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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문단(文壇)] 꽃살문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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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에 눈물을 따랐습니다

눈물에 달이 차니

늙은 아버지의 통증이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금방 오실 줄 알았습니다

읍내에 잠시 마실 나가

생선 두어 마리 들고 오실 줄

알았습니다

생선의 대가리만 방향을 잃은 채 납작하게

길 위에 서성입니다

 

쉬 오실 뜰 안에는

맨드라미와 채송화 피고 또 씨를 맺고

계절 잃은 코스모스가

안방 창호지 문에 꽂힌 채

기다립니다

 

풀 먹은 날 선 무명 이불깃

달의 공전에 얇아지고

이가 시린 달만 사무치게

온몸을 휘감습니다

 

식어버린 찻물을 다시 부을 때쯤

가슴에 익은 인기척이 들립니다

바람도 알고 있는 따뜻한 목소리

 

꽃구름 등지고 걷는

아버지 닮은 나는

민둥산 같던 당신 닮은

집 한 채 지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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