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한나 씨, 어딘가 심난해 보이는데...

  • 등록 2020.02.06 06: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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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n뉴스=김연희 기자]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비롯한 치열한 삶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형틀 목수'로 활약하고 있는 한나 씨 가족에 대해 집중 조명 한다.


2월 6일 방송되는 인간극장에서는 남자 직원들을 진두지휘하는 30대 여성 반장 남한나씨에 대한 네번째 이야기가 그려진다.

누구나 건설 현장 일이 삶의 터전을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일인 줄 알면서도 막상 자신이 하기에는 꺼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 경기도 수원시에 대를 이어 건설 현장에 뛰어든 가족이 있다. 

도보로 5분 거리가 안 되는 두 빌라에서 3대가 함께 하는 남한나(37) 씨 가족이 그 주인공. 

이들 가족의 아침은 조금 이르게 시작한다. 새벽 다섯 시 경 일어나, 아버지 재덕 씨와 아들 양민석(36) 씨, 며느리 남한나(36) 씨. 

그리고 이제 막 합류한 시누이 양효주(34) 씨가 함께 출근을 준비한다. 아침 7시까지 현장에 도착해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 수원 인근의 현장에서 종사하고는 있지만, 뿔뿔이 흩어져 일하는 상황. 

추운 겨울, 매일 같이 반복되는 강도 높은 노동에 몸이 고생스러운 것은 물론, 교통편이 마땅치 않은 현장으로 출퇴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 서로 얼굴 붉힐 만도 하건만, 그런데도 ‘허허’ 웃어넘긴다. 오히려 한나 씨는 이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한나 씨는 ‘형틀 목수’라는 직종에 몸을 담군 순간부터 매사에 적극적이었다. 

일을 시작한 지 2년 남짓한 시간 만에 국가건설기능경기대회 거푸집 종목에 출전해 은상을 타는 등 빠른 속도로 반장 대열에 올라섰고 이제는 건설 현장에서 15명이 넘는 남성 작업자들을 지휘하며 직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게다가 그런 한나 씨의 모습을 보며 시누이 효주 씨마저 올케 한나 씨를 멘토로 삼겠다며 이 일에 가세하게 됐다. 

현장 일, 아이들 양육, 도면 공부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한나 씨이지만 스스로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한나 씨의 후배를 자처하는 효주 씨가 대견하기에 그녀의 스승이 되어주기로 했다. 

# 석사 출신, 남반장의 흙먼지 휘날리며!

13년 전인 대학 시절, 남편 양민석(36) 씨를 만난 한나 씨, 이르게 찾아온 첫째 아이 때문에 서둘러 결혼했지만, 가난한 대학생 부부는 행복하기만 했다. 

그리고 육아도우미를 자처한 시어머니 덕에, 졸업 후 민석 씨는 광주에서 대기업 품질관리 사무직으로 취직을 했고 한나 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안정적인 남편의 직장 덕에 삼 남매까지 낳으며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한나 씨네 가족. 

하지만 민석 씨는 회사 내 간부들의 부조리함과 온갖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상황에 신물을 느끼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민석 씨는 아버지 재덕 씨에게 난생 처음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고 과거 심리적 괴로움으로 자살을 택했던 동료를 목격한 경험이 있었던 재덕 씨는 말없이 아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렀다.

재덕 씨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형틀 목수'

힘든 건설 현장 일을 아들에게 되물림한다는 것이 가슴 아팠지만민석 씨는 오히려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어 목수 일이 좋았다. 

비록 월급은 대기업 다닐 때 보다는 못하지만 부족한 액수 이상으로 넉넉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되어 가족과 나눌 수 있으니 지금이 더 행복하단다. 

아들이 건설 현장에 적응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재덕 씨는 마침 대학원 졸업 후 삼남매 육아에 치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마땅한 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있었던 며느리에게 마찬가지로 목수 일을 제안했고, 며느리 한나 씨 역시 말없이 시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공사판'에 ‘석사 출신 여성’이라니, 그것도 30대 초반의... 시아버지 밑에서 견습 생활을 했지만 현장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 아이들을 돌볼 수 없을 만큼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하지만 여태껏 몸이 아파 일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프로 근성이 있는 한나 씨. 

목수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었을 때 현장 감독의 자리를 꿰찼고 현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주경야독' 퇴근 후 건축설계 학원에 다니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 '열혈 반장' 한나 씨의 육아는 어려워!

작은 키에 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남자처럼 무심한 성격인 한나 씨, 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는 한나 씨이기에 험한 건설 현장의 일도 잘 적응했는지 모른다. 

불평을 할 법도 한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늘 선배인 시아버지에게 퇴근 후 이것저것 묻는 며느리가 마냥 예쁜 시아버지.

반면 이런 우직한 한나 씨의 성격이 불만인 가족들도 있는데... 

평소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는 남편 민석 씨와 집안 살림에는 무심한 며느리가 야속한 시어머니 남순덕(63) 씨가 그 당사자. 

남편보다 연봉도 높고 더 바쁜 아내를 위해 퇴근 후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민석 씨와 아이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는 시어머니 순덕 씨에겐 씩씩한 ‘남 반장’ 보다, 토끼 같은 ‘아내’와 싹싹한 ‘며느리’가 절실하다. 

뒤늦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며느리 덕에 여유 있는 노후를 일찌감치 포기한 시어머니. 

통기타도 배우고 노래 교실도 다니고 싶었지만, 며느리가 ‘현장’에 나간 그날 이후, 육아 전쟁은 고스란히 순덕 씨의 몫이 됐다. 

일도 좋지만 세 아이의 엄마로서 손자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순덕 씨의 바람이기에 요리법도 알려주고 손자들 양육 방법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목석같은 며느리의 반응. 

인스턴트 요리만 자꾸 차리는 며느리가 아이들에게 채소 가득한 밥상 좀 차려줬으면 하는 게 소원이란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지금도 한나 씨의 머릿속에는 온통 현장 생각뿐이다. 


1부 줄거리(2월 3일 방송)

건설 현장에서 목수이자 반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나 씨는 올해로 4년차, 그녀의 남편 민석 씨도 같은 일을 하며 함께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시아버지와 함께 출근한  한나 씨는 하루종일 현장에서 분주하기만 한데....

그러던 중 그만 손가락을 다치고 만 한나 씨...한밤중, 갑자기 집을 나선다.


2부 줄거리(2월 4일 방송)

시아버지와 시누이는 물론 남편까지 온가족이 건설 현장을 누비는 한나 씨 가족.

일하다 손가락을 다치고 만 한나 씨는 시아버지 재덕 씨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다음날, 매일 같이 출근해야하는 한나 씨와 민석 씨를 대신해  아이들을 챙기는 것은

시어머니인 순덕 씨의 몫.  모처럼 함꼐 장을 보러 나선 고부지간.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기류가 심상치 않다...


3부 줄거리(2월 5일 방송)

민석 씨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이 한나 씨와 순덕 씨는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이제 6개월 차 신입 목수인 효주 씨는 한나 씨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 놓는데....

다음 날, 독감에 걸린 이랑이, 퇴근해 돌아온 한나 씨 잔소리에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데....

4부 줄거리(1월 6일 방송)

한나 씨는 하나 같이 장난기 많은 삼남매까지 돌보느라 정신없는 날을 보내는데...

오랜만에 시댁식구들과 찜질방을 찾아 일상 속 쉼표를 찍는다.

당분간 일이 끊길 수도 있다는 남편의 고백...말없이 토닥여 주는 한나 씨이지만 어딘가 심난해 보이는데..

연출 :  고명현

글 :  박종윤

촬영:  임한섭

조연출 :  공효은

취재작가 :  조성원

방송일 : 2020년 2월 3일(월) ~ 2월 7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김연희 기자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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