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여느 신임 충남 서천경찰서장의 행보를 벗어나 취임식을 한 구슬환 신임 서장의 첫 출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근무하던 구 신임 서장은 지난 2일 전보 인사로 제71대 서천경찰서장에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구 신인 서장은 그동안 서천경찰서장을 역임한 서장과 다른 행보를 보여 경무 담당 경찰관에게 당혹감을 안겨줬다.
그는 경무 담당 경찰관에게 우선 서천에 도착 즉시 곧바로 충령사에 참배부터 할 것과 직원이 나와 영접하는 요란한 환영 행사를 거부했다.
보통의 신임 경찰서장의 경우 경찰서 전 직원은 아니더라도 계장급 이상 경찰관들이 나와 환영 인사를 하는 것이 통상 치러왔던 것인데 이를 생략한 것이다.
“업무에 쫓겨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야 할 처진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겠냐?”라는 구 신임 서장의 의지에 경무 담당 경찰관은 “당혹스러웠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그는 지난 6일 서천경찰서에 도착하기 전 서천군청 뒤편에 있는 충령사를 방문, 호국영령들에게 참배하고 과장급 간부들과의 상견례를 간단히 마쳤다.
구 신임 서장의 남다른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임 서장 오면 매번 열렸던 경찰서장의 취임식을 생략한 것이다.
취임식 대신 그는 경찰서 내부망에 취임사를 올려 앞으로 전 직원과 합심해 서천지역 치안 행정 처리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각 부서를 방문, 담당 경찰관들의 업무상 어려운 점들을 경청하고 격려하는 등 친근함으로 여느 경찰서장의 위엄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느꼈다는 게 경찰서 직원들의 전언이다.
이는 직원들과 항상 소통하려는 자세와 가식 없는 소탈함, 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로 해석된다.
구 신임 서장은 지난 1997년 4월 경위 공채(간부후보 45기)로 임용돼 지난 2021년 12월 총경에 승진했다.
그는 부산경찰청과 제주경찰청을 오가며 근무하던 중 경찰청 외사관리 외사3과에 자리를 옮겼고 지난 2003년 8월 경감으로 승진, 제주경찰청에서 근무하다 총경으로 승진해 서천경찰서장에 취임한 것이다.
지난 9일 sbn뉴스-서해신문에 방문한 구 신임 서장은 “고향에 오니 너무 좋다”라는 가식 없는 첫마디 말로 인사를 건넸다.
문산면이 고향인 그가 이날 보여준 모습은 그동안 위엄과 무게감을 과시하던 기존 경찰서장들과 다른 처세를 보여 앞으로 그가 추진할 지역 치안 행정 처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 같은 구 신임 서장의 모습은 취임사에서도 묻어나왔다.
그는 전 직원에 보낸 취임사 첫 구절을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서천에서 서풍 좋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라고 장식했다.
그러면서 “업무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앞으로 여러분과 자주 만나 소통하며 차차 해 나가도록 하고,
오늘은 몇 가지 당부하는 말로 취임 인사에 갈음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찰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임을 명심하고,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라며 “경찰 업무는 시간이 흐르거나 지휘관이 바뀐다 해서 그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보호라는 경찰 본연의 업무에 공백이 생기거나 부실한 대응으로 인해, 자칫 막을 수 있었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히 수행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구 신임 서장은 내부 화합과 기능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찰의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결과에 대해 혼자 책임질 수도 없다”라며 “시보 순경에서 서장에 이르기까지 같은 방향을 보고 한 마음이 되어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면 어떤 위기 상황이 닥쳐도 능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소신 있고 당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