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7 (수)

  • 맑음서산 9.5℃
  • 맑음대전 10.1℃
  • 맑음홍성(예) 9.5℃
  • 맑음천안 7.5℃
  • 맑음보령 12.4℃
  • 맑음부여 7.9℃
  • 맑음금산 6.4℃
기상청 제공

물거품 된 8년의 꿈, 150억 혈세 허공에 날리나?… 서천 문화예술계 ‘피 끓는 절규’

URL복사

치솟은 예산 핑계로 신축 백지화, 38년 지난 노후화 건물의 땜질 처방에 그친 ‘무책임 행정’
매몰·배상 비용만 150억… 군민 서명운동 속 “오판의 책임 떠넘기지 마라” 강력 투쟁 예고

 

[sbn뉴스=서천] 권주영 기자 =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길목, 충남 서천군의 문화예술계가 참담한 절망과 분노의 늪에 빠졌다.

 

장장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군민과 예술인들이 간절히 품어온 ‘서천문화예술회관 신축’이라는 찬란한 꿈이, 예산 부족을 핑계 삼은 행정의 매몰찬 가위질 앞에 처참히 찢겨나갔기 때문이다.

 

서천군은 신축 사업비를 군민 복지와 안전에 쓰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수백억 원의 막대한 손해를 군민의 피 땀 어린 혈세로 틀어막으려는 무책임한 ‘계산기 행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매서운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 3일, 당초 202억 원으로 추산됐던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비가 474억 원으로 폭증함에 따라 신축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 대안으로 38년 된 기존 문예의 전당을 리모델링하고 매년 10억 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확보된 재정 여력은 농어촌 기본소득, 특화시장 재건축 등 민생에 투입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곁들였다.

 

하지만, 서천문예회관 신축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필두로 한 지역 예술인들은 이 같은 군의 결정을 “군민을 설득하려는 최소한의 의지조차 내팽개친 기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예산이 부족하지 않은 지자체가 어디 있느냐,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행정의 본분”이라며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또한, 이를 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군민 서명운동의 불씨를 당겼다.

 

가장 큰 쟁점은 군이 내놓은 ‘리모델링’이라는 미봉책의 실효성이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은 통상 40~50년에 불과하다. 이미 건립된 지 38년이 지난 낡고 병든 건물에 거액을 들여 화장을 고친다 한들, 이는 붕괴의 시간을 늦추는 위태로운 땜질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해마다 치솟는 건축비 속에서 지금 신축하지 못하면 영원히 전용 공연장의 꿈은 불가능해진다”라며, “결국 머지않아 현재의 문예의 전당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깊은 탄식을 토해냈다.

 

더욱 묵과할 수 없는 것은 공사중단으로 인해 허공에 증발해 버릴 천문학적인 매몰 비용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이미 투입된 매몰 비용 23억 원, 반납해야 할 도비 98억 원, 그리고 시공사 등에 물어주어야 할 막대한 계약 배상금(12억~50억 원)을 합치면 무려 150억 원에 달하는 금쪽같은 재원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절감한 예산으로 민생을 살피겠다는 군의 주장이 옹색해지는 대목이다.

 

예술인들은 “아무런 잘못 없는 군민과 지역사회가 왜 이 끔찍한 오판의 대가를 짊어져야 하느냐”며 “손해배상액을 군 예산으로 충당하는 것에 결사반대하며, 중단 결정의 책임자가 낱낱이 배상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분노한 서천 문화예술인들은 군을 향해 낡은 문예의 전당 리모델링에 따른 정확한 내구연한과 안전사고 책임 소재 규명, 소규모 전용 공연장 건립에 대한 실현 가능한 조달방안 제시, 그리고 150억 원에 육박하는 손실 비용을 무고한 군민 세금으로 전가하는 행위의 즉각 중단 등 세 가지를 엄중히 천명했다.

 

강석화 서천 예총 회장은 “체육인에게 체육관이, 어르신에게 경로당이 필수이듯, 예술인과 군민이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전용 공연장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지역사회의 영혼이자 필수 인프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작은 공연장 하나 갖지 못한 채 척박한 무대를 전전해 온 서천 예술인들의 오랜 눈물과 절규를 서천군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진정 군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수뇌부의 뼈를 깎는 맹성과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서천문예회관 신축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건립 중인 문예회관이 군의 결정으로 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군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추진위는 낡은 문예의 전당 리모델링에 따른 정확한 내구연한과 안전사고 책임 소재 규명, 소규모 전용 공연장 건립에 대한 실현 가능한 조달방안 제시, 그리고 150억 원에 육박하는 손실 비용을 무고한 군민 세금으로 전가하는 행위의 즉각 중단 등 세 가지를 엄중히 천명했다.

 

아울러 38년 묵은 낡고 위험한 건물의 리모델링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몇 년 후면 허물어야 하며, 지금 짓지 못하면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공연장 하나 없는 유일한 지자체로 남게 될 것이라며 군민의 뜻을 모아줄 것을 절박하게 호소했다.

프로필 사진
권주영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하는 새로운 창을 만들겠습니다.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