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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달곰 보호시설, 새로운 관광 수입의 창구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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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달 27일 충남 서천군과 전남 구례군, 사육 곰 협회, 시민단체 등과 함께 곰 사육 종식 선언 및 사육 곰 보호시설 설치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오갈 데 없는 사육 곰을 보호에 따른 동물복지 차원에서 이른바 사육 곰 ‘생추어리’를 환경부 주도로 서천군과 구례군에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반달곰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329호 및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달곰은 2000년 지리산에서 야생서식이 확인된 후 정부가 같은 혈통인 ‘우수리 종’을 2001년부터 지리산에 방사하는 등 종 복원 사업을 추진해 최근까지 6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반달곰이다.

반달곰 사육은 농가 소득 증대와 외화벌이 목적으로 1981년부터 시작됐다. 이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전역에서 곰의 쓸개(웅담)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의 멸종위기종 보호로 1985년 7월 국내 곰 수입이 중단됐고 1993년 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 수출길도 막혔다. 

그러자 판로가 막힌 농가들은 사육 곰에게 음식 쓰레기가 섞인 사료를 먹이거나, 움직이기도 어려운 철창 안에 가둬 기르면서 사육 환경이 급속도로 열악해졌다. 

결국, 먹이가 부실하거나 열악한 환경은 나아지지 않았고 일부 농가는 곰을 비바람도 막을 수 없는 외부 철창에 가둬 사육하는 등 허술한 관리로 곰이 탈출하는 사태가 종종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야생생물법을 개정해 불법 증식 처벌 수위를 높임과 동시에 사육 곰 보호시설 설치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전국 사육 곰 369마리의 생추어리 건립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현재 구례군 보호시설은 사업비 90억을 투입해 총면적 29,785㎡에 조성 중으로 49마리가 수용될 예정이다. 

또 서천군은 옛 장항제련소 3만 9000㎡ 부지에 사업비 240억을 투입해 보호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시설이 완공되는 2026년에 약 70여 마리가 옮겨진다.

문제는 사육 곰 보호시설 조성으로 인해 지역 내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고 지역 경제에 어떠한 효과가 발생하냐는 것이다.

물론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종의 보호와 동물복지 차원의 공공성은 공감한다지만, 한두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가 옮겨진 것에 대한 피해가 없는지도 따져야 할 대목이다.

이에 본지는 해답을 얻기 위해 사례가 있는 전남 구례군과 세종 베어트리파크에서 찾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곰의 탈출로 인한 주민 피해나 악취, 소음 문제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구례군의 경우 국립공원공단 남부 보전센터에서 키워지고 있는 곰은 보호 시스템 운영으로 한 번도 탈출한 사례가 없었고 오·폐수 시설을 갖춰 악취에 대한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

세종 베어트리파크 역시 160여 마리의 곰이 보호 시스템으로 단 한 차례도 탈출은 벌어지지 않았고 악취 민원도 없었다. 이 밖에 경기 화성 베어팜, 제주 종합문화예술타운 등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곰 사육 전문가들은 곰의 습성이 전기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담벼락 끝자락이 안쪽으로 꺾여있는 보호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음의 경우 일과 시간 중 곰이 만약 싸움이 나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수 있겠지만, 크지 않고 방사 일과가 끝나면 개별 사육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소음 발생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달가슴곰이 사람을 무서워하고 육식성이 아니라 오히려 구례군 주민들이 보호되고 있는 곰을 실제로 데려다가 마을 축제와 연계한 콘텐츠를 만들자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곰 보호시설 탐방객 해설사가 지역주민들로 양성돼 있고 탐방객들이 보호시설 관람 후 지역 내 다른 관광지를 방문하고 있어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구례군은 서천군을 부러워했다. 서천군에 동물 보호시설이 조성되면 곰이나 다른 야생동물에게 공급되는 먹이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소비가 이뤄져 지역 농가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유기 동물에 대한 문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유기 동물 관련 산업에 대한 시장 선점에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다. 공익성과 당위성에 대한 주민들의 한마음 한뜻이 중요하다.

사업에 앞선 사육 환경 문제와 전문성, 주민들과의 긴밀한 협조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함으로써 갖가지 발생할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전남 구례군, 세종 베어트리파크, 경기 화성 베어팜, 제주 종합문화예술타운 등과 같이 곰이나 다른 야생동물 사육장으로 인한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에도 방점을 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사업은 먼 미래의 꿈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우리의 삶 현장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호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업을 세계적인 동물 보호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 자연을 즐기며 귀중한 자연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인식증진의 장이 기대하며 새로운 관광 수입의 창구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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