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 머금은 삭풍은 지칠 줄 모르고 온몸이 찢겨지고 상처 난 마음 진달래 피고 벚꽃 잎이 흰 눈 되어 바람에 날리는데 보고 싶었다고 변겨줄 수가 없다 바람에게 묻는다 나는 왜 계절이 가고 수없이 해가 바뀌어도 멈출 수는 없는 거냐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수는 없는 거냐고 얄궂은 바람은 한마디 말도 없이 솔보득이 가지사이 사이 사라진다 잔인한 미소 흘리며
부사호 뚝방 길에 핀 꽃 맨들한 이마에 달빛으로 내린다 세상 설움 받들고 함박 웃음 짖는 달맟이 꽃 마음 붙잡는 꽃말속에 그대 향기 가득한데 돌아오지 않는 님은 어디쯤 오시려나 아무도 수심을 일러 준 일 없건만 안개는 서녘으로 기울어 오월의 물빛 문장들이 사위어 간다
주꾸미 축제에 바람난 진달래가 수줍게 속살을 보이고 찬 기운 속에서도 동백정 붉어짐이 짙어져 간다 박하지 잡아다가 주꾸미 잡아다가 끓여준다던 그댈 사랑해선 안 되는 거냐고 사랑할 수는 없는 거냐고 애잔한 서녘 바람은 그 꽃봉오리에 닿아 갈래를 낳는데도 숙연히 붉어진 얼굴 내게로 와 묻는다 그리움, 그 그리움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