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나종학 기자 = 천오백 년이라는 아득하고 긴 세월 동안 짙은 흙먼지 속에 잠들어 있던 백제의 찬란한 숨결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완벽한 모습을 드러냈다.
충남 서천군은 지난 4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온지관 대강의실에서 사적 ‘서천 봉선리 유적’ 출토 백제 목조저장시설의 숭고한 학술적·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학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과거의 흔적을 넘어, 찬란했던 백제인의 지혜와 삶이 응축된 위대한 유산을 미래 세대에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지 그 담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가슴 벅찬 지식의 향연이었다.
서천 봉선리 유적의 흙구덩이 속에서 기적처럼 원형을 유지한 채 발견된 이 거대한 목곽고는 백제 건축 기술의 경이로움을 증명하는 압도적인 타임캡슐이다.
2014년 시굴조사에서 제사 유적이 확인된 데 이어 2016년 온전한 형태로 빛을 본 이 시설은, 연대 분석 결과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에 나무를 길게 다듬어 정교하게 짜 맞춘 대형 구조물로 밝혀졌다.
그 안에서 함께 출토된 다채로운 토기류와 동·식물 유존체, 목기류 등은 당시 식품과 물품을 보관하던 백제인의 생생한 생활상과 고도화된 목조 가공 기술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절대적인 사료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찬란한 유산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2016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0년에 걸쳐 쏟아부은 끈질기고 섬세한 보존처리의 인고가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순발 충남대학교 교수의 묵직한 기조강연을 필두로 이창호 부장, 박창현 학예연구사, 김수철 교수가 차례로 나서 목조저장시설의 구조적 특징부터 연대 측정, 가공 기술, 정밀한 보존처리 과정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아낌없이 쏟아냈다.
이어 위광철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이 역사적 보물이 지닌 대체 불가한 가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뜨거운 찬사와 빈틈없는 보존관리 방안이 밀도 있게 오갔다.
이제 서천군은 10년의 인고 끝에 되살아난 이 경이로운 백제의 유산을 굳건히 지켜내기 위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이번 토론회에서 결집된 눈부신 연구 성과와 지성을 바탕으로, 목조저장시설의 충청남도 문화유산 지정이라는 쾌거를 향해 속도감 있게 후속 절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천오백 년을 거슬러 찬란하게 부활한 봉선리의 거대한 나무 창고가 서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적 자부심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그 벅찬 내일이 밝아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