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의회가 지난 15일 군수를 대상으로 하는 군정 질의 불참을 사유로 의회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군의회는 제325회 임시회 2일 차 본회의는 군정 보고에 따른 질의응답 건으로 군의회 규정에 따라 김기웅 군수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기웅 군수가 이날 의회 출석을 앞둔 지난 14일 갑작스러운 숙부상(叔父喪)으로 인해 관혼상제를 이유로 의회에 출석할 수 없어 불출석 사유서를 군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서천군의회 기본조례에 의회 출석요구를 받은 군수가 부득이한 사정이 생기면 의장에게 사유서를 제출하고 관계 공무원으로 하여금 대리 출석하여 답변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경제 의장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이해를 구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군민의 대의기관인 군의회와 집행부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조율 없이 이뤄진 김 군수의 일방적인 본회의 불참 통보는 군의회를 상호 보완적인 협력관계가 아닌 수직적 상하관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구심을 갖게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군수의 일방적인 본회의 불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이날 예정된 군정 질문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정회를 선언, 의원들에게 이의 제기 여부 확인 후 산회를 선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날 군의회의 본회의 산회는 너무 막 나가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군의회 의장을 역임 한 원로 정치인은 “혹여 우리나라 전통적인 관혼상제의 일보다 본회의 참석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산회를 선포한 것은 너무 나가도 막 나간 것”이라며 “사전에 불참사유서를 제출한 만큼 집행부와 협의 하에 다음 일정으로 이를 해소했으며 더욱 바람직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한, 김정태 서천주민자치참여연대 상임대표는 “그럼 군의원들은 부모상을 당해도 의회에 출석할 것이냐? 돌아가시는 분이 일정을 조율해서 돌아가시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질문서가 당도해 있고, 군수가 상중(喪中)에 답변서를 검토한 마당에 부군수가 읽어 내려가고, 보충 질의할 것이 있으면 익일 군수가 출석한 후 질의하면 될 것이지, 그렇다고 의회를 무작정 폐회해 버리면, 방송을 듣기 위하여 컴퓨터 앞에서 기다린 수많은 군민을 우롱한 처사가 아니냐?”라며 군의회 파행의 책임을 물었다.
김 군수는 다음날 군의회 본회의 출석, 지난 15일 군정 질의가 예정된 서천군의회 본회의에 불출석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군정 질의 앞서 “저는 일찍이 아버지를 잃어 작은아버지가 제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라며 “갑작스러운 숙부상으로 전날 임시회에 참석하지 못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오늘을 계기로 집행부와 군의회가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