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희 기자 = 가을 햇살이 싱그럽게 내리쬐는 충남 서천군 판교면 오성초등학교(교장 윤종협) 운동장이 학생들의 뜨거운 함성과 은빛 땀방울로 찬란하게 물들었다.
교사가 짜놓은 틀에 맞춰 움직이는 수동적인 체육 시간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도화지를 펴고, 자신들만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색을 입힌 이른바 ‘살아있는 자치(自治)의 축제’가 펼쳐진 것이다.
오성초는 지난 29일 전교생이 참여하는 ‘다 함께 팡팡! 전교생 줄넘기 미션 이어달리기 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체육 활동을 넘어,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학생들이 주도성과 연대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행사의 기획자이자 실행자가 바로 학생자치회였다는 점이다.
전교학생회는 청팀과 백팀의 균형 잡힌 인원 배정부터 경기 규칙 제정까지 행사의 뼈대를 직접 세웠다.
나아가 경기 당일에는 원활한 진행을 위한 심판진, 학우들의 부상을 막기 위한 안전요원, 장비의 설치와 회수를 담당하는 스태프 역할까지 완벽하게 분담해 내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운동장에 마련된 코스는 꼬마 리더들의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 그 자체였다.
출발 신호와 함께 뛰쳐나간 학생들은 첫 번째 관문인 터널을 기어서 통과하며 미지의 장애물을 돌파했고, 이어 2구간에서는 고도의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 ‘발목 줄넘기’를 완벽히 수행해 냈다.
압권은 허들 3개를 경쾌하게 뛰어넘은 뒤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럭키 박스’ 구간이었다.
박스 안에서 무작위로 뽑힌 양발 모아 뛰기, 코끼리코 돌기, 스타점프 등의 돌발 미션은 승패를 떠나 운동장 곳곳에 유쾌한 긴장감과 폭소를 자아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션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미소를 띠며 도전을 완수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훗날 우리 사회의 험난한 허들을 넘고 예기치 못한 난관을 극복해 낼 당찬 미래 인재들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학년의 벽을 허문 뜨거운 응원전도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고학년 선배들은 저학년 후배들이 미션에 서툴러 넘어질 때마다 먼저 손을 내밀고 격려했으며, 릴레이 배턴이 전해질 때마다 청백팀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도전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오성초는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학교체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종협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땀 흘리며 다채로운 미션을 수행하고, 넘어지는 친구를 위해 목청껏 응원하는 과정에서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협동과 배려라는 값진 진주를 찾아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스스로 행사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기획하고 운영해 낸 이번 경험은 자치 역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오성초가 학생 주도의 역동적이고 자율적인 학교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오성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단순히 줄넘기가 넘겨진 것이 아니라,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를 끌어안는 ‘희망의 릴레이’가 힘차게 이어지고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함께 연대하는 방법을 깨우친 오성초 꼬마 리더들의 다음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