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4 (토)
봄볕의 유혹은 미끼다 대웅보전 먹기와는 층층의 스크럼을 짜고 묵언 수행 중인데 열어젖힌 문들의 꽃살문은 상형문자처럼 해독할 수 없다 바랜 단청의 순한 빛깔들이 볕살을 찾아 속살거리는 처마 아래 찾아든 무명새 한 마리 부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저 몸짓이 오층석탑에 내려앉는 볕살을 다독이듯 경건하여 두 손 모은 내 어깨마저 따듯해진다 건너온 개울 물소리 반듯하여 발걸음도 조심스러운데 세상의 소란 모두 부질없어 예까지 찾아 들었을까 磨谷寺. 석바위 정표 앞에 너와나 몸을 낮춘다 돌아갈 길은 아직 남아 멀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