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검찰 정권, 왜 국민 사랑을 받는 데 실패하는가
검사는 무채색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아주 오래전 어느 장관께서 취임하고 검사들에게 끈이 있는 검정 구두만 신으라는 지시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검사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세상에 검정과 흰색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범죄자와 피해자로 세상을 구분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빨간, 파란, 노란 등 아름다운 색깔이 많습니다. 한 사람을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구분 지을 수 없습니다. 그의 어느 부분은 검은색이지만 다른 부분은 빨간색도 노란색도 있을 것입니다. 검사들은, 아니 저는 오랫동안 그것을 몰랐습니다. 검사들은 보수적일까요? 진보적일까요? 검사는 검찰 조직을 운영할 때는 지극히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혁신이나 미래에 대해 어색해합니다. 그러나 수사할 때는 보수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수는 국가와 사회의 잘못을 보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개선하려는 집단이다. 진보는 국가와 사회의 잘못을 보면 ‘축적된 이론’을 바탕으로 급진적으로 혁신하려는 집단입니다. 검사들은 타인의 잘못을 집요하게 찾아내 그 잘못을 단죄하는 집단이다. 단죄보다 급진적인 혁신은 없습니다. 처벌을 통해 사람이나 조직은 새롭게 거듭나게 된다. 검사들은 백지
- 조근호 칼럼위원 (전 대전지검장·부산고검장·법무연수원장/행복마루 대표 변호사)
- 2024-06-29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