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고등학생들이 중학생들을 집단으로 구타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집단구타사건이 발생하자 A중학교는 1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가해학교인 B고등학교와 C고등학교는 ‘학교폭력 관련회의’를 열어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각 학교 책임자와 서천경찰서, 도교육청, 담당변호사, 서천교육지원청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갖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폭력사건은 선배의 지시에 의해 후배가 하달 받고 다시 후배들에게 지시하면서 가해학생들이 폭행에 가담했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피해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한산모시축제에서 친구들끼리 물총 싸움을 하다 A중학교를 졸업한 선배(22세)에게 물이 튀면서 발단이 됐다.
A중학교를 졸업한 선배와 마찰을 빗은 중학생들은 자리를 떠났지만 이를 괘씸히 여긴 선배는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후배교육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B고등학교와 C고등학교 학생 10여명은 A중학교 학생 16명을 남산리 방향 지하터널에 집결 시킨 후 얼차려를 시키는 한편, 선배와 문제를 일으킨 후배들을 구타하는 등 집단폭행이 이어졌다.
현재 서천경찰서는 성인이 학생들에게 폭행을 지시한 점과 조직적·집단적 폭행이 가해진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피해학생의 피해조사와 함께 조만간 가해학생에 대한 가해여부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서천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전 예방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사건이 가볍지 않은 만큼 형사입건에 방향을 잡고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가해학교인 B고등학교와 C고등학교는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수습을 위해 나섰다.
B고등학교는 대책회의와 함께 가해학생의 개별면담을 통해 진상파악에 나서는 한편, 해당 중·고등학교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고 C고등학교는 가해학생과 학부모 면담을 실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C고등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생들 또한 가해자이고 피해자”라며 “폭력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문제는 학교와 지역사회 학부모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비추어 볼 때 선·후배 간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과 선배가 명령하면 후배가 따라야하는 상명하복의 조직적인 문화가 학생들 사이에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제라도 학생들의 이러한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한 교육자는 “현재 지역 내 서열문화는 학교를 졸업한 22세 이하의 성인부터 고등학생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제라도 학생들 사이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서열문화를 없애는데 학부모와 학교가 관심을 갖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 폭행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일에는 각 학교 책임자와 서천경찰서, 도교육청, 담당변호사, 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등이 참여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를 통해 가해학생들에게 피해학생에 대한 접근금지 및 협박금지 명령인 2호조치를 내릴 계획이며 피해학교와 가해학교가 참여하는 ‘공동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현재 서천경찰서에서 사건을 조사 중에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공동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사안에 따라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