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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을 위한 헌시] 별이 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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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오면, 바람 한 점 햇볕 한 줌에도

당신의 숨결이 가물거리고 있음을 나는 알겠습니다.

 

6월이 오면, 녹음이 짙어지고 대지는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지만

널은 들에 기대어 살아도 심장에 돌덩이를 얹진 듯 숨이 차고

뼈마디가 아려옴을 나는 알겠습니다.

 

안녕이라고, 잘 있으라고

진정 이별하진 못한 채 당신을 차디찬 가슴에 묻고서

그 빛의 거리를 좁힐 수 없어 빈 허공을 날아 끝내 당신의 그림자로 살아갑니다.

 

이른 새벽보다 더 깊은 길을 걷고 이른 어둠보다 더 큰 희망에 눈을 뜨는 우리.

 

오늘 애달픈 사랑을 기억하고자 두 손에 꽃송이를 받아 들었습니다.

천 개의 바람으로, 천 개의 노래로

그대 꿈 무너진 자리에

애국가로 수를 놓아 무궁화꽃을 피워 놓았습니다.

 

들리십니까? 당신께서 만드신 평화로운 꽃들의 노래가

보이십니까? 당신께서 물려주신 천만년 이어질 새들의 노래가.

 

가장 낮은 곳에 몸을 던져 가장 높은 곳에 계신 영웅들이여!

 

이 시대를 살아 내는 우리는 불멸의 영혼들 앞에서 다짐합니다.

목숨으로 지켜낸 이 나라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겠다고

우리가 누리는 찬란한 행복이 당신들의 피 값의 선물임을 잊지 않겠다고

온 힘을 다해 당신들의 희생과 사랑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저, 하늘에 영원히 살아계신 당신

누군가 아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버지란 이름도

이제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별이 된 그대여! 세상은 별들의 눈물 속에서 숨을 쉬며 고요히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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