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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산의 소소한 이야기] 발견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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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어야 비로소 한 해가 시작하는 것 같다.

 

새 학기, 새 자리, 새 아이들, 새 동료들, 새 교실이 주는 설렘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보다 훨씬 짜릿하다.

 

고등학교에서 세 해를 머무르다, 중학교로 온 지 겨우 두 해. 열아홉 살의 아이들과 지내다가 처음 열네 살 아이들을 마주한 2023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

 

올해는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어내리라 다짐했다.

 

올해 맞이한 아이들은 생각한 것보다도 더, 매우, 몹시도 귀여웠다.

 

귀여움이 사랑스러움이 되리란 확신이 들 정도로, 말씨도 마음씨도 몸가짐도 모든 부분에서 애교가 묻어났다.

 

생각하는 힘도, 몰입하는 힘도 눈에 들어오는 아이들이었다.

 

함께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에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콩깍지가 아니거나, 콩깍지가 아주 두껍거나일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중학교에서의 모든 것은 낯설다.

 

교실 놀이도 없고, 담임 교사 얼굴 보기도 어렵고, 매시간 다른 교사가 들어와 심도 있는 교과 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수업 시간이 늘어나고, 지켜야 하는 규칙도 많아지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쌓여간다.

 

아이들의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수업과 생활을 고민하는 것은 교사의 숙명이다.

 

적어도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애정이 있다면, 모든 과정에 유의미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무한 긍정 회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대다수의 것에서 행복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짐작한다. 이런 마음을 담아, 국어 시간을 신지영 시인의 ‘발견’으로 열었다.

 

‘남들이 보기에/난 언제나 그런 애/별 볼 일 없는 애//나도 내가 그런 애인 줄 알았지/네가 나를 발견해 주기 전까진 말이야//바람이 맞고 싶어서 일부러 달리는 나에게/파란색을 보면 신나서 춤을 추는 나에게/벽 틈에 피어난 풀꽃의 이름이 궁금한 나에게//-넌 정말 특별하다/글을 써 보는 게 어때?’

 

이 시를 감상하고, 그저 넘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 좋은 부분을 찾아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양한 성격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알아가고, 자신들에게 맞게 시를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어떤 모습을 칭찬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궁금했다.

 

정환이는 스스로에게서 솔직함을 발견하고, 친구들의 장점을 말해주는 자신이 되겠다고 했다.

 

우혁이는 스스로에게서 웃음이 많음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웃음을 전하는 자신이 되겠다고 했다.

 

미루는 스스로에게서 리더십 있음을 발견하고, 친구의 고민을 나누어 지고 함께 나아가는 자신이 되겠다고 했다.

 

시후는 스스로에게서 배짱을 발견하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자신이 되겠다고 했다.

 

‘발견(發見)’이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한다.

 

누군가를 세심히 바라보고, 미처 몰랐던 것을 알 수 없었던 것을 찾아내는 것이 발견이다.

 

신지영의 이 시에는 ‘애정의 시선 끝에 누군가의 장점, 삶에의 긍정성’이 담겨있다.

 

애정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 그로써 스스로를 책임지는 청소년 (나아가서는 어른)이 되길 전심으로 응원한다.

 

콩깍지가 아닌 것보다, 콩깍지가 아주 두꺼운 것이길 바란다. 콩깍지가 씐 상태라면, 모든 것이 귀여워 보이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렇다는 것은 그 귀여운 점들을 하나하나 표현해줄 수 있는 것이기에.

 

교사의 숙명 때문이 아닌, 애정을 가진 인간의 본심으로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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