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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문화> 부여 나성서 백제 사비도성 축조 기술 확인...6일 발굴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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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n뉴스=부여] 권주영 기자 =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부여나성에서 백제 사비도성의 축조 기술을 밝힐 단서가 확인됐다.

6일 부여군은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인 '부여나성(북나성) 10차 발굴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발굴현장을 공개했다.

조사단은 가증천 제방과 접한 북쪽 성벽의 축조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나성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평면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북문지의 존재와 함께 잔존 상태가 양호한 약 60m의 성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나성 성벽 축조 기술을 살펴보면, 성을 쌓기 위해 자연 퇴적된 원지형을 기반으로 새롭게 흙을 깔아 평탄화하는 기초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드러났다.


기초공사는 성벽 주변의 넓은 범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하천변의 저습하고 연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하려고 판판한 돌을 넓게 깔거나 산사토 덩어리들을 섞어 대지를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벽은 잘 다져진 대지 위에 돌을 가공해 외벽면을 쌓고 내측은 흙을 산처럼 쌓으면서 조성됐다. 이 가운데 돌로 쌓은 석축부는 저습한 연약 지반에서 성벽의 하중을 견디도록 석축 단면을 사다리꼴로 쌓아 안정감을 줬다.

석축부에 덧붙여 내측에 흙으로 쌓은 토축부는 5~10㎝ 두께로 흙을 다져가면서 쌓은 양상이다. 토축부에서는 성벽 진행방향에 따라 315~512㎝ 규모로 흙을 쌓은 공정 단위가 확인돼 눈길을 끈다.

특히, 토축부 공정이 구분되는 지점에 따라 석축부의 축조 형태가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돼 성벽의 유기적인 축조 공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확인된 성벽의 잔존 높이는 최대 2m, 성벽 폭은 최대 14.2m다. 성벽은 조사 지역 밖으로도 연장되고 있어 폭이 더 넓었을 것으로 보인다.

성벽 내측 토축부에선 개배, 직구소호 등의 유물이 출토돼 성벽 조성이 6세기 중엽 경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조사가 진행된 북나성 일대는 가증천이 백마강과 합류되는 지점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로 비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북문(北門)의 존재가 확인되며 육상과 수로를 연결하는 백제 사비기 교통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성과가 매우 크다는 평이다.

한편, 부여나성은 도성의 북동쪽 방비를 담당하고 도성 내외부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사비 천도(538년) 전후에 축조된 것으로 확인돼 사비도성이 계획도시였음을 알려주는 주요 핵심시설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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