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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 칼럼] ‘금배지 감(感)’은 없고 꼼수만 난무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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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잃기 전에는 가지고 있던 게 뭔지 모른다.’ 즉, 우리의 옛말 중에도 구관이 명관(名官)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정치지도자 클레망소도 이를 이처럼 말했다. ‘나쁜 정치인 X을 바꾸려고, 새로 뽑았더니 그보다 더 나쁜 정치인 X이 뽑히더라’

 

지난 20대 국회에 진저리가 나, 이를 바꾸자며 치른 게 지난 2020년 4.15 제21대 총선이다. 무려 55% 이상의 초선, 새 얼굴로 바뀌어 정치 문화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처럼 초선의 구태정치 청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21대 국회 개회부터 초선의원들이 싸움닭이 되어 분탕질과 온갖 편 가르기에 떼쓰기, 보이콧으로 얼룩지게 했다.

 

터지는 사건마다 들춰보면 국회의원이 개입되지 않은 곳이 없고, 이권과 유착된 금배지들이 수두룩하게 연루되어있다.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코인 투자를 하지 않나, 자신의 사무실 여성 보좌관에게 몹쓸 짓을 하지 않나, 지방 선거때 공천헌금을 받지 않나, 특정사안에 후원을 가장해 금품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지 않나, 거짓 루머를 제보로 포장해 해당 장관에게 의혹을 제기하지 않나.

 

이는 이전 20대 국회보다도 더 저질이다. 심지어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물러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공수가 교대되면서 생기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곳곳에 벌어진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업을 밀어붙이던 의원들이, 야당이 된 날부터는 안된다고 싹 돌아섰다.

 

또 안 된다고 하던 국민의힘 역시, 여당이 되고 보니 더불어민주당이 외치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자신이 검사일 때 검사 수사권 강화가 먼저라고 외쳐대던 국회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총대를 멘 사실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금배지들이 ‘카메라 앞에 힘을 주는’ 말장난의 모습들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이런 21대의 정치혐오와 정치증오를 거둬낼 내년 4.10 제22대 총선이 오는 9일이면 7개월 앞으로 다가와정치인들은 분주해졌다.

 

책을 내고, 조직을 갖추고. 총선 출마 예상자는 지인들에게 후원금을 약속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있다.

 

특정 광역단체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광역단체장이 자신을 밀고 있다’라는 소문이 파다해 선관위가 내사 중인 곳도 있다.

 

내년 총선 자료를 보면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28개 선거구에 예상되는 인물은 100여 명 안팎이지만, 국회의원 감이 없다.

 

지금의 제21대 현역 국회의원보다 인물이 출중하거나 자질이 빼어난 이가 눈에 안 보이는 것이다.

 

이 당 저 당 옮겨 다니면서 필요에 따라 진보를 자처하며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또 시대가 바뀌니 보수집회에 나선 이도 여럿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10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정과 관련,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만지작거린다.

 

사표 방지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쉬워지라는 기존의 준연동형제를 병립형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그들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로 준연동형제 취지를 무력화시켰다. 그래 놓고 기득권 사수를 위해 정치적 퇴행의 길을 가려는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

 

그들은 최근 물밑 협상에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권역은 크게 수도권과 중부권, 남부권으로 나누기로 했다. 충청권은 중부권이다.

 

그러나 비례제 의석수 배분 방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여야는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의석을 연동하는 대신 초과 의석 문제를 방지하는 준연동형제로 공직선거법을 바꿨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기 때문에,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이 쉬워진다. 양당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보다 최소한의 제도적 보완 장치였다.

 

그렇지만 양당은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로 애초의 취지를 퇴색시켰다. 양당을 그래 놓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별도로 계산하는 병립형으로 검토 중인 것이다.

 

이는 야합이다. 내 손으로 우리를 대변할 금배지를 뽑는 지금의 제도적 장치가 먼저다. 여야 정당이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 밀어붙이는 것은 꼼수다.

 

꼼수정치에는 감이 안되는 금배지들이 나와 기대되는 정치개혁은 물 건너간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지 오래인 국회, 7개월 남은 총선은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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