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에 앞서 일행은 화천에 조성된 '파로호 산소 100리길' 일부 구간인 '숲으로다리'로 향한다. 숲으로다리는 북한강에 떠 있는 약 3.3km의 부교로, 숲속 길로 이어진다는 뜻을 담아 소설가 김훈이 작명했다. 물안개가 피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북한강을 건너는 걸음에 설렘이 묻어난다.
시원한 강 풍경을 만끽한 일행은 용화산(878m)의 품으로 들어선다. 지네와 뱀이 싸우다가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산이라 하여 용화산으로 불린다는 설도 있고, 역사적으로는 고대 국가 맥국의 중심지로서 ‘화산’이라 불리다가 조선 시대 때 성불의 의미를 담아 용화산이 됐다고도 전해진다.
용화산 자연휴양림의 울창한 숲을 들머리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 남자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 세남바위, 혹은 ‘새가 난다’는 뜻으로 새남바위라 불리는 기암은 암벽 등반지로 인기가 많다.
만만찮은 바윗길을 따라 용화산 정상에 다가서자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은 기암괴석의 향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웅장하고 경이롭게 느껴지는 바위 능선을 따라 용화산의 수려한 비경이 펼쳐진다.
용화산에 이어 다섯 봉우리를 품고 있는 오봉산(779m)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들머리에서부터 들려오는 경쾌한 물소리를 따라가니 아홉 가지의 소리를 낸다고 하여 구성폭포, 혹은 아홉 그루의 소나무가 자란다고 하여 구송폭포라고 불리게 됐다는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폭포를 지나 고려 시대에 창건된 청평사에 들른다. 더러운 것을 맑게 하고, 소란스러운 것들을 평화롭게 한다는 청평사의 이름 뜻처럼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하다.
오봉산의 명물로 꼽히는 구멍바위(홈통바위)의 비좁은 틈을 지나 마침내 오봉산 정상에 닿는다. 발치에는 하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양호가 푸르게 빛난다.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게 만드는 시원한 자연을 품고 있는 용화산과 오봉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영상앨범 산’은 19일 오전 7시 3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