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어느 총선 예비후보는'양심이 이긴다'가 캐치프레이즈다. 신선하고 의미가 남다르다. 맞다. 세상에 하도 많은 반칙과 특혜, 왜곡, 꼼수, 몰상식과 무례, 거짓, 탐욕, 불신, 부도덕이 판치니 양심이 이기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치는 걸까. 그 흔한 공약과 달랐다. 경쟁 상대들이 다리를 놔준다, 경로당을 지어준다, 진입로 포장을 해준다는 구닥다리 공약과 다르다, 대신 그는 양심이 이기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의 SNS를 보니 구체적으로 양심이 이겨야하는 공약을 소개했다. 위선, 모순 내로남불, 이분법적 선동, 폭력, 착취, 선민의식과 싸우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경기의 용인에 출마한 어느 여성후보도 색다른 공약을 내걸었다. 주민섬김이로서, 국민재산지킴이로서, 국민건강지킴이로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 주요공약이다. 그는 성악을 전공한 정치인이다. 그냥 성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 성악가들의 로망인 미국 맨해튼 음대 석사 및 최고연주자학 졸업을 했다. 세계적인 페스티벌 참가하고, 국내외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협연등 성악 분야에서 능력과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공약으로 '개인적인 스펙을 가지고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치의 혀로 화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주말 NYT나 CNN등은 그가 정말 국가의 리더인지 의심스럽다는 혹평도 내놨다. 이유는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했으면서 검사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올가을 대선을 앞두고 그는 보수단체 집회에서 노출됐는데도 검사도 받지 않고 이사람 저사람을 만났다는 게 이유다. 그때 트럼프는 지난달 말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주최 측과 공화당 의원들과 행사를 함께 소화했다. 이 무렵 미국인중에도 코로나19로 30여명이 사망하자 그가 내놓은 것인 유럽 국가들의 미국입국제한이었다. 그는 미국인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키겠다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국가의 입국을 전격 금지시켰다. 트럼프는 또 자국민에게 코로나19에 대해 철저한 검역과 방역도 주문했다. 그의 말이 나오자마자 보건당국은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더라도 검사는 필수라고 알리고 있다. 그러면서 60대 이상을 특정해 감염에 대비해 음식과 약품을 비축해두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래놓고 정작 트럼프 자신은 코로나19감염자로 의심되는 시민들을 만나고도 검사를 꺼린다. 엊그제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때 배석한 브라질 인사가 양성 판정을
나는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으로서 황교안대표가 국무총리재임시 모신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적잖은 관심과 함께 애정도 있다. .그런데 작년 3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당대표출마를 할 때 나는 만류의 취지를 담은 칼럼을 썼었다. 보수세력의 체질상 현재권력이건 미래권력이건 1인중심으로 모든 것이 모아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에 그 당시는 보수의 스펙트럼도 넓히고 미래잠룡들도 많이 커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보았다. 물론 황교안 전총리는 누구나 인정하는 예비 대선주자이기에 조금은 더 움크리고 있다가, 총선전후에 움직이는 것이 본인이나 보수세력에게도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바로 출마하여 당대표가 되었다. 정치신인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삭발과 단식투쟁 등의 강한 인상을 심으며 어쨌든 제1야당 최고리더의 자리를 굳힌 채 황교안대표는 총선을 맞았다. 그리고 그 총선은 어김없이 그가 많은 부분 책임을 져야하는 총선으로 70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결과에 직결되는 두가지 문제가 지금 그에게 놓여 있다. 하나는 보수통합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본인 출마의 문제다. 이는 전체총선결과에도 직결되고 본인의 정치적 운명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그런데
총선 때가 되니 '상류사회'란 영화가 떠오른다. 욕망에 관한 영화다 지난 2018년 여름에 개봉됐다.'인터뷰'(2000), '주홍글씨'(2004), '오감도'(2009) 등을 만든 변혁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위(上)'만 쳐다보고 뛰는 부부 얘기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태준(박해일), 수연(수애) 부부를 설정했다. 태준의 직업은 대학교수다. 인기가 많아 그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도 출연,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를 사로 잡는 인물이다. 아내 수연은 재벌그룹의 미술관 부관장이다. 어떤 일이든 똑소리 나게 일하는 여자다. 동료들에게는 선망과 시기의 대상이다. ‘윗사람’인 관장과 관장의 남편인 재벌 그룹 회장에게는 놓치기 싫은 일꾼이다. 태준은 유명해지자 국회의원을 꿈꾼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집회에서 분신을 시도하던 노인을 온몸으로 구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를 계기로 제1야당 ‘민국당’으로부터 총선 출마 영입 제의를 받는다. 결국 여러 술수 속에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미술관장 자리를 노린 수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친한 기자에게 미술관장의 비리를 기사화하게 한다. 그녀는
윤석열 사단의 해체는 유감스럽다. 또 검찰 지휘부인사를 앞두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도 내내 아쉽다. 그래서 이번 검찰 지휘부의 교체에 분발보다는 우려의 소리가 더 많다. 후유증과 만만찮은 후폭풍이 예견돼서다. 지난 7월 임명된 윤 총장의 꿈이 최대 시련을 맞았다. 그리고 윤총장과 호흡을 맞춰온 수사팀 책임자들이 보복성 좌천 인사의 희생이 됐다. 대신 요직에 새로 앉힌 인물들은 현 정부와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과 사적관계나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자들이 발탁됐다. 추 장관과 윤 총장간의 정면충돌을 보자니 노무현 정부 때가 생각난다. 추장관이 지난 8일 저녁에 윤총장과의 논의 없는 고검장, 검사장 32명의 인사 때문이다. 나는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이라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대검 출입했던 24년차 기자가 보낸 글을 보니 날짜까지 기억난다. 그때 노무현 정부 출범 사흘째인 2003년 2월 27일 법무부 장관으로 40대 중반의 강금실 변호사가 임명됐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사법시험 기수가 11개나 낮은 비검찰·민변 출신이었다. 강 장관 취임 불과 10일 뒤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사장교체가 이뤄졌다. 파격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자(庚子年) 신년사에서 ‘희망’을 말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 나에게 날아온 페이스북의 글도 그 어떤 다짐처럼 보였다. 그는 "어려움 속에 틔워낸 변화의 싹을 새해에 확실한 성과로 열매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새해 첫날 의인들과 가진 아차산의 산행에서 언급도 비슷했다. 산행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서 노력하고 국민들이 함께 해준다면 작년보다 희망찬, 나아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역시 희망의 열매를 성과로 보여 주겠다는 취지다. 경자년 새해의 화두는 주로 세 가지였다. 하나는 오는 4월15일 치르는 제 21대 총선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그 하나다. 또 하나는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두 번째였다. 그리고 새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총선은 총체적으로 우리 국정과 직결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정착은 안보에 직결된다. 우리 경제 활력여부는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의 시작이니,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이 모든 것은 대통령 혼자서, 또는 국회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경제문제 역시 기업주나 몇몇 경영
지난 2004년 자민련이 왜 패망했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다. 1995년 창당할 때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 현장취재를 하며 지켜 본 느낌은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서다. 그 하나는 YS(김영삼)로부터 내각제합의 배신을 당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충청도 핫바지를 억지로 꿰맞춰 자민련을 만들었다. 이어 또다시 DJ(김대중)에게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 자중지란도 일어났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나 정치학자들은 모호한 당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진다. DJ와 자민련의 수장 JP(김종필)의 DJP정권이라는 인위적 결합에서 민심이 떠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진보개혁의 YS나 DJ, 보수주의자인 JP는 섞일 수 없다. 예컨대 대북정책만보더라도 DJ는 햇볕정책을 내세워 부국강병, 자주국방을 외친 JP와는 달랐다. IMF구제금융의 졸업을 위해 내수 진작 차원에서 ‘소비가 미덕’이라는 DJ, 그러나 ‘아껴쓰고 저축하자’는 JP는 이렇게 달랐다. 그런데도 DJ는 대통령이고, JP는 국무총리였다. 뿐만 아니다. 김선길, 정우택, 오장섭, 강창희 등은 JP의 재청으로 DJ정권의 장관도 맡았다.말기에는 DJ정당에서 3명을 임대해와 17석의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희한한 일도 있
전쟁은 장수 혼자서 싸우는 게 아니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장졸(將卒)이 하나가 되어’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손자병법에도 ‘지신엄인용의(智信嚴仁勇義)’가 있으면 백번 싸워도 낭패당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중에 리더의 ‘지(智)’는 지혜, 즉 슬기로움이다. 하늘과 땅의 형세, 그리고 아군과 적군의 병력을 깨달아 판단할 능력이 있는 자라야 장수다. 또 하나는 장졸 간 서로의 믿음이다. 장수의 뜻을 병사가 알고, 병사의 마음을 장수가 읽어내는 능력이다. 이심전심 통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꼽는다. 엊그제 벤투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팀이 평양 원정경기도 그렇다. 다행스런 것은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신뢰하고, 선수 개개인이 감독을 믿은 탓에 불상사 없이 귀국했다. 이 모든 것은 감독이, 주장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대중(DJ) 대통령이 집권 후반부에 당시 전직 대통령들과 여야 정당대표를 청와대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IMF의 터널을 빠져나올 무렵으로 기억된다. 간담회에서 DJ는 IMF극복을 위한 내수 진작에 대한 걱정을 화두로 올렸다. 그날 제일 많이 말을 한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다들 조심스러워하는데도 전 전 대통령은 집권 때의 예를 들며 위
충청권 국립 A대학은 교수끼리 패가 나뉘어있다. 신문과 방송에 자기이름 나가기를 좋아하는 교수를 중심으로 아군과 적군으로 뭉쳐있다. 한때 3김 씨 패거리로 나뉘더니 중심교수들이 퇴임하니까, 두 개로 쪼개졌다. 이른바 진보개혁성향의 교수파와 보수추구 교수파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지지하는 한패와, 김영삼,김종필,이회창,이명박,박근혜지지에 가까운 패로 나뉘었다. 이 두 개의 패거리에도 미세하게 나뉘었다. 김대중·노무현을 지지하는 패, 노무현·문재인을 좋아하는 패. 김영삼·이명박을 좋아하는 패와 김종필·박근혜를 좋아하는 패로 갈렸다. 그러니 대학총장도 이들의 헤게모니에 따라 결정된다. 학교행사는 물론이고 등산모임, 골프모임, 회식, 세미나도 갖는다. 학생들 앞에서 상대 진영교수를 직간접적으로 공격하기 일쑤다. 중·고교도 마찬가지다. 올봄 고교교장에서 물러난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 내 패거리가 지나치다고 한다. 함께 교무실을 쓰면서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소속 교사들과 한국교원총연합회소속 교사 간에도 늘 서먹하다. 뿐만 아니다. 추석연휴에 시골에 갔더니 젊은이가 없는 시골 마을회관도 마찬가지였다. 노무현·문재인 지지자들의 노인들과 김종필· 이회창·박근혜 지지자끼
지난 주말 검찰총장을 지낸 분과 YS(김영삼)의 차남 김현철 씨를 구속시킨 전직 고검장과 저녁을 함께 했다. 당연히 화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온갖 의혹이었다. 그중에도 의혹덩어리 조 장관 일가에 메스를 댄 윤석열 검찰총장에 수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 역대 정치검찰 얘기가 나왔다. 두 사람 모두 이승만 정권 때 친일청산을 외친 반민특위지지자들을 반공법으로 몰아 처벌한 오제도 전 검사 팀과 1997년 DJ(김대중)의 비자금의혹수사를 대선 후로 연기한 김태정 검찰호를 꼽았다. 그중에도 15대 대선을 앞둔 그해 10월 당시 한나라당 강삼재 사무총장이 DJ의 670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한 뒤 검찰에 고발했던 얘기로 옮겨갔다. 초반 대세론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김대업씨가 등장해 이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의혹을 터뜨려 민심이 요동쳤다. 이 후보는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칠 때였다. 이 후보와 경선을 벌인 이인제씨가 이회창 아들을 문제 삼아 경선에 불복해 선거판이 재밌게 돌아가던 때였다. DJ가 이미 37, 8%대로 앞서있었다. 강삼재 여당 사무총장의 DJ 비자금 조성 의혹 폭로는 수사해야한다, 아니다로 팽팽하게 갈라졌다. 곤혹스런 YS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6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국 16곳의 주요 사립대 종합감사를 언급했다. ‘사학 길들이기’라는 일부 비판에 반박한 것이다. 그는 “2021년까지 대학을 종합 감사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있어 신뢰를 높이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충청권의 주요 사립대 2곳도 여기에 속한 것이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들 대학 고위 관계자들은 유 부총리의 생각과 달랐다. 재단 이사장이 보수성향이라서, 또는 정권 고위층의 인척이 등진 곳이라서, 심지어 대선 때 미운털이 박혀서라고 했다. 그래서 교육부가 ‘칼자루’를 쥐고 사학을 흔들려 한다는 얘기다. 감사 여부에 교육부 재량이기에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 하지만 꼭해야할 곳에는 하지 않았기에 교육부의 태도를 믿을 수 없다. 유 부총리말대로 교육부가 칼자루를 쥐고 사학을 흔들려는 시각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얘기와는 배치되기 때문이다. 지난 8.9 개각에서 내정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매일같이 터져 나왔다. 그의 사퇴 여부를 떠나 민심의 이반은 심각하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를 엄호하기에 바쁘다. 야당이 실정법위반이라고 지
지난 8.9 개각 때 장관급으로 임명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발언은 그냥 넘길 수 없다. 그는 참여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다. 어찌 보면 한반도 정세를 꿰뚫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정 내정자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이 이해 못할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마치 긍정 평가하는 듯이 언급했다. 그는 “비핵화의 전조”라며 북한의 미사일도발을 옹호한 것이다. 정 내정자는 “비핵화를 하고 나면 군비를 감축해야 하는데 이를 앞두고 일단 무기를 빵빵하게 만들어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핵화가 시작되면 대남 군사 열세가 머지않았기 때문에 그걸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마치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여당 일각에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꼬집은 이가 한 둘이 아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내정자의 말이 이 정도다. 뿐만 아니다. 지난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평화경제'를 언급했다. 북한 외무성이 ‘겁먹은 개’ 등의 표현등으로 조롱한 청와대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핵심관계
올해 8·15 광복절은 남다르다. 광복절을 보름 쯤 지나면 잊지 못 할 국치일(國恥日)이다. 국치일은 국권을 뺏긴 치욕의 날이다. 국권 찬탈의 시초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내용은 미국이 필리핀을 통치하고 일본의 대한제국 통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장본인은 미국의 태프트다. 그는 일본이 러·일 전쟁에서 이긴 1905년 7월 루즈벨트 대통령 밑에서 육군 대장이었다. 그는 필리핀 방문길에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했다. 당시 일본은 가쓰라 다로가 총리대신이었다. 가쓰라와 일본을 방문한 태프트는 도쿄에서 동아시아 정세를 놓고 기밀 회의를 연 뒤 이틀 후 구두로 합의한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친일파들과 '을사보호조작'을 맺는다. 곧 '을사늑약' 이다. 일본은 미국에게서 대한제국 통치를 인정 받자 그해 8월 영일동맹으로 영국으로부터도, 러시아에게서도 같은 해 9월 5일 포츠머스 조약으로 지배권을 인정 받았다. 5년 뒤 일본은 한일합병이라는 구실로 국권을 찬탈한다. 그날이 1910년 8월 29일이다. 오는 28일부터 화이트리스트가 적용될 판이다. 당연히 일본의 이 같은 비열한 처사를 비판하는 여론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경제선
2007년 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포럼이 열렸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현 경기도 교육감)을 초청해 한반도 문제, 특히 남북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모임이었다. 그로부터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설명이 들었다. 지정 토론자인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때 두 명의 토론자는 나와 중앙일보 편집국장인 선배였다. 나는 “남북이 분단됐지만 지금처럼 평화롭게 사는 게 나으냐. 아니면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더라도 통일이 바람직하냐”고 물었다. 선배의 질문도 비슷했다. 이 전 장관은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민족이 평화롭게 사는 게 나은데...그렇다고 열강들 앞에 한반도를 이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북한도 그렇지만 한반도 주변 4강의 외압을 견뎌야하는 고난과 불행을 지적했다. 그 뒤 10년이 훌쩍 흐른 지금, 우리는 ‘한반도 주변 4강의 외압’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북한과 4강이 공교롭게도 한통속이 된 듯 한국을 위협하며, 따돌리는 모습이다. 북한은 엊그제 새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쐈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430㎞에 이른다. 뿐만 아니다. 인도적 식량지원을 거부했다. 북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인민 무력부 소속 40대
그녀를 주목한 것은 독일기자의 얘기 때문이었다. 청와대 출입기자때다. 대통령과 동행해 취재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을 때다. 외신기자는 당시 어느 여성장관을 지목하며 독일의 리더라고 했다. 그냥 그렇게 알았다. 그녀는 그때 독일의 가족여성부장관이었다. 그녀는 이후 2009년 독일 노동부장관에 기용됐다. 외신은 당시 그녀를 ‘철의 여인인 영국 대처수상에 버금가는 인물로 평가했다. 소신이 뚜렷하고,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했다. 뛰어난 능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3년에는 독일 첫 여성 국방장관에 올랐다. 그러나 그녀가 대처와 다른 점은 여성과 가족을 중시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2남5녀의 엄마였다. 스스로 독일은 저출산이 문제라며, 7명의 자녀를 키워왔다. 그가 지난 16일 차기 EU(유럽연합)의 행정부수반인 EU 집행위원장에 뽑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독일국방장관이다. 그녀는 우리로 치면 1958년 개띠다. 그는 첫 여성 위원장이다. 그녀의 말마따나 ‘사회적 경험을 봐도 한참 일하기 좋은 나이다. 그녀가 인준되자 EU 회원국들이나 뉴욕타임즈 등은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대서특필하면서도 이상할게 없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