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충남 서천군의회 부의장인 김아진 의원이 지난 8일 김기웅 군수의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에서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군의회와 군에 따르면 김아진 의원은 이날 김 군수가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 시간에 맞춰 제316회 제3차 본회의장에서 자리를 비웠다.
지난 12일 sbn서해신문의 취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김 의원이 본회의장 자리를 비운 것은 김 군수가 시정연설을 준비하는 시점에 본회의장을 퇴장했다가 김 군수의 시정연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공직사회까지 군의회 의정 사상 최초로 발생한 사태라고 규정하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아진 의원의 품격과 품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결국, 김 의원의 자질론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김 의원이 지난해 1월 조례 제정으로 추진된 올해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에 따른 김 군수를 향한 강한 어필로 보여 의원 책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공직사회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군청의 한 고위직 공직자는 “김 의원이 예산과 민생을 챙겨야 할 의원의 책무를 방기하고 역할을 저버린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라며 “이번 김 의원의 처세는 군의회 의정 사상 ‘나쁜 선례’를 남긴 것으로 김 의원이 군민을 만만하게 본 처사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사업이 전면 중단된 문제에 대해 집행부와 다각도 차원의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아 추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은 명분이나 실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 의원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역의 한 원로 정치인은 “시정연설은 군수가 군의회에서 군민을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자리인데 김 의원이 시정연설을 듣지 않고 회의장 밖으로 나간 것은 직무 유기 또는 군정 발목잡기로밖에 볼 수 없다”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이 지원사업은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의 시행으로 볼 수밖에 없는 곧 포플리즘의 표상이 아니고 뭣이겠느냐”라며 질타했다.
군에 따르면 김아진 의원의 조례 제정으로 올해 시행한 여성 청소년(2,351명) 위생용품 지원(약 3억 원)사업의 상반기 지원현황은 신청자가 전체 대상 인원 대비 절반을 조금 넘은(55.7%) 1,328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읍면 행정복지센터의 방문 신청으로 매월 1만 원씩 최대 6개월분이 개인 통장에 입금돼 이용하지만, 이마저도 취약계층은 정부의 지원사업과 중복 신청이 금지돼 양자 중 하나의 사업을 신청할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김아진 의원은 sbn서해신문 취재진의 서면질의를 통해 “이 같은 문제는 간단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차후 가질 취재를 통해 상세히 답변하겠다”라며 밝혔다.
한편 서천군은 김 의원의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을 올해를 마지막으로 ‘일몰’사업으로 분류하고 내년에는 ▲저소득 여성·청소년(9~24세) 생리용품 바우처 지원(인당 13,000원) ▲저소득 여성(25~50세) 생리용품 지원(인당 13,000원) ▲청소년시설 3개소 무료 생리용품 자판기 설치 등 약 8,500만 원을 투입해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