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화> '충청권 최초의 근대 소방대는?'...논산 '강경소방조' 재조명

  • 등록 2021.09.30 13:29:54
크게보기


[sbn뉴스=논산] 권주영 기자 = 충청권 최초로 근대 소방대가 창설된 곳은 어디일까.

충남소방본부는 충청지역 4개 시도(대전, 세종, 충남, 충북) 중에서 소방대가 가장 먼저 창설된 지역은 충남 논산시 강경읍이라고 30일 밝혔다.

논산 강경소방조는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인 1904년에 창설됐다. 충청권에서는 최초이며, 전국적으로도 매우 이른 편에 속한다.

당시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소방대가 창설되기 시작한 것에 비춰보면, 인구 2만 정도의 강경에 소방대가 창설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강경이 규모가 작았음에도 소방대가 설치된 이유에 대해 "강경이 조선 후기 전국의 2대 포구, 3대 시장으로 꼽히며 번창하던 곳으로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에 걸쳐 시가지가 크게 발달했던 것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역사관(등록문화재 제324호,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에 전시된 강경역사 연표에 따르면, 1897년 일본인 상인 20여 명이 이주해 상주했고 1899년에는 강경일본인회가 설립됐다.

이처럼 강경에 근대문물이 도입되고 상업이 발달하면서 거주민이나 이동인구가 크게 늘어나 소방대의 필요성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문을 보면 강경소방조는 완용소방펌프와 가솔린소방펌프 같은 근대식 장비와 모터사이렌이 달린 경종대를 갖추고 있었으며, 매년 봄과 가을에 대규모 소방훈련을 실시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1929년 4월 창설 25주년을 맞아 주민들에게 다채로운 시범훈련을 선보였는데 소방펌프로 오색의 물기둥을 뿜어 올려 장관이었다고 소개된다.

한편, 근대 소방대 창설은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부산, 원산, 인천 3개항의 개항과 연관돼 있다.

개항 지역에 일본인 거류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마련하여 자치적인 차원의 소방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소방대원은 특이하게도 다국적으로 편성돼 조선인, 일본인, 중국인(청)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대는 조선 세종 8년인 1426년에 만들어진 금화군(禁火軍)이지만, 1876년 개항 이후의 근대적 소방대는 1877년 창설한 부산소방조가 최초다. 이어 1884년에는 인천소방조, 1899년에는 경성, 목포, 군산, 원산소방조가 창설됐다.

강경소방조는 진남포, 평양소방조 창설과 같은 해인 1904년에 조직됐다. 당시 소방조가 운영된 지역 중에서 강경이 가장 작은 도시였던 것이다.


권주영 기자 news@newseyes.co.kr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전제,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주)뉴스아이즈 Tel : 041)952-3535 | Fax : 041)952-3503 | 사업자 등록번호 : 550-81-00144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문로 5번길 5, 2층 | 발행인 : 신수용 회장. 권교용 사장 | 편집인 : 권주영 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충남, 아00324| 등록일 2018년 03월 12일 copyright NEWSEY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