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지역 내 천주교 성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작은재와 산막골 교우촌 등 천주교 역사 유적지를 활용한 관광자원 발굴 사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막골 교우촌은 서종태 박사(전주대학교 교수)가 발간한 ‘박해기 서천지역 천주교회사에 대한 연구’라는 자료집을 통해 처음 밝혀졌다.
자료집에 따르면 서천 지역 신앙 선조들의 삶의 터전들 가운데 산막골 교우촌(현 판교면 금덕리)은 ‘신앙 선조들’이 1839년 기해박해 이후 탄압을 피해 인적이 없는 산간벽지에 숨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았던 곳이고 프랑스인 다블뤼 주교와 페롱 신부의 사목 중심지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08년 서천성당으로 부임한 정성용 신부가 신자들과 함께 독뫼공소 터를 찾아 성모동산을 만들고, 작은재에 오르는 길에 십자가의 길을 조성했으며 ‘작은재 줄무덤’이란 비석을 세우는 등 성지 개발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서천성당은 해마다 작은재에서 야외미사를 봉헌했고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와 호남교회사 김진소 신부를 비롯해 보령지구장 이범배 신부 등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들이 산막골 교우촌에서 현양미사를 봉헌하는 등 천주교 성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작은재와 산막골 교우촌이 성지로 알려지면서 주말마다 천주교 신자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이 산막골 교우촌이였다는 비석만 세워져 있을 뿐 성지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기해박해(1839년)와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한 신자들의 무덤 30여기가 있던 곳은 지난 1994년 천방산 임도 포장을 하면서 파묘되었고 연고가 없어 인근에 재 매장되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실제로 산막골 교우촌을 둘러본 결과 진입로가 마땅하지 않은데다 간이화장실도 마련돼 있지 않아 순례 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서천성당이 지은 기도실은 관리소홀로 인해 허물어져 있는 등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문산면 수암리 작은재 입구는 천방권역사업을 통해 공원과 화장실을 설치해 그나마 위로가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진시 솔뫼성지와 서산시 해미읍성 등 충남 내포지역의 주요 천주교 성지를 방문하면서 천주교 신자들의 관심을 받자 충남도는 천주교 역사와 유적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비 9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15년 각 지자체별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지를 모색한 결과 천안시와 보령, 아산, 당진, 부여, 청양, 예산군을 선정, 이들 지자체들이 순례길 사업을 도왔다. 서천군이 제외된 것이다.
이와 관련 서천성당 김종민 신부는 “판교의 산막골 교우촌과 작은재는 천주교 성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고 충남 순례길 사업에서 제외됐다”며 “이로 인해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이 성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성지다운 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다면 더 많은 이들이 작은재와 산막골 교우촌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과 도선구 팀장은 “충남도 순례길 사업 당시 서천군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요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산막골 교우촌과 작은재를 찾는 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순례길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에 지속적으로 건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