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꼭 나가봐야 하나요? 입주 업체들 민원 제기에 담당자가 나갔으면 된 것 아니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는 서천군청 경제진흥과 담당 팀장이 지난 21일 <sbn서해신문> 취재진에게 전한 서천특화시장 먹거리동 업체들이 에어컨 고장에 따른 민원 제기에 대한 답변이다.
서천특화시장 먹거리 동 업주들은 이날 “에어컨 고장으로 방문 손님들 발길 돌렸다”라며 “가뜩이나 식당에 손님도 없는 사정에 그나마 온 손님도 너무 덥다고 발길을 돌렸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먹거리 동에 입주한 한 식당 업주는 “오죽하면 군수 비서실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상황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했다”라며 “무더위 날씨에 선풍기 바람 앞에 식사하는 손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먹거리 동 관리사무실과 상인회에 따르면 먹거리 동은 시스템 에어컨 2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날 2층과 1층에 입주한 업체 2곳에 가동되는 1대를 제외한 나머지 1대가 운영하는 업체 5곳은 고장으로 에어컨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이에 따라 1층 먹거리 동에 입주한 업체 2곳을 제외한 업체 5곳은 앞뒤 현관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선풍기 가동으로 손님들을 반겼다.
에어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2곳의 업체 역시 앞뒤 현관문을 활짝 열려 시원한 바람 대신 뜨거운 바람 속에 손님을 맞이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제진흥과 담당 팀장은 민원 현장 방문은 고사하고 <sbn서해신문> 취재진에게 에어컨 고장 수리 부품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담당 직원이 나갔으면 된 것이 아니냐 식의 안하무인으로 일관했다.
게다가 먹거리 동 업주들에게 에어컨 고장 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알리지 않아 먹거리 동 업주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비서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군수에게 보고하는 대신 경제진흥과 담당자에게 알리는 등 민원 제기를 안일하게 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비서실 관계자는 “먹거리 동 업체들의 민원 제기가 생각보다 심각한 줄 몰랐다”라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군수님에게 보고하기 어려워 해당 부서에만 민원 처리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sbn서해신문>의 취재진의 본격적인 취재가 이뤄지자 경제진흥과 담당팀 직원들은 민원 현장을 방문해 에어컨 수리 부품을 가지고 현장에 도착한 AS 업체 기사의 수리를 지켜보고 업주들에게는 에어컨 고장 수리 진행을 알렸다.
이 상황이 공직사회에 알려지자 자성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한 팀장급 공무원은 “폭우와 폭염 등으로 내수경제 불황이 지속돼 업체들의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서 해당 부서의 안일한 민원 처리 행정서비스가 불만만 키우는 꼴이 됐다”라며 “이를 계기로 공무원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를 삼아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에 나서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