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에 잘려 나간 비늘에 새벽 시장이 환하다
음각을 덮고 있는 갈치 사이로 삐져나온 눈알에
서늘해진 마음 베인다.
파도 부스러기처럼 경매사 목소리 부서지고
울뚝불뚝한 그 소리 따라가면 온통 가시밭이다.
가시들이 파닥일 때마다 어둠은 새파랗게 변하고
꽁치, 갈치, 풀치 가시가 많은 것들일수록
달빛에 더 환하게 출렁였으므로
그래서 달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씩 눈이 따끔거렸는지도 모르겠다.
가시 많은 사람이 어디론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등뼈 휘어지지 않으려고 휘어지는 고기들이 뛰고 날고 들릴 듯 말 듯한 울림들
신기루라던 물고기자리에 어록으로 수북이 쌓인다.
허벅지까지 말아 올린 생존의 소리, 아침 햇살에 찔려 따끔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