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빛바랜 간판과 낡은 벽돌 사이로 고요히 멈춰 있던 시간의 톱니바퀴가 현대예술의 마법을 입고 다시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근대의 우수(憂愁)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 서천군 판교면 ‘시간이 멈춘 마을’이 시공간을 초월한 거대한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눈부시게 탈바꿈하며 관람객들을 황홀한 예술의 세계로 초대한다.
(재)서천문화관광재단은 오는 29일부터 12월 15일까지 판교면 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에서 제2차 문화예술 기획전시인 ‘백년의 꿈과 언어’를 성대하게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켜켜이 쌓인 판교의 묵직한 역사와 잠들어 있던 공간자원을 현대예술의 세련된 언어로 재해석해, 마을 곳곳에 산재한 근대문화유산을 유기적인 문화예술의 젖줄로 연결하기 위해 야심 차게 기획되었다.
전시의 무대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인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국가등록문화유산 4곳이다.
낡은 극장과 사진관, 정미소가 각각 영화와 미술, 문학 등 다채로운 장르를 품어 안으며 과거와 현재가 황홀하게 교차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찬란하게 부활했다.
먼저, 옛 영화(榮華)를 간직한 ‘판교극장’에서는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인 이석기 촬영감독의 아카이브 특별전 ‘한국영화 위대한 100년’이 스크린의 묵직한 감동을 재현한다.
누군가의 앳된 미소가 서려 있을 ‘장미사진관’에서는 권기수 작가의 세계적인 대표 캐릭터 ‘동구리’를 전면에 내세운 ‘동구리의 환상여행’이 펼쳐져 관람객들을 유쾌하고 환상적인 예술의 무대로 이끈다.
더불어, 쌀을 찧던 굉음이 멈춘 ‘삼화정미소’는 ‘서천의 시인’들이 토해낸 고결한 시어(詩語)들로 가득 채워지며, 정겨운 ‘촌닭집’은 ‘서천의 미술작가’들이 빚어낸 경이로운 캔버스의 향연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각 공간이 품고 있는 짙은 숨결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전시 연계 특강과 심도 있는 토크쇼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예술적 감동의 깊이를 한층 더할 전망이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모든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은 늦가을의 정취를 누구나 부담 없이 만끽할 수 있도록 전면 무료로 운영된다.
세부 일정과 다채로운 프로그램 내용은 서천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물어가는 가을, 판교의 낡은 골목에서 피어나는 ‘백년의 꿈과 언어’가 서천을 찾는 이들의 가슴에 잊지 못할 짙은 예술적 낭만을 선사할 것으로 벅찬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