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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역축제’-이제는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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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민선 자치단체장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건 지역축제가 난무하고 있다.

 

지방마다 저마다의 지역관광 인프라와 지역 특산물을 앞세워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축제가 전국적으로 2,000여 개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 지역만 하더라도 얼핏 잡아 10여 개 이상의 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지만, 축제장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외지 관광객들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매년 특성 없이 되풀이되는 지역축제는 이제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어디를 가나 그게 그거고, 지역 특산물은 외면한 채 허가받은 야시장으로 둔갑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 지자체일수록 그 폐단에 대한 지적은 높게 일고 있다. 적은 예산으로 각종 축제에 쪼개 쓰다 보니, 축제에 대한 홍보비나 운영비 충당을 위하여 지역 특산물과 관련 없는 야시장을 끌어들이고, 이름 없는 무명 가수들이 무대를 꾸미며 이제 더 이상 관광객들의 외면 속에 지자체들의 골칫거리로 변질하여 가는 것이 지역축제의 현실이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다 보니 바가지요금이 횡행하고 온갖 부정한 상술이 판을 쳐 축제가 끝나고 나면 지자체마다 각종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축제가 절정기를 이루는 5월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축제하지 않는 고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지자체별로 축제가 중복되어 적은 관광객들의 분산으로 제각기 아우성친다.

 

우리 서천군도 마량진행의 광어·도미 축제와 장항항의 꼴갑 축제 일정이 겹쳐 관광객 분산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고 수년째 각종 축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일부 의식 있는 지자체들은 지역축제의 통폐합을 거쳐 중복을 줄이고, 드론 불꽃축제 등 새로운 이벤트를 선보이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려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천군도 관광 축제를 주관하는 단체 등에서 이벤트의 다양화 등을 통하여 관광객 유치에 골몰하고는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그 결과가 돋보이지 못하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새로운 김기웅 정부가 지역의 대표축제인 한산모시문화제의 성격을 축제에서 문화제로 바꾸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산모시짜기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지역 향토문화제로 그 성격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

 

문화제와 축제는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였지만, 예년의 방대한 예산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반발 또한 정치적 부담으로 남겨 있다.

 

경제 군수를 표방한 김기웅 군수가 한산모시문화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장항 송림욕장에서 ‘맥문동 축제’를 새롭게 열기로 하였다.

 

김 군수는 2022년 이웃 군산에서 열린 ‘수제 맥주 축제’를 예로 들며, 젊음과 재즈가 맥문동 보랏빛 향기에 물든 새로운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에 모티브를 둔 새로운 축제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축제마다 구태의연하게 등장했던 야시장이니 품바 공연이니 하는 이벤트를 지양하고 21세기 MZ시대에 부응하는 거리 공연과 재즈 열풍을 시원한 바닷가 송림욕장에 불어 넣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수제 맥주 판매를 통하여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문 경영인 출신의 경제 군수답게 지역축제도 투자가치와 투자승수를 계산하겠다는 전형적인 경제 논리로 지역축제를 내다보겠다는 이론이다.

 

물론 김 군수의 경제 논리가 새로운 맥문동 축제에서 그 효과를 발휘하여 축제가 지역경제에 부(富)를 창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구태의연하고 진부했던 지역축제에 변화의 물결을 부어 넣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

 

서천군 축제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왕 지역축제라면, 지역 특산품 홍보에 주력하려는 노력이 미진하다는 점이다.

 

한산모시문화제나 각종 해안가 수산물 축제장에 서천군의 주력 지역 특산품인 서래야 쌀과 서천 김 한산소곡주의 전문 홍보부스가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

 

기왕에 어렵게 유치한 외지 관광객들에게 이 기회에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여 지역 농·수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려는 서천군의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주꾸미, 광어·도미, 꼴갑, 전어 축제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똑같이 따라 하는 지역축제에서 이제는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관광객들은 기대하고 있다.

 

시대는 변화를 요구한다. 오늘도 끊임없이 지역축제는 문을 열고 문을 닫는다.

 

지역축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의 구태의연했던 야시장과 품바로 의존하려는 안일함을 버리고, 새롭게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는 변화의 물결에 합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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