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서사 종무소 툇마루에 앉으면
대웅전 마당 가득 펼쳐진
가을 햇볕의 잔치를 본다
잔디밭을 뛰노는 바람의 소리가
승무를 추는 여승의 발끝을 닮은 듯도 하고
바라춤을 추는 스님의
힘 있는 모습도 닮은듯하다
가을 햇살과 바람은 이래서 좋다
바라보는 눈길 속에
온갖 상상들이 나래를 펴고
그 상상 속에서 또 다른 기쁨을 느낀다
활짝 열린 대웅전 문으로
수시로 드나드는 바람은
벌써 불심이 가득 한지
바람의 옷깃엔 기분 좋은 향내가 가득하다
봉서사 그곳엔
바람도 햇살도 승복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