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서쪽 바다, 서해는 유구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삶을 지탱해 온 생명의 젖줄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천혜의 보고(寶庫)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광활한 연안과 금강을 비롯한 생명력 넘치는 하구 생태계는 그 자체로 인류가 보존해야 할 거대한 자연유산이다. 그러나 그 웅장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서해만의 독자적이고 특수한 해양 환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할 국가 차원의 전담 연구 거점은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뼈아픈 현실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0일 충남 서천군에 닻을 올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서해연구소 시범사업단’의 출범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 만큼 역사적이고 환영할 만한 쾌거다. 우리가 서해연구소의 출범에 이토록 비상한 기대를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오늘날 서해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해양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해 전례 없는 생태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해수면 상승과 연안 침식은 이미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당장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으며, 연안 하구의 환경 변화는 해양 생물 다양성을 급격히 훼손하고 있다. 이제 바다를 지키고 활용하는 일
광복절은 일본에서 해방되어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은 날로 8월 15일을 기념하는 뜻깊은 국경일이다. 이는 해방과 자유라는 용어는 좋은 용어로 36년의 일제 통치 속박에서 자유로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1945년 8월 15일은 국권을 회복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을 아울러 광복으로 명명하며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조선 문화를 회복하는 기쁜 날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라는 정인보 작사, 유용하 작곡의 노래에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죄 많은 인간의 욕심은 자유가 오히려 죄가 되고 있다. 창조 질서를 훼손하고 자녀가 부모를 거역하고 학생이 선생의 지도받지 않고 수업 시간에도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자유, 학생이 임신할 자유, 인간이 짐승과 수간(獸姦)의 자유, 성전환의 자유 등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죄를 가중하는 것이다. 윤리와 도덕을 무질서하게 하는 악한 자유이다. 1. 일제 36년 동안 속박에서 해방과 자유를 주신 분에게 감사. 시136:10-11은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945년 8월 6일~9일에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므로 2
충남 서천의 청정한 바다는 거친 파도를 맨몸으로 견뎌온 어민들의 땀방울이 서린 생명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신성한 바다 이면에서 벌어진 참혹한 비리 카르텔 의혹은 지역사회를 충격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폭로된 서천 S어촌계 A계장을 둘러싼 수십억 원대의 횡령과 리베이트 의혹은 어촌계라는 공적 공동체가 단 한 명의 무소불위 권력자를 위해 어떻게 ‘추악한 사금고’로 전락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제 시선은 이 썩어빠진 환부를 도려낼 서천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지역사회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그 어떤 외압이나 성역 없이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토착 비리를 철저히 수사해야만 한다. 수사의 가장 시급한 핵심은 이른바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등장한 ‘5년 치 입출금 비밀장부’의 실체를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는 데 있다. 2021년과 2022년 단 2년 동안 특정인 명의 등을 통해 무려 4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제보는 단순한 횡령을 넘어 거대 범죄 조직의 ‘기업형 비자금 세탁’을 의심케 한다. 수의계약을 무기로 조개 1망당 2천 원씩의 리베이트를 챙기고, 보조사업 자부담금을 타인 명의나 현금으로 은
이 바닷마을이 내 마을이기만을 바라던 때를 건너왔습니다. 누군가는 떠날 채비만을 하는, 또 누군가는 잃을 궁리만을 하는 이 마을이, 나에게는 숲속 오두막의 다락방 같은 곳이었습니다. 혼자만 알고 싶을 만큼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난 지금은, 내 마을이 우리 마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비가 편지를 물고 오듯, 이곳에서는 바다를 한입 가득 머금은 바람이 비 소식을 누구보다 먼저 물고 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오일장은 계절을, 아니 제철을 한 아름 품고 찾아옵니다. 장의 모퉁이에만 닿아도 오늘의 계절이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바람에 바다의 눅눅함이 스미기 시작한 지금, 복숭아와 포도, 자두와 매실이 한창 제철입니다. 바다를 곁에 둔 공원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잰걸음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헤아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흘이 지났습니다. 오일장이 서는 날이었습니다. 문득 실감한 시간의 흐름은 제 걸음마저 재촉했습니다. 장터 어귀에 이르기도 전에, 갓 튀겨낸 뻥튀기의 고소한 냄새와 한여름 열기에도 지지 않는 호떡 기름의 달큰한 냄새가 마중을 나오는 듯했습니다. 천막 아래에 즐비한 계절이 피워낸 것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같은 여름 햇살 아래에
충남 서천군이 지난 8년 동안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서천문화예술회관’ 신축 공사가 착공 3개월 만에 전면 중단되면서 지역사회가 극심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지방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는 서천군의 입장과, 적법한 합의를 거친 숙원사업을 일방적으로 짓밟은 행정 폭거라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오는 8월 3일로 예고된 대규모 집회는 양측의 대립이 단순한 이견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천군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 이 위기를 슬기롭게 타개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유승광 군수가 이끄는 서천군의 고충을 전혀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현재 서천군은 4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만큼 재정 여건이 몹시 녹록지 않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들어가는 총사업비 474억 원 중, 도비와 기금을 제외한 355억 원을 고스란히 군비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지자체 입장에서 분명 뼈아픈 부담이다. 더욱이 한정된 예산에 맞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른바 ‘깡통 건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향후 음향, 조명, 무대 등 필수 시설을 제대로
칠월의 땡볕은 붉다. 땡볕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온 몸으로 맞아야하는 밭작물들이 견디고 있다. 비인에 볼일이 있어 차를 몰고 수로 길을 나서는데 어느새 불길을 뚫고 일어선 흰참깨꽃이 환하다 못헤 맹렬하다. 한여름의 땡볕을 극복하려고 참깨 씨를 꽉 깨문 씨통이 대견하다. 우리네는 어떨까. 농촌의 특성상 어르신들의 여름은 지루하도록 가혹하다. 바깥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없는 신체적 불편이 그렇고 또는 홀로 혹은 개나 고양이와 지켜내야 하는 외로움이 더더욱 그렇다. 지역사회의 농촌은 한계가 있다. 객지로 떠난 자식들에게 한 편의 전화라도 받는 것이 이제는 즐거움樂이 될 나이. 나 역시 일을 하고 있어 업무상 타동네 어르신들을 자주 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땡볕 여름을 건너는 법을 잘 전하진 못한다. 그렇다하더라도 돌아보고 싶은 것은 아직 나에게도 팔순의 엄마가 계시기 때문이다. 동네를 돌아 나오는데 장마에 대비한 공사가 여기저기 진행 중이다. 지금이 장마인데 부디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도시가 도시를 연결하는 작업으로 첫걸음이 도로개설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도로의 폭이 좁고 구부러져 비효율적인 구간이 잔존한다. 새로 나는 도로를 현실적으로 설계
충남 서천군이 오는 8월 21일까지 ‘2026년도 서천군민대상’ 후보자를 추천받는다. 교육·문화, 체육발전, 지역개발, 사회봉사, 효행·선행 등 5개 핵심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묵묵히 지탱해 온 숨은 영웅들을 찾아내겠다는 취지다. 관 주도의 일방적 추천에서 벗어나 주민 10명 이상의 연서만으로도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거주지 제한을 넘어 타지에서 고향을 빛낸 출향인사까지 포용하는 개방적인 추천 방식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묵묵히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이들을 발굴해 5만 서천군민의 이름으로 예우하는 것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이렇듯 이번 2026년 서천군민대상 심사와 선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엄정해야 함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가 지나간 직후인 10월 1일 ‘서천군민의 날’에 시상식이 열린다는 점은, 이 상의 순수성을 지켜내기 위해 각별한 경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과거 여러 지자체에서 군민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이 단체장의 당선을 도운 ‘선거 공신’이나 특정 정치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재난 수준의 위기 앞에서 서천군의회가 보여준 제10대 전반기 원 구성 과정은 그 자체로 서천군민에게 던지는 강력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다. 당리당략과 계파 갈등으로 얼룩지기 쉬운 지방의회 원 구성 관행을 과감히 깨고, 오직 ‘서천의 생존과 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하나로 뭉친 서천군의회의 출범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지난 6일 열린 제34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치러진 의장단 선거 결과는 서천군의회가 얼마나 성숙한 민주주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노찬 의원이 전체 7표 중 7표, 이른바 ‘만장일치’로 의장에 당선된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역사에서도 흔치 않은 아름다운 장면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소속 강신두 의원 역시 6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부의장에 선출되며 여야를 아우르는 화합의 방점을 찍었다. 최애순 의회 운영위원장과 조성훈 입법정책위원장 선출 역시 이견 없이 매끄럽게 마무리되었다. 단 한 번의 파열음도 없이 일사천리로 지도부 구성을 완료한 것은, 소모적인 정쟁을 배제하고 실용적인 민생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군의회의 굳건한 선언과 다름없다. 작금의 중앙정치가 극단적인 진영 논리와 대립으로 국민의 피로감을 가중시
2026년 7월 1일, 충청남도 서천군은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 섰다. 지난 4년간 거센 비바람과 화마 속에서도 묵묵히 서천의 100년 대계를 닦아온 민선 8기 김기웅 군수가 명예롭게 닻을 내렸고, 12년 동안 지역사회에 짙게 깔려 있던 패배주의를 끊어내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한 민선 9기 유승광 신임 군수가 힘차게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리더십의 교체는 단순한 행정권의 이양을 넘어, 서천이 인구 소멸이라는 시대적 위기를 극복하고 서해안 시대의 진정한 ‘생태·해양 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담대한 출발점이다. 퇴임한 김기웅 전 군수의 지난 4년은 혹독한 위기를 기적으로 바꾼 헌신의 시간이었다. 서천특화시장 대형 화재와 기록적인 폭우라는 절체절명의 재난 앞에서도 그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자처했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임시시장을 조기 개장하고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이끌어내며 군민의 일상을 지켜냈다. 위기 극복에 그치지 않고 경제 지형마저 바꿨다. 발로 뛰는 행정을 통해 30개 우량 기업으로부터 3,9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4,4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나아가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금강하구 해수 유통의 물꼬를
‘여름날 강하게 내리쬐는 몹시 뜨거운 볕’을 뙤약볕이라고 합니다. 뙤약볕은 자신의 이름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하루도 게으름 없이 세상을 내리쬡니다. 그렇게 여름의 낮은 차근차근 짙어지고, 제 몫의 더위를 길러 갑니다. 뜨거운 볕은, 무엇인가를 익혀 갈 때 필요합니다. 가을의 수확은 여름의 더위 덕분일 테지요. 그러나 더위는 무엇인가를 상하게 하는 데에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안희연 시인은 “여름은 상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렇듯 더위는 익음과 상함,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차라리 익는 여름, 익히는 뙤약볕, 익어 가는 온도가 좋습니다. 그리고 이 여름의 더위 속을 헤엄치다가 문득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더위는 추위를 품을 때 비로소 익음이 되고, 제 열기만을 고집하는 순간 상함이 됩니다. 익음에는 본디 추위가 함께해야 하는 법입니다. 그러니 잘 익기 위해서는 더위도, 추위도 성실히 받아내야 합니다. 잔꾀를 내기보다 계절이 시키는 대로 살아보는 것입니다. 계절은 누구도 빗겨가지 않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라면 누구에게나 볕을 내리고, 누구에게나 바람을 보냅니다. 볕도, 바람도, 비도 제 차례가 되면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최근 서천군 전역을 뜨겁게 달군 두 개의 거대한 물결이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11만 명의 구름 인파를 동원하며 전통의 현대적 부활을 알린 ‘제36회 한산모시문화제’와, 궂은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단 이틀 만에 3억여 원의 매출 신화를 쓴 ‘제3회 서천 블루베리 축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두 축제는 각각 ‘전통문화의 파격적 혁신’과 ‘농심(農心)이 빚어낸 압도적 품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향토 축제가 고질적인 지리적·콘텐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전국 단위의 프리미엄 축제로 비상할 수 있는지를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한산모시, 오래된 미래’라는 압도적인 통찰을 내건 올해 한산모시문화제는 전통을 소비하는 방식의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과거의 축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의 역사적 가치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모시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과 실용성에 집중했다. 가장 눈부신 성과는 역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규 프로그램들이었다. 전통 직물인 모시는 화려한 조명 아래 세련된 하이엔드 복식으로 재탄생하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서천의 맑은 바람 소리를 백색소음으로 활용한 ‘모시 A
유승광 서천군수 당선인이 이끄는 민선 9기 서천군수직 인수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며 새로운 서천을 향한 밑그림 그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유 당선인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을 뒤로하고 ‘화합과 통합의 군정’을 펼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공정한 행정, 유능한 조직, 실천하는 정책’이라는 명확한 군정 기조를 제시하며,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백척간두의 위기 앞에 선 서천군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선거의 상흔을 치유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최우선이다. 유 당선인이 “누구를 지지했는지를 떠나 모든 군민의 군수가 되겠다”라고 강조한 대목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지방선거는 필연적으로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분열을 낳는다. 좁은 지역사회일수록 선거 후유증은 행정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곤 한다. 당선인은 승자의 여유를 넘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군민들의 목소리까지 포용하는 진정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천이 마주한 엄중한 현실은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있을 만큼 한가롭지 않다. 군민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야말로 민선 9기 성공의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이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 거
유월이 오면 가슴 한 곳이 저며 온다. 왜일까. 비 그친 후 맑은 바닷바람이 상큼한 아카시아 향내를 흩날리며 달려오건만 엄마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말수가 적어진다. 오빠의 기억이 상처가 되어 덫 나듯 가려워지는 모양이다. 오랜 사진첩 속 오빠는 아직 이십대다. 엄마의 기억 속 오빠도 이십대에서 멈춰있을 거라 생각하면 아프다. 전쟁의 상처는 누구나 지울 수 없는 아픔이다. 연일 매스컴에서는 이란과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쟁을 두고 보도 중이다. 어느 한쪽도 이길 수 없는 싸움, 수많은 고아와 죽음을 양산해내는 저 불지옥의 싸움을 멈출 수는 없나. 세상은 다양화의 변화를 타고 살아가는 방식 또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강한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식은 잘못된 신의 유산이다. 엄마는 “죽지 못해 사니 살아지더라”라고 가끔 아들을 먼저 앞세운 삶의 죄책감을 혼잣말처럼 되내이곤 한다. 부추를 다듬거나 머위 껍질을 벗길 때나 뭔가 집중해야 할 때 더욱 혼잣말이 많아지는 것은 상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잊을 만하면 돌아와 잊지 못하는 것도 생의 업일진대 엄마라고 그 업을 쉬 벗을 수, 벗길 수 있을까. 돌아보면 오빠의 기억도 흐릿한
치열했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 서천군수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유승광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체 선거인 수 43,308명 가운데 16,258표를 획득하며 서천 군정의 새로운 지휘봉을 잡게 된 유승광 당선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아울러 11,978표를 얻으며 마지막까지 피 말리는 경쟁을 펼친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와 584표를 획득하며 고군분투한 개혁신당 조중연 후보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유승광 당선인은 2만 9천여 명의 투표자 중 과반의 지지를 얻어내며 승리의 기쁨을 안았지만, 선거의 열기가 가라앉은 지금 새롭게 출범할 서천군정이 축배를 들기에 앞서 냉철하게 직시해야 할 무거운 지표가 있다. 바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13,736명의 ‘기권표’와, 13개 읍·면별로 극명하게 쪼개진 ‘분열된 민심’이다. 당선인은 자신이 거머쥔 1만 6천 표의 환호성 뒤에 가려진 이 차가운 숫자들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무엇보다 서천 정치권 전체가 뼈아프게 성찰해야 할 대목은 전체 유권자의 30%를 훌쩍 넘는 1만 3천여 명의 군민이 투표장에 아예 발걸음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선거인 수 43,308명 중 기권자 수는 무려 13,736명에
이번 봄, 열여섯의 아이들과 계절을 읽었습니다. 문학 작품 속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몇 번이고 펼쳐 보았는데, 아이들 사이를 지나온 문장들은 처음 읽는 것처럼 낯설고도 선명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글쓴이가 누구든, 또 어느 계절을 묘사하든 문학 작품은 끝내 사랑으로 번져갔습니다. 저는 그 점이 참 좋았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모아보고 또 그간의 배움을 돌이켜보아도, 문학은 여실히도 매번 사랑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사랑은 늘 문학의 화두였습니다. 이야기의 발단이자 절정이며, 끝내지 못할 결말이었습니다. 문학이 지금까지도 맥을 이어오는 것은, 사랑이 아직 멸종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제아무리 사랑이 메마른 시대라고 해도, 저마다의 가슴에는 사랑에 대한 갈망과 환상이 내재해 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납니다. 사랑의 주체와 대상이 달라질 때마다 문장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또 사랑은 양면적이라, 어느 때는 슬픔류(類)를 또 어느 때는 기쁨류(類)를 품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그렇기에 문학은 끝도 없이 새로운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5월은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