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뉴스서천] 나종학 기자 = 민주주의의 가장 눈부신 순간은 거대한 의사당이 아닌, 우리가 매일 밟고 지나는 골목길에서 이웃들과 머리를 맞댈 때 탄생한다.
지난달 28일 서천읍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제3기 서천읍 주민자치회 위원 위촉식’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서천읍 주민들이 마을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운전대를 넘겨받는 숭고한 출정식과도 같았다.
치열한 공개 모집을 뚫고 선정된 45명의 위원과 새롭게 선출된 김범태 회장의 어깨 위에는, 서천읍의 내일을 직접 스케치하고 채색할 막중한 책임과 설레는 희망이 동시에 얹혀 있다.
과거의 주민 참여가 행정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아이디어를 소극적으로 ‘제안’하는 데 머물렀다면, 새롭게 출범한 제3기 주민자치회는 마을의 문제를 직접 진단하고 처방하는 ‘실행의 주체’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이를 위해 자치회는 기획·홍보, 문화·체육, 복지·환경 등 마을의 핏줄과도 같은 핵심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전진 배치했다.
이들 분과위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서천읍 구석구석을 누비며 숨겨진 현안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렴해 실효성 있는 마을 발전 청사진을 그려내는 최전선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이끌어갈 ‘주민총회’라는 민주주의의 광장이다.
주민총회는 소수의 대표자가 결정을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고, 마을의 중대한 의제를 주민 스스로 결정짓는 명실상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서천읍은 이 광장을 통해 주민의 목소리를 행정의 중심부로 직결시키는 가장 강력하고 투명한 소통 창구를 확보하게 되었다.
의제의 발굴부터 치열한 토론, 그리고 최종 실행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온전히 주민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완벽한 자치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김범태 회장을 필두로 한 45명의 위원이 쏘아 올린 이번 신호탄은 단순히 서천읍 하나만의 변화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행정의 수동적인 수혜자에 머물던 주민들이 스스로 팔을 걷어붙이고 ‘마을의 설계자’로 나선 이 위대한 실험은,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지역사회가 어떻게 스스로 자생력을 획득하고 연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찬란한 모범 답안이다.
골목길 민주주의의 르네상스를 향해 닻을 올린 제3기 서천읍 주민자치회의 거침없는 항해에 뜨거운 박수와 기대가 쏟아지는 이유다.













