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문단(文壇)] 산울림

  • 등록 2024.12.23 17: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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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산이 울었다

 

모깃불 옆에 잠드는 졸음에 실려

은은하고 처량히

 

시집와서 굶어 죽은 며느리가

보릿고개 지나면 나와 운단다

 

아주 먼 데서 배고파 우는

구슬픈 징 소리처럼

엄니 가슴에서 산 울음 운다

 

배고프지 않아서도

들을 수 없는 울지 않는 산

포만감에 졸며 밤에 주저앉아 있다

 

아쉬울 게 없는 요즘 산이

울지 않고

내 가슴만 쓸어내린다

최명규 시인(현 서천문화원장·대한민국예술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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