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려오면
부지런한 아낙네들
바쁜 손을 움직이며 들썩인다
여리여리하니 작은 모종들
두 개, 세 개씩 나뉘어
고랑 밭에 심어지고,
하늘이 심술부릴세라 굽어진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밭고랑에 입맞춤을 한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바구니에 모종들은 얼굴을 내밀고
어서 나를 데려가라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른다
넓은 밭이 조금씩 조금씩 초록의 물결로 들어차면
시원한 빗줄기 한 바가지
힘차게 뿌려 주기 기다리며
하늘 한 번, 땅 한번 병아리 고개짓이
남사당패 상모 돌리듯 한다
여린 잎들이 가득한 밭에는 고라니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뛰어다니고
고라니를 쫓는 강아지 소리
비 내리는 고랑 밭은 어느새
새싹들의 아우성에 나뒹굴며
아낙네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