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금강역사영화제’ 초청작...‘8월의 크리스마스’

  • 등록 2018.06.28 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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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멜로영화 거장 허진호 감독, ‘씨네마 토크’ 진행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감독, ‘소탈함’ 보여...‘호응’


지난 15일 서천군 기벌포 영화관 야외 특설무대에서 국내외 감독과 배우 등 영화계 인사와 노박래 서천군수 문동신 군산시장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금강역사영화제’가 지난 1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영화제는 개막 영화 ‘언더파이어’ 상영을 시작으로 서천기벌포영화관, 군산예술의전당, 동국사, 롯데시네마군산몰 등에서 3일간 17여 편의 영화가 상영돼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초청작 중 지난 1998년 개봉 올해 20주년을 맞은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영화를 제작한 허진호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관객과의 씨네마 토크’ 행사를 진행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시인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후 허 감독을 대표하는 수식어가 된 ‘절제미’와 섬세한 연출력을 엿볼 수 있는 한국 멜로 영화의 수작이다.


서해신문에서는 지난 16일 허진호 감독과의 ‘씨네마 토크’에 참여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감상과 함께 허 감독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어느 날, 주차 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차츰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 ‘다림’ 단속 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 주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영화에는 노골적인 애정 표현은 고사하고 ‘사랑한다’라는 그 흔한 말조차도 한마디 없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는 관객은 정원(한석규 분)과 다림(심은하 분)이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객은 영화를 보며 사랑함에도 시한부 삶을 살고 있어 쉽게 곁을 내어주지 못하는 정원을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과하지는 않지만 서로 사랑을 키워가는 둘의 모습에 자연스레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이 영화는 허 감독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고 배우 한석규 자신이 개인적으로 꼽는 가장 좋은 연기이며 심은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날 관람객 30여 명과 함께 30여 분간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그간 방송 매체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감독 개인의 소탈함을 엿볼 수 있어 허 감독과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훈훈하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 자리에서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정원이 아버지에게 비디오 플레이어 작동법을 설명하는 장면을 꼽았는데 실제로 허 감독이 아버지에게 비디오 플레이어 작동법을 설명하며 “‘교장 선생님 퇴직하신 분이 왜 이런 것을 이해 못하시나’라는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한 관객은 “영화에서 한석규씨가 걸린 병이 궁금하다”라는 다소 황당한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감독은 “한석규씨가 탕수육을 좋아해서 군산 촬영 당시 자주 먹었는데 죽을병에 걸린 사람이 얼굴이 저렇게 좋아서 어쩌나 생각했다”라며 “처음엔 죽을병이니까 백혈병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병원 입원씬을 찍으며 부스스한 한석규씨 얼굴을 보고 신부전증이겠구나”라고 말해 관객들을 웃게 했다.


또 “심은하씨는 영화를 찍으며 처음 만나 좀 서먹했는데 어느 날은 심은하씨가 기분이 좋아 스텝들 커피를 다 타주었는데 저만 빼놓아서 좀 서운했다”라며 “유리창 깨는 씬을 찍을때 ‘유리창이 감독이다’ 생각하고 돌을 던지라고 했더니 한 번에 와장창 깰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끝으로 “그 당시 영화에 나왔던 갓난아이가 이제 스무 살이 되었다”라며 “정말 오래된 영화를 지금까지 기억해 주시는 관객들께 너무 감사하고 아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영화제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후 싸인을 부탁하고 함께 사진찍기를 요구하는 팬들을 한 사람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일일이 다 응해 주어 팬들에게 다시 한번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남석우 기자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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