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서천군 화양면농어촌공사 양수장에서 금강하굿둑 방면의 벚나무 가로수길이 벌목돼 화양면 주민들이 황당함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최소 20년을 함께한 벚나무 가로수길이 설명도 없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그 현장에 신혜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0여 년 전 화양면에 귀농한 이승재씨.
그가 화양면에 귀농을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승재 / 서천군 화양면 귀농인
이 길이 벚꽃이 양쪽으로 굉장히 예쁘게 펴있었거든요. 그리고 (벚꽃이) 질 때 휘날리는 게 굉장히 예뻐요. 그 모습에 반해서 화양으로 귀농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 24일 이 씨는 10년 동안 매일 보던 벚나무 가로수길이 한순간에 다 베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승재 / 서천군 화양면 귀농인
볼일을(보고) (집에) 가다가 보니까 이런 말을 하면 그렇지만 너무 어이없는 일이 벌어져서 / 병충해가 있나 나는 솔직히 너무 어이가 없어서 병충해 때문에 이것을 다 잘랐나 생각을 했는데 병충해도 아니고…
다른 주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화양면 주민 A씨
그것을 왜 잘랐지? 모르겠는데?
화양면 주민 B씨
엊그제 보니까 다 베어냈더라고요. 그 좋은 나무를. 오랜 시간 걸리잖아요. 그 정도 크려면
이 씨와 주민들은 쓰러진 벚나무를 보며 벌목이 아닌 이설을 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승재 / 서천군 화양면 귀농인
요즘에 마을회관 공사를 해서 이설을 할 때도 많거든요. 여기 우리 동네도 이설 할 데 많고, 중간중간 도로도 놔서 빈 공터가 많아서 거기 군에서도 그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화양면 주민 B씨
벚꽃나무라 좋은 건데 밑에 하천 부지 그쪽으로 심어놓으면 꽃 많이 피고 하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이 씨는 벚나무 벌목과 관련해 어떠한 주민설명회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베어진 벚나무 단면을 살펴봐도 병충해에 걸렸다고 보기 힘든 상황.
서천군이 벌목을 진행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성하중 / 서천군 산림축산과 공원녹지팀장
20년부터 되면 이게 늙어서 병이 들기 시작해요. 늙은 나무는 아무래도 생육이 떨어져요. 옮기면. 그리고 사업비를 측정할 때 어떻게 하냐면 나무의 굵기에 따라서 설정할 거 아니에요. 이식비를. 이식비용보다 새로 심는 나무가 낫죠.
군은 벌목된 나무를 폐기처리하고 새로 식재하는 것이 오래된 나무를 이설하는 것보다 나무의 수명이나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벌목된 나무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폐기물 처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이설비가 과연 건강한 나무 수십 그루를 베는 것보다 가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승재 / 서천군 화양면 귀농인
나무가 병충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물론 공사에 편의성도 있고 예산을 절감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자연이 우선시가 돼야지 않겠나. 나무의 가치를 판단했을 때는 한 그루의 이설비가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이설비가 큰 돈이었나 (싶네요)
이어 그는 공사 설계단계 전부터 ‘이설을 할 것인지 벌목을 할 것인지’ 주민과 의 소통도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시행하는 이 공사는 총 사업비 721억 원이 투입되는 ‘국립생태원에서 동서천IC 도로건설공사’로 오는 202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서천군 화양면 옥포리에서 마서면 송내리까지 거리는 총 8.1km 구간으로 이 구간은 국도확장과 시설개량 사업이 진행됩니다.
벚나무가 벌목된 곳은 국도 29호선인 ‘마서면 도삼리에서 화양면 옥포리’ 구간으로 이후 식재될 나무는 젊은 벚나무로, 최대 크기는 성인 가슴 높이, 지름 10cm 이내의 나무가 식재될 예정입니다.
sbn뉴스 신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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