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연말 대통령 선거후에 우편물로 책 한권을 선물로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비서관을 자낸 분이 보낸 책이다. 그가 당시 몇몇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연말 선물로 보낸듯하다. 선물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은 ‘운명’이란 책이었다. 오늘(8일),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그의 청문회에 앞서 책을 꺼내보니 의미있는 대목이 있었다. 책 속에는 검찰 내 개혁에 대한 일단이 이 대목에 압축돼있다. 법조인으로, 노무현 참여정부 때 그는 민정수석, 비서실장으로 국정원, 감사원, 검찰, 경찰 등의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했었기에 말이다.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인터뷰로 끝을 맺는다. 주요 내용은 ‘문재인의 운명’이란 말처럼 그와 노 전 대통령의 만남과, 노 전 대통령을 도와 참여 정부 청와대의 이야기 등이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책에서 검찰 내 개혁의 필요성을 짚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검찰 기수(期數)’의 그릇된 관행을 지적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전통은 후배 기수가 선배 기수를 추월해서 승진하면 선배들은 모두 옷을 벗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이 80여일 만에 국회에 복귀했다. 이를 보자니, JP(김종필 전 자민련총재)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정치판에서 충청도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충남 부여. 서천. 보령, 논산 지방에서 흔히 쓰는‘ 틀물레짓’과 ‘몽니’라는 말도 그 중에 하나다. JP가 “충청도의 말이 느리다니 아녀. 충청도 서천, 부여사람들은 보신탕을 먹느냐는 말을 뭐라고 하는 줄 알어. 줄여서 ‘개혀?’라고 해.그런데도 말이 느리다고...”하며 웃기기도 했다. 그는 1990년1월 민정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과 YS(김영삼 통일 민주당 총재)와 3당 합당으로 민자당을 만들었다. 그해 셋이 서명한 내각제 개헌 합의문이 있다는 사실이 충청권 D일보가 보도하자, 당대표인 YS가 당무를 거부하고 마산으로 내려갔다. YS는 내각제 개헌에 합의해놓고 이 내용이 드러나자 떼를 쓴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과 YS가 갈등을 빚었다. JP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YS를 향해 "틀물레짓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다. JP는 DJ(김대중)와 내각제개헌을 고리로 DJP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총리가 됐다. 그는 내각제 개헌이 미적대자 한마디 던진다. 그때 “(내각제추진을)하다가 안 될 때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한 지 넉 달이다. 당시 대표직 수락연설은 미사여구없이 간단명료했다. 내용도 보수우파진영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보내주신 큰 기대와 성원, 새로운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말미에는 "정책정당, 민생정당, 미래정당으로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제 21대 총선 압승과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고 외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러더니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이 단상을 내려가는 그 순간부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한다"고 했다. 2017년 5.9 대선에서 정권을 내주고, 지난해 6.13에서 참패의 늪에 빠진 무기력한 당원들은 '옳다'고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앞에 말과 뒷말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황 대표가 취임한 지 넉 달이 된 오늘, 그의 수락연설을 다시 읽어보니 허탈하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위한 '공들임'은 드러났을지 모르지만, 정치문화는 퇴행한 것 아닌 가하는 의심이 뿐이다. 한국당은 황교안 체제에서 달라졌나. 그것도 약속과 다르다. 한국당을 담대하게 바꿔나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국민소환제’를 언급하니 생각나는 게 있다. 한국기자협회 임원으로 연전에 이집트에 간적이 있다. 그때 나일강변에서 만난 한국 언론사의 런던 특파원의 얘기가 떠올라서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그는 출근을 위해 윔블던 역에서 기차를 타고, 종점인 워터루역에서 내린다. 그는 승차권을 살 시간이 없을 땐, 우선 기차를 타고 종착지에서 요금을 낸다. 런던 사람들은 대개가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누구하나 자기가 탄 역을 속이는 일이 없다. 우리로 치면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왔을 때, 대전역이나 오송역이나 천안아산역에서 탔다고 우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런던 역무원도 승객이 말하는 대로 요금을 받는다. 요금을 덜 냈다고 CCTV를 들이 미는 일은 절대 없다. 서로를 믿고 또 속이려고 하지 않는다. 설사속이는 사람이 있다해도 그 말을 믿는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인가. 그래서 물었다. ‘속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이다. 런던특파원은 대답은 놀랍다. 그게 고민이어서 런던시장에게 똑같이 물었단다. 그랬더니, 런던시장은 질문이 우스웠는지 ‘영국인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으면 속여도 된다’고 믿는단다. 이후 영국 총리가 부인 때문에 물러났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 이달 초, 대전 대덕구청의 고위간부의 귀띔 때문이다. 그의 첫 제보는 ‘대덕구청이 김제동이를 불러 강연을 듣고, 1550만원을 주기로 했으니 취재해보라’는 것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하고 답했다. 먼저 대전 대덕구청의 홈페이지를 여니 행사내용이 떠있다. 대덕구청과 김제동이 하는 청소년 아카데미라는 안내문이 게시되어있다. 그의 말대로였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대상 등이 적힌 내용이다. 아는 다른 간부 공무원에게 물었더니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청공무원들은 대개가 아는 사실이라고 말해줬다. 그는 “이미 김제동측과 합의된 것”이라며 “90분 강연료로 1550만원을 주기로 했다”고 했다. 대덕구의회 관계자에 물었다. 그는 자신이 답할게 아니라며 여당출신 구의원을 바꿔줬다. 그는 그렇잖아도 야당의 몇몇 구의원들이 문제를 삼으려는 것 같다며 “혈세를 이렇게 막쓴다고 또 떠드는 게 아니냐”고 했다. 대덕구는 재정자립도 16%대로 재정상태가 열악하다. 대전 5개구청중 최하위다. 자체 수입으로는 대덕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줄 정도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문재인 정권과 코드가 맞는 방송인을
10년 전 쯤 일이다. 당시 한 신문사 대표이사. 발행인일 때다. 어느 날 대전지검 검사장이 전화를 해왔다. 내용인 즉, 전직 군 최고 수뇌부를 수사 중인데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다. 취재와 보도는 편집국장이나 법조출입기자가 있기에 대화를 주선한 것 같다. 왜냐면 검사장의 요청은 흔치 않은 얘기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검사장의 생각은 바르고 감동적이었다. 검사장은 ‘누구를 불러 조사 하네 하고 매스컴을 타게 하는 일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실적, 성과주의에 찌든 대개의 수사기관들이 ‘누구를 조사하네’하며 공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검·경 수사기관의 대개는 자신들의 실적과 결과가 대문짝만하게 실리기를 바란다. 보도자료는 내지 못해도, 기자들에게 귀띔이라도 해서 취재한 듯 크게 보도해주길 바라는 게 이들 기관이기 속성이다. 그러나 그 검사장은 그와 정반대였다. 검사장은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을 ‘기소 전에’ 보도되면 조사받는 이가 곤란해진다고 했다. 보도 때문에 전직 장성의 신분이 드러나면 그의 삶과 명예는 누가 책임을 질 거냐는 게 요지다. 그는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군 장성 가족을 검사장실로 불렀다. 그리고는 “당신네 아빠는 훌륭한 군인이었다.
얼마전, 대한상의가 '기업하기가 갈수록 힘들다고 호소하는 상공인이 늘고 있다'고 했다. 얼핏 듣기에 엄살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왜냐면 열정을 다해 일 할 테니, 자신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이를 국회에 냈다. 여야 정치권에서 상공인들의 의견을 모은 입법현안 보고서를 살펴, 도와달라는 취지다. 필자에게 보도 자료로 날아온 입법현안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니 이해가 갔다. 주변의 수많은 기업인들의 그간 그렇게 호소했던 내용들이다. 뿐만 아니다. 국회가 여러 달째 놀고먹는 바람에 국회에 낮잠 자는 이들의 법안도 수두룩하다. 그 중에 기업 부담만 주는 법안 완화를 담은 게 게 적지 않다. 상의의 지적대로 다중대표소송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단소송제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등도 대표적이다. 일부 개정이 필요한 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투자 의욕을 꺾을 수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조속히 논의가 시작되어야한다. 여야가 민생만 외치지 말고 중소? 중견 업체가 다모인 대한 상의와 진지한 토의를 해야하는 이유다. 들을 땐 엄살로 지부하지 말아야한다.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집권 2주년을 맞았다., 이제 본격적인 3년차에 접어든 것이다. 그가 요즘 .자주 언급한 단어는 뭘까. 한 언론이 최근 5건의 공식일정을 통해 알아봤더니, 그의 국정운영의 방점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대화·노력·성과'였다. 그중에 '대화'는 모두 25차례나 언급했다. 이어 ‘노력’이 21차례, ‘성과’는 10차례였다. 청와대 측은 뭉뚱그려 각계와의 소통을 늘려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띠는 것은 ‘성과’라는 표현이다. 청와대는 '성과'는 집권 3년차를 맞아 더 언급이 많아질 수 있는 단어라고 했다. 수치적 성과가 아닌 현장과 국민 실생활 체감하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그래서일까,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때 "모든 공직자들이 열심히 잘해주었다"라고 입을 뗐다. 그러더니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진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뿐 만 아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국무회의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
리더십이 있어야 우두머리다. 그 리더십은 헤드십과 다르다. 리더의 자질은 좋은 머리보다 조직에 감동을 줘야한다. 미국 남북전쟁때 이런 일이 있다. 매클렐런 장군은 전략전술이 뛰어난 사령관이었다. 링컨 대통령은 그를 격려하기위해 국방부장관과 함께 그의 야전사령부를 찾았다. 장군은 전장터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사령관실에서 서,너시간이 기다리자, 그가 돌아왔다. 장군은 대통령과 장관을 본체만체하고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갔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얼굴을 보고 그가 곧 내려올 것으로 생각했다. 한참 뒤 하녀가 내려와서 말한다. “죄송합니다만, 장군께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대통령과 장관께 말씀드리라고 이르셨습니다.” 놀란 것은 장관으로 펄펄뛰었다. 직속상관인 자기는 그렇다해도 대통령마저 무시한데 화가 치밀었다. 장관은 “저렇게 무례한 놈은 처음 봅니다. 당장 목을 쳐야합니다. 대통령께서 당장 직위해제 시키십시오.” 그러나 대통령은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링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은 내 아들이나, 내 친구 내 동생이 더 잘 듣는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이들은 엉터리다. 장군은 이 전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 장군이 유혈전
당나라 태종(이세민)때다. 태종은 그간 됨됨이를 눈여겨 본 위징(魏徵)을 인사를 담당하는 재상으로 발탁했다. 위징은 이른바 임명장을 받고, 그 자리에서 말한다. “결코 충신(忠臣)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대신 양신(良臣)이 되게 해주세요” 그 뜻이 무엇이냐고 묻자 위징이 답한다. “충신은 황제가 어리석어도 맹종을 합니다. 목숨을 걸고 충언을 해야하는데 충성만 할 뿐입니다. 그러니 황제의 고집과 아집을 이기지 못하고 직언을 소홀히 합니다” 황제가 양신에 대해 거듭 물었다. 그는 “양신은 충신과 다릅니다. 양신은 황제가 나라를 다스릴 때 함께 돕는 신하입니다. 잘못든 길이 있으면 고쳐주고, 고집을 부리더라도 옳은 길을 찾게 합니다. 그런 양신은 자연스럽게 황제를 위해 목숨까지도겁니다” 기록에 의하면 당 태종은 훌륭한 임금으로 적혀있다.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사람 쓰는 일, 세금을 걷는 일, 그리고 전쟁을 하는 일, 정치를 하는 일까지도 신하와 의견을 나눠 결론을 내렸다. 황제는 카리스마도 있었지만 위징 등의 직언을 하면 고쳤다. 연일 고위공직 후보자의 의혹을 보면서 옛 고사들이 새롭다. 양신은 아니라도 고위공직자가 갖춰야할 기본 자질에 실망이 적지 않아서다.
처칠탱크가 있었다. 2차 대전때 영국이 만든 탱크다. 처음에 투박하고, 늪과 사막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해 이 탱크생산을 고집한 윈스턴 처칠을 빗대어 지은 이름이다. 2차 대전 초 윈스턴 처칠은 수상과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었다. 그 무렵, 그가 북아프리카 작전에 가장 큰 어려움에 부딪혔다. 하원에서 불신임동의를 받게 되었다. 그가 하원 연설대에 섰다. 그리고 90분간 열변을 토했다. 그가 연설하는 동안, 야당 의원이 ‘처칠탱크’에 대해 비난성 질문을 했다. 결함 탱크 제작, 생산으로 국고를 엄청나게 낭비했다는 것이다. 여야의 반대에도 고집을 부려 만든 탱크 생산비용이 많이 소요된게 그의 아킬레스였다. 연설대앞에 선 그가 입을 열었다. “A22라는 탱크는 설계가 끝나자마자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우려대로 결함 투성이였습니다. 허겁지겁 만들다보니 비용도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제 결정이 잘못된 것이어서 이름을 ‘처칠탱크’라고 붙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결함을 교정했습니다.” 그의 솔직한 시인에 야당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칠은 “내 이름처럼 이 탱크가 투박하지만 강력할 것입니다. 대영제국의 깃발아래 무적 처칠탱크가 될 것입니다. 승전으로 국민에게 보답하렵니
문재인 정부의 지난 2017년 조각 때다. 중기부 홍종학 장관에게는 이런 일이 있었다. 치열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4개 야당 의원에게 난타전이 벌어졌다. 그 바람에 국회 임명안 채택이 불발됐다. 그런데도 그는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그때 “반대 많던 장관이 오히려 일 잘한다더라”라며 임명장을 줬다. 1년 뒤, 작년 10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국회 인사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의혹이 있는데도 해소되지 않은 채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이때도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당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후보자의 불법건축물이 문제가 됐다. 그의 부인이 자신의 남매들과 지분을 나눠 가진 땅에 지어진 1층짜리 건물이 의혹의 대상이었다. 가족들과 공동 소유한 땅에 불법건축물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그때 이 후보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철거하거나 아내의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둘러 잘못을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그때 그가 어느 방송에 나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거나 땅에 대한 지분도 포기하라고 제가 집에
동호인들끼리 미술공부를 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저 그림이 좋아 매주 현대미술을 공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할수록 현대미술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무엇 하나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현대 미술 작품을 보면서 늘 그림 감상보다는 '그림값이 얼마나 하는지'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추상적인 작품을 만날 때면 '나도 저 정도는 그릴 수 있다'는 농담을 하곤 하였습니다. 최근 어느 책을 보고 그림에 대한 생각을 체계적으로 재정리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서양미술사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은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저는 10년 공부를 새롭게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회화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똑같이 그리는 능력이 중요했습니다. '정말 실물과 똑같이 그렸다'는 한 때 화가에 대한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화가는 자신이 보았거나 상상한 아름다운 그 무엇을 그려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화가들은 '재현'의 대가들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면 하나님과 아담이 꼭 그렇게 생겼을 것 같습니다. 그 그림 이후 인류는 하나님을 흰 수염 난 남자 노인이라고 기억하게
우드로 윌슨 미국대통령 때 일이다. 윌슨 대통령하면 1918년 파리평화협정, 국제연맹창설. 제1차 세계대전, 그리고 민족자결주의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 모든 일이 기미년 3.1만세, 그리고 항일운동으로 연결된다. 그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1914년 ‘클레이턴 독점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노사분규 시 정부가 강제금지 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법이다. 친 기업성향의 노동부장관이 이에 반발, 사표를 냈다. 백악관의 한 가정부가 이튿날 넌지시 대통령에게 청(請)을 했다. “대통령님, 고민할 것 없습니다. 그 자리에는 제 남편이 적임자입니다. 남편은 노동자라 노동이 무엇인지를 잘 알지요. 노동자에 대해 이해도 깊습니다” 윌슨 대통령이 대답한다. “자네의 추천은 고맙네. 그러나 장관은 아무나 앉히는게 아니네. 매우 중요한 자리지. 프라이버시는 간섭할일이 아니지만 학식과 인품이 있고, 영향력이 대단히 중요하네.” 가정부가 이에 응수한다.“ 대통령님. 제 남편을 장관으로 만들어주신다면 틀림없이 장관영향력을 갖게 될 것 아닙니까. 인품도 그럴 거구. 능력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어 주는 거니까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 민주당이 요직교체가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엄석대는 싸움꾼이다. 그는 시험을 치를 때마다 늘 최고점수를 받는다. 또 그 반의 반장이다. 싸움꾼에 최고점수, 그리고 반장이란 완장까지 차고 보니 반 아이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린다. 나, 한병태는 이곳에 전학을 온다. 아버지의 좌천 때문이다. 서울 명문초등학교에서 엄석대가 있는 시골학교, 그 반으로 옮겨온다. 나는 반 아이들이 엄석대를 왕처럼 떠받드는 꼴을 이해할 수 없다. 말없이 엄석대에게 저항한다. 서울에서 전학 온 ‘도시 놈’이라는 눈총도 받는다. 고통스런 외톨이가 된다. 엄석대 치하(?)에 같은 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과 멸시뿐이다. 모두 엄석대의 독재에 길들여져서다. 그와의 신경전이 오래가지 못했다. 나도 엄석대에게 눈물로 굴종할 수밖에 없다. 그러자 그의 신임을 받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새로 전학 온 학교, 새 반에서 안주할 수 있는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젊은 담임선생님이 새로 부임해오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엄석대의 독재, 독선에 의문을 가진 담임선생님은 시험 때마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반장을 하는 이유를 캐낸다. 그를 위해 반의 우등생들이 대리시험을 쳐 준 것이다. 엄석대의 시험부정이 들통 나자, 급우들이 혼란에 빠진다.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