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칼럼】권력내 아마추어들의 가벼움

  • 등록 2019.02.11 07: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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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스포츠 기사가 흔치 않게 신문 1면 톱으로 실린 적이 있다.


서울대 야구팀이 199패만에 1승을 거뒀다는 보도다. 199연패의 팀, 그러나 누구도 그 팀을 비난하지 않았었다.


그들은 재미로 하는 아마추어 팀이었으니 말이다. 거꾸로 한화나, 두산이나 넥센이 그랬다면 퇴출됐을 것이다. 나아가 팀을 접었을지 모른다. 프로팀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이정우 정책실장이 있었다. 별명이 개혁의 전도사다. 점잖은 학자지만 그의 어록은 종종 구설에 올랐다.


그는 ‘행복은 다른 사람과 비교한 상대적 소득 수준으로 결정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국민은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라고 말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즉각 비판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대학교수, 아마추어라고 말이다. 당시 야당 대변인은 ‘거지가 집에 불 날일 없으니 행복하다는 뜻’이라고 조롱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구름에 가린 달’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1년 반을 평가하는 자리였다.  참여정부만큼 억울하게 비난받는 정권이 없다. 언젠가 구름이 걷히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취지였다.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일부 참모진들의 판단과 언행의 실책 때문이다. 그중에도 일부 대학교수 등 아마추어들이 막중한 곳에 배치되어 있다.


지난 하반기 여론조사에서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잘못이라는 국민이 절반을 넘었다.


그런데도 지난 연말까지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겨대며 끌고 온 장하선 전 정책실장도 실패를 거듭했다. 그도 교수다.


박근혜 정권에서 안종범 전 정책실장도 대학교수 출신이었다.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이야 그렇다지만 오류와 실수는 엄청난 폐해를 낳았다.


대학교수 출신의 참모에게 강점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학자의 이론과 원칙론이 정책의 기준선이 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교수 출신 참모의 판단은 현장과 실제와 괴리가 생긴다면 곧 아마추어 참모가 된다.


이정우 전 실장은 이를 이렇게 말했다. 아마추어일수록 시류와 구태에 덜 물들었으니, 태도가 공평무사하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마추어는 희망이라고 예찬한 것이다.


정말 그럴까. 엊그제 대학교수 출신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 방특 위위원장이 구설에 올라 물러났다. 집권 3년 차를 맡아 경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건 문 대통령에게 치명적이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던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 역시 큰 타격이다.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핵심 참모다. 


정치적 후폭풍도 그렇지만 활기를 넣겠다는 문재인 정부에 치명적이다.


문 대통령이 시·도별로 500억 원 이상의 SOC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사업을 선정,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자영업자들의 안정을 꾀하는 일에 주력해야 할 시점에 경제보좌관이라는 이가 단순히 말실수로 물러난 자체가 후진문화다.


김 보좌관만 하더라도 지난달 28일 강연에서 청년층과 50~60대를 향해 ‘헬조선이라 댓글 쓰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고 했다. 


파장이 커지자 사과문도 냈다. 그러해도 여론의 악화와 언론의 뭇매가 당연했다. 그의 발언이 의도적이었다면 더 큰 문제다.


또 실언이라면 역시 ‘일부 대학교수 출신 참모= 아마추어’였던 것이다. 어쨌든 아마추어의 '가벼움'을 보는 듯해 안타깝다.


돌아보면 권력주변이 심상찮다. 내각에 참여한 장차관도 그렇고, 공기업 사장들도 그렇다.  캠코더 인사(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코드, 더불어 민주당)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중에는 전문성과 분야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 반쪽자리 아마추어 전문가가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낙하산이라는 구설이 여기서 생긴다.


뿐만 아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중에도 그렇다. 이런 무지와 아마추어들이 수두룩하다. 


단체 장중에 예·결산을 해석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니 국민혈세를 마음대로 편성하고, 예·결산을 읽지 못하는 지방의원들은 자기 몫 챙기기에 급급하다.


사회가 아마추어 막중한 자리에 뭉그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외교·국방·자치행정·의회·교육 등에 그들의 서투름뿐이다. 


이런 아마추어의 실험은 멈춰야 한다. 그 실험으로 인한 실패와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신수용 대기자 news@newsey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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