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울] 신경용 대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27일 개발사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제공을 약속받은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곽상도(62) 전 의원과 권순일(62)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곽 전 의원을, 이ㅓ 오후 2시부터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로 각각 불렀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인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 병채(31)씨를 화천대유에 취업시키고 이후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알선수재)를 의심발고 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참여하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성균관대 후배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7·구속기소)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집중조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특히 곽 전 의원을 상대로 김 씨에게 대장동 사업의 이익금 일부를 먼저 요구했는지,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 의혹을 전반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병채 씨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병채 씨는 지난 2015년 6월쯤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 퇴사하면서 퇴직금·상여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 받은 돈은 약 28억 원이다.
검찰은 이미 자금 추적 과정 등을 거쳐 50억 원이 김 씨로부터 곽 전 의원 측에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으나, 곽 전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만큼 조만간 수사팀이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퇴임 후 같은 해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며 월 15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퇴임 두 달 전인 지난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에서 무죄 의견 편에 섰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고문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이와 관련해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출신으로 권 전 대법관의 성균관대 후배인 김만배 씨가 중간에서 재판 관련 청탁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 씨는 2019년 7월 16일∼2020년 8월 21일 총 9차례 대법원을 방문했고, 8차례는 방문지를 '권순일 대법관실'로 적었습니다.
김 씨는 그러나 "동향 분이라 가끔 전화하고 인사차 방문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 후보도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법관이 누군가 부탁한다고 자신의 양심과 법률적 판단을 바꿀 거라고 상상하는 자체가 너무 황당한 일이다. 권 전 대법관과는 정말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권 전 대법관은 언론에 "모든 공직을 마치고 쉬는 중 친분이 있던 김 씨로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하겠다는 제안이 와 공직자윤리법이나 김영란법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고문 자리에서 물러났고, 10개월간 일하며 받은 보수를 전액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했다.
지난해 12월 1년 임기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에 임용됐지만, 재임용 없이 이달 말 퇴임한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상대로 이 후보 사건 대법원 선고를 전후로 김씨와 잦은 만남을 가진 경위와 선거법 사건에서 무죄 취지의 의견을 낸 배경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만배 씨와 남욱(48) 변호사·정영학(53) 회계사,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소위 '대장동 4인방'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특혜 의혹 수사를 일단락한 뒤 로비 의혹 수사로 방향을 바꿨다..
앞서 전날(26일)에는 '50억 클럽' 명단에 있는 박영수(69) 전 특별검사와 모 언론 홍모 (62)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