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서천군은 물론 전국적으로 농촌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벼농사를 짓고 있는 20대 중반의 젊은 부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홍석현, 한아름 부부. 현재 딸만 셋인 딸부자 가정에 부부가 한국농수산대학을 나와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부부의 이야기를 홍석현 씨를 통해 들어봤다.
수십 년간 벼농사를 지어온 농부들도 올해 벼농사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쉽지 많은 않은 벼농사에 도전장을 내민 홍석현 씨는 농부로써의 첫 결심을 고등학교 때 했다고 한다.
“원래 다른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부모님도 농사보단 다른 직업을 원하셨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농사를 짓는 것은 어떻겠냐’라고 이야길 하셨어요. 부모님이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자라기도 했고, 괜찮겠다 싶어서 바로 진로를 변경했죠. 별다른 고민은 없었어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진로를 결정하게 된 홍석현 씨는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과로 수시를 준비했다. 그리고 벼농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까? 당당히 식량작물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 한아름 씨도 남편인 홍석현 씨를 따라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과에 입학했다.
“진로를 결정하고 난 다음은 일사천리였어요. 다행히 성적이 좋은 편이라 수석입학도 할 수 있었죠. 고마운 것은 아내가 저의 선택을 믿고 따라줬다는 거죠. 덕분에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가정도 꾸리고 열심히 배워가며 벼농사도 지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석현 씨는 아내와 함께 학교에서 다양한 이론은 물론 현장실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농부이자 현장교수로써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것을 배우는데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실습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많은 노하우와 사회생활들을 경험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올해로 4년째 학생들과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제가 배웠던 것들을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배울 것이 더 많은 초보농부이지만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로 점차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홍석현 씨. 그는 지금도 고등학교 때의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천에 남아 벼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것이 미약하나마 농촌의 일손 부족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중요한 식량자원인 벼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식량산업을 이끌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벼농사를 짓는 데에 자부심을 갖고 있죠. 지역발전에도 미약하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어요. 때문에 다른 젊은 친구들도 지역에 남아서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홍석현 씨는 농업이 변화하는 만큼 젊은 친구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는 이야길 전했다.
“현재는 쌀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판로개척이 어려운 만큼 유통과 판매, 가공 등 다양한 직업군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농수산대학에서도 체험농장이나 농산물가공, 유통 등의 학과 신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젊은 친구들이 지역에 남아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홍석현 씨는 서천읍의용소방대와 4H연합회 활동도 참여하고 있다. 이 역시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홍석현 씨 부부는 현재 자녀가 셋이다. 자의든 타의든 저출산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
“첫째는 빠르게 갖고 싶어서 아내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계획하게 됐어요. 셋째까진 계획에 없었지만 값진 선물과도 같은 아이들이기에 딸부자 아빠로써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육아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죠. 이 자릴 빌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지속되는 쌀값 폭락과 최근 정부가 발표한 우선지급금 환수조치까지. 홍석현 씨는 벼농사를 짓는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자신이 정한 벼농사라는 길을 한걸음, 한걸음 꾸준하게 나아가고 있다.
“아직까진 제가 이뤄낸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땀과 노력이 담겨진 벼농사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것과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잘 배합한다면 보다 나아지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힘들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식량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열심히 나아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