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시로 전하는 이야기] 맥문동 숲에 서면

  • 등록 2024.09.08 19: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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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바닥 딛고선 저 애틋한 실루엣

 

어느 줄기 따라와 저리 고운가?

 

파도에 꽃등 켜니

 

이곳은 향기 자라는 바다

 

맥문동 내공에 한 줄 서는 소나무

 

토실토실한 입속에 풀잠자리 제 살점 하나 낳는다

 

빈 둥지에 똬아리 트는 꽃향기, 솔 향기

 

그 속엔 새의 날개와 바람의 날개가 산다

 

그리고 깃털처럼 보드라운 여인의 속삭임이 산다

 

7월의 불볕더위를 먹고 자란 맥문동 그래서일까 18만 제곱미터의 장관을 이루는 장항 송림의 산림욕장의 맥문동꽃 축제는 그야말로 보랏빛 융단을 깔아 놓은 그것처럼 빛과 향기의 향연은 감탄사를 자아낸다.

 

한방에서는 폐를 보호하고 뇌세포 보호, 심장 기능 강화 등 약효가 있다니 필자는 아롱아롱 꽃망울 터트린 맥문동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옛날에 진나라 진시황에게 새가 난초잎 같은 잎을 물고 진시황에게 날아들었다. 진시황은 이를 기이하게 여겨 방 술에 능한 귀속자에게 물었다.

 

귀족자는 불사초인데 그 풀잎으로 죽은 사람을 덮으면 사흘 안에 살아난다는 그 말을 들은 진시황은 방사서복의 무리를 보내 찾게 하였으나 결국 불사초를 찾으러 간 방사서복의 무리도 불로초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 후로 맥문동을 본초강목에서는 불사초로 기록하였다.

 

이야기를 뒤로하고 맥문동꽃 숲에는 70년에서 100년 된 해송이 거대한 그늘막이 되어주어 더위를 잠시 잊게 해 주었고 소나무 사이로 야자 매트가 깔려있어 운치를 더해 주었다.

 

휴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웃음 소리와 어우러져 맥문동 축제의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루었다. 대전에서 왔다는 가족에게 잠깐 인터뷰 청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여학생에게 현장에서의 느낌을 물어봤다.

 

초등학생은 필자에게 맥문동 꽃을 처음 본다고 이렇게 예쁜 보라색을 볼 수 있게 해 준 엄마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맥문동 꽃에 관해 이야기를 해 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학생의 아버지는 지인에게 서천 맥문동꽃 축제 소식을 전해 듣고 가족들과 처음 서천에 왔는데 경주에서 본 맥문동꽃보다 훨씬 진하고 예쁘다고 말씀하시고 송림 산림욕장에는 소나무가 많아 피톤 치즈까지 풍부하니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며 장항의 명소인 스카이워크에서 서해 낙조까지 볼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 대해 김기웅 군수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천군청에서도 추진위원회 위원과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2024년 ‘맥문동 보랏빛 멜로디’로 주제를 잡고 국내 유일의 맥동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특히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재즈 트로트 페스트, 전국 사진 공모 전, 브런치 파티, 솔솔 요가 등 관광객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맥문동을 활용한 판매 부스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작년에 600만 본의 식재를 조성해 전국에서 맥문동 하면 ‘서천’ ‘서천’ 하면 맥문동이 연상될 만큼 많은 관심을 두고 제2회 맥문동꽃 축제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유산이 서천에 있다니 이런 지리적인 요건을 이용해 필자는 서천을 세계에 또는 전국에 알릴 방법을 생각해 봤다.

 

현대인들은 건강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자연 치유의 논점으로 맨발 걷기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맨발 걷기는 만병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각 지자체에서는 황토길을 조성하고 있다. 가까운 군산시에서도 은파 공원에 황토길을 조성해 많은 시민이 맨발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현재 맥문동 숲길은 자갈이 많고 야자 매트가 있으니 접지효과를 보기 위해 맨발로 걸어야 하는데 걷기가 불편한 게 사실이다.

 

맨발로 황토길을 걸으면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활성산소가 밖으로 나와 많은 질병이 낫거나 호전됐다는 정보를 보면 우리 서천에도 맥문동 숲길을 황토로 조정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 축제 기간에 보라 색깔이 들어간 소품을 입거나 갖고 계신 분들에게 맥문동을 활용한 기념품을 만들어 나눠 주는 이벤트를 해도 좋을 것 같다.

 

국민의 삶이 군민의 삶이 건강해지고 맥문동꽃 축제에 오신 관광객들의 머릿속에 서천의 아름다움과 넉넉함 그리고 따뜻함까지 알릴 수 있는 축제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도영 칼럼위원(서천시인협회 회원·신문예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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