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시로 전하는 이야기] 신성리 갈대밭

  • 등록 2024.07.04 14: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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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 비에 젖을 때 / 금강이 울고 있다는 것을 / 그때는 몰랐네.

 

갈대가 / 시린 발을 담그고 / 은실 머리를 흔들 때 / 별빛이 울고 있다는 것을 / 그때는 몰랐네 / 비로서 알 수 있으려나.

 

갈꽃의 사랑은 서로를 기대어 / 무수히, 무수히 흔들리며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며칠 전 필자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신성리 갈대밭을 다녀왔다.

 

모내기가 한창인 서천의 들녘은 비단 포를 깔아 놓은 듯 파릇한 새싹 모가 초록 바다를 이뤄 넘실거렸다.

 

옛날 어머니들이 아주까리기름을 머리에 발라 가르마 타서 곱게 빗질한 그것처럼 서천 들녘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처음이란 단어는 언제나 설렘을 동반하듯 우리는 설렘 가득 싣고 주차장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농경 문화체험관과 특산품 판매장이 있었다.

 

매장은 서천 특산품과 갈대로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쉼터인 카페가 있다는데 그날은 문이 닫혀 있었다.

 

한 바퀴 들러 보고 2층 전망대에 올라서자 잠잠히 여물고 있는 서천의 젖줄인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갈대밭을 바라보며 금강이 서천 사람들에게 미쳤을 역사와 시대적 영향력에 대해 생각했다.

 

금강을 서천 사람들은 진강이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서일까 강물에 발 담그고 머리를 흔드는 갈대가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금강이다.

 

그러나 그 아픈 역사를 딛고 서천은 살기 좋고 풍요로운 지역이 되었다.

 

그 젖줄을 따라 흐르는 신성리 갈대밭은 순천의 순천만, 고천암호, 안산의 시화호와 함께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이다.

 

어느 지역의 갈대밭보다 산책하기에 좋은 너비 약 200m, 길이 1.5Km 면적 약 10만여 평쯤 되는 크래킹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표지석을 따라 올라가니 솟대 6마리가 이정표를 안내하듯 저, 깊은 서천의 하늘을 날아서 여행자들의 길을 안내하는듯했다.

 

갈대밭 길에 들어서니 영화 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우들이 수호신처럼 갈대밭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대밭 사이로 조성된 스카이워크 길은 금강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어머니 자궁같이 따뜻해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기에 신비로움까지 담고 있으니 이곳은 바람도 구름도 사람도 쉬어 가기에 얼마나 좋은 장소인가?

 

갈대가 하늘에 닿을 것 같은 모습에 필자의 마음마저 높아져 그 마음 담아 촘촘히 걷다 보니 우리나라 문단에 획을 그었던 박두진, 박목월, 김소월 시인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든 학문의 기본인 인문학을 서천은 지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 마음도 잠시 서천에도 훌륭한 시인들이 많으시고 특히 작고하신 신석초 시인님을 기리는 문학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시인들을 외지 사람들에게 알릴 기회가 있음에도 행정의 생각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서천 출신 문인으로 아쉽고 안타까웠다.

 

다음에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서천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에 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필자는 신성리 갈대밭에 많은 예산을 쓰고 있음에도 대중화가 되지 못하는 것에 생각을 해 봤다.

 

그곳에는 쉬어 갈 공간과 요기할 먹거리가 상시적이지 않은 점과 계절의 영양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등 아직은 미흡한 점들이 많이 있었다.

 

먹거리를 만들 때 맥문동 가루를 넣어 만든 쿠키, 모시 잎을 넣은 아이스크림, 모시 호떡 등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먹거리로 이런 부족한 것들을 보완해 가면서 지역 자원을 이용한 패키지 관광 상품 만들어 알린다면 좋은 성과를 내지 않을까 특히 숙박 시설과 다양한 음식이 없어 가까운 군산이나 대천으로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는 게 현실이다.

 

서천을 찾는 관광객이 서천에 머물러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지금보다 관광 수입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성리 갈대밭의 갈대보다 더 푸르러지는 서천을 희망해 본다.

김도영 칼럼위원(서천시인협회 회원/신문예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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