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황제라는 피아노가 탄생한 것은 바로코시대다. 풀 네임은 ‘피아노포르테(약자 Pf)’이다.
이탈리아어로 피아노는 합성어다. ‘약하게(piano)’, 포르테는 ‘강하게’의 의미(forte)이다. 건반을 누르는 힘을 조절해서 이 2가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이름에서 위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악기 관리인 겸 악기 제작자였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피아노의 원형을 발명했다. 크리스포토리가 1698~1700년경 발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피아노의 건반은 54개였다. 이후 1780년대 모차르트가 피아노를 접하고는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작곡에 사용하게 된다.
연주자가 왼쪽 무릎과 오른쪽 무릎을 들어 올려 건반 밑바닥에 댐으로써 오늘날의 페달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 100년 후가 지나서 스타인 웨이에 의해 54개의 건반이 88개로 늘었다.
그래서 지금의 피아노 건반은 88개다. 흰 건반(백건) 52개와 흰 건반의 사이음을 내는 검은 건반(흑건) 36개로 구성됐다.
피아노의 초창기에는 검은 건반은 흑단(ebony)으로 만들었고 흰 건반은 상아를 쪼개 덧대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피아노의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을 ‘Ebony and Ivory’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3개의 페달과 88개의 건반은 모두 고유의 음색을 가졌다. 건반 중 오른쪽 고음 10개의 건반과 왼쪽 저음의 건반 10개는 잘 쓰지도 않는다.
하지만 유능한 피아니스트는 전부 다른 88개의 음반의 하모니를 통해 환상적인 선율로, 음악을 낳는다.
88개 건반마다 음률이 다르지만, 다양한 음색에 조화를 이뤄 훌륭한 음악이 나오는 것이다.
4.10 총선이 끝 난후 긴 시간이 지났지만, 집권 여당이 허둥댄다.
‘총선 백서 집필’을 놓고도 각양각색의 생각이 나온다. 또한 다양한 의견이 곳곳에서 분출된다.
그 뜨겁던 총선 결과를 놓고 ‘윤석열이 책임이 더 크니’, ‘한동훈에게 책임이 있느니’로 분탕질이다.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인사들과 ‘비윤계’ 인사들 간의 주도권 싸움도 선거가 패하고 나니 더 시끄럽다.
제22대 국회는 그야말로 여소야대다.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국회 의석은 이미 108대 192석으로 야당이 주도권을 가진 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에 눈 만 뜨면 억누르는 게 민생현안들이다.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면 물가 상승률, 실업률, 증시, 환율, 암 발병률, 흉포화된 범죄,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수치들이 넘쳐나고, 그 수치를 실감하기도 한다.
4·10 총선 후 언론에 많이 등장한 것도 수치다.
이젠 2022년 뽑은 지자체장도 임기 절반을 보낸 만큼 곧 2026년 지방선거, 그리고 이듬해 2027년 대선이 다가온다.
그래서 참패한 집권 여당의 과제는 88개 선율을 방치하지 말고 내부적으론 전열 정비가 급선무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론 당의 정책개혁 의지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정국을 야당에 내주고 마냥 끌려가는 수모를 면한다.
그 핵심이 바로 정치개혁이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이 살아날 길은 정치 관련법 개정안을 제시해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다.
쟁점은 선거구제 개혁, 위성정당 금지, 여론조사 공표금지 폐지, 국회의원 특권 줄이기 등이다.
그래서 88개의 건반의 다양한 선율을 한데 모아 아름다운 선율을 낼 줄 아는 그 대표가 지금은 시급하다.
한동훈이 됐든, 나경원이 됐든, 안철수가 됐든, 윤상현이 됐든, 그 대표는 다양한 의견을 한데 모아 정치개혁에 주력하는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