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제슬로시티 인증, 전시행정 전락 안 될 것”

  • 등록 2018.07.12 20:10:58
크게보기

▲남석우 기자


충남 서천군(군수 노박래)이 국제슬로시티 회원 도시로 공식 인증을 받음에 따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짜기와 함께 국제 관광도시 이미지 구축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한 발 더 내딛게 됐다.


군은 지난달 23일 프랑스 미항드(Mirande)에서 개최된 국제슬로시티연맹 총회를 통해 회원 도시로 인증받아 같은 달 25일 이탈리아에 위치한 국제슬로시티연맹 본부에서 가입인증서를 받았다고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슬로시티란?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취지로 ‘느림의 삶’을 추구하려는 국제운동으로, 1999년 이탈리아의 몇몇 전·현직 시장들이 모여 ‘치따슬로(cittaslow)’ 운동을 벌이면서 처음 시작되었다.


‘치따슬로’는 유유자적한 도시라는 의미로 당시에는 ‘천천히 먹기’와 ‘느리게 살기’로 시작했지만 이후 전통과 지역, 생태보존 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슬로시티는 현재 전 세계 30개 나라 244개 도시가 가입돼 있고 한국에도 모두 13개 회원 도시가 있다.


슬로시티에 지정되었다고 해서 어떠한 물질적인 혜택이나 경제적 도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제슬로시티연맹의 정회원 도시로서 ‘슬로시티’임을 알리는 로고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가 혜택이라면 혜택이다. 이같이 가시적 혜택이 없어 일각에서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슬로시티 회원 지정이 갖는 진정한 의미라면 전통과 문화를 지키며 사는 지역 주민으로서의 자부심 고양에서 그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군은 이제 슬로시티를 통해 전통, 문화, 생태 등을 보존하려는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이미지 개선, 지역 브랜드가치 제고, 지역 관광 활성화와 함께 관광수익 증대도 기대된다.


실제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슬로시티 지정 후 10배 이상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 그 한 예이다. 그렇다고 해서 슬로시티 지정이 국제 관광도시로 들어서는 문을 여는 마스터키라는 얘기는 아니다.


군은 지난 2016년 4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슬로시티 인증을 추진해왔고 2년 만인 지난달 25일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 얻어낸 결과이다. 서천군은 빼어난 자연생태환경과 한산모시, 한산 소곡주 등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번 슬로시티 지정이 기존의 이 같은 요소들과 잘 어우러져 관광 서천으로서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촉매제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군과 관련 기관은 지속적이고 확고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자칫 집행부의 치적으로 포장되기 위한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전락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석우 기자 news@newseyes.co.kr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전제,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주)뉴스아이즈 Tel : 041)952-3535 | Fax : 041)952-3503 | 사업자 등록번호 : 550-81-00144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문로 5번길 5, 2층 | 발행인 : 신수용 회장. 권교용 사장 | 편집인 : 권주영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충남, 아00324| 등록일 2018년 03월 12일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