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설 명절, 고향민심이 천심이다
얼마 전 여권의 한 충청권 국회의원을 만났다. 설 연휴를 열흘 쯤 앞두고, 그는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흉흉한 민심때문이다. 정치인을 보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도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아예 국회를 해산하라는 불신과 분노의 함성들로 고개를 들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에 배지도 떼고 다닌다. 한때 현 정권의 실세로 꼽혔지만 지금은 뒤편에 비켜있다. 목소리에 힘도 없고TV에 나오는 것도 부담스럽다. 때론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먹고 살기도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여러 달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져 여당의원으로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펴도, TV를 켜도 촛불민의가 뉴스에 중심이니 그는 할 말을 잃고 있다.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비선실세 최 씨 등에 대한 특검으로 국민이 실망과 불신만 안게 된 터다. 한때 현 정권과 막역한 사이였던 그는요즘 처신을 어찌할지 괴롭다고 했다.
무엇보다 정치인을 벌레 보듯 하는 뭇 시선이 괴롭다고 한다. 국민의 혈세를 축내며 특혜를 누리는 집단으로 정치인이꼽혀왔다. 그런 판에 처신하기 여간 곤란하지 않다는 게 그 의원의 얘기다. 정치인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이 흔치않은 현실이다.
그는 설 연휴
- 신수용 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 2017-02-09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