 과정을 거치고, 깨끗한 후보를 자신들의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후보를 선출하며 제 얼굴 깎아 먹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